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모유수유의 어려움 2

어제의 젖몸살은

겨우 넘겼습니다.

 

역시 젖량이 많은 게 문제였습니다.

 

미루를 낳고 한달 쯤 지나서

젖몸살에 된통 당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땐 처음 당하는 일이라 상당히 당황했었는데

그래도 마침 처가에 가 있다가 일이 터져서

저 혼자였다면 못 했을 주선생님 간호를

장모님하고 둘이서 잘 해냈었습니다.

 

당시를 생각하면

참, 그런 장면이 다시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퉁퉁 불어오른 젖의 한쪽은 제가 맡고,

다른 한쪽은 장모님이 맡고

그 유난히 밝았던 형광등 아래에서

 

서로 양쪽에서 경쟁하듯이 젖을 짜냈습니다.

추억의 명장면입니다.

 

장모님께서는 한참 고민하시다가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자네가 좀 빨지..."

 

남편이 직접 입으로 짜내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남사스럽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까 그 방법은 옛부터 내려오는 전통의 방법인데

효과가 거의 없답니다. 애가 빠는 게 훨씬 강력하답니다.

 

그 날 이후로도 젖량이 많아서 계속 불편했었습니다.

젖량이 많으니까 미루가 젖을 깊게 못 뭅니다.

깊게 물었다간 한번에 너무 많은 젖이 나와서

입안에 가득차고 넘치는 겁니다.

 

우유 마시려고 했다가 우유팩을 너무 많이 기울여서

입에서 우유가 넘치는 거랑 같습니다.

 

미루는 이게 힘드니까 머리를 자꾸 뒤로 빼냈고

이 때문에 젖꼭지가 계속 물렸습니다. 

젖꼭지 많이 상했습니다.

 

문제는 계속됩니다.

상한 젖꼭지로는 젖이 나오지 않으니까

그 부분과 연결된 유선에 젖이 고입니다.

이게 오래되고 염증이 생기면 유선염으로도 갈 수 있습니다.

 

며칠 전에 어떤 다큐멘터리를 봤습니다.

미국의 몬산토라는 회사가 

소한테 주사하는 '파실락'이라는 성장호르몬을 판매하는데

이걸 맞은 많은 소가 엄청 스트레스 받고 유선염에 걸리고 그랬답니다.

그 소에서 나온 우유를 마신 사람한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주선생님, 그걸 보시더니

소가 자기 같고, 자기가 소 같고..그렇답니다. 

 

'얼음왕국'이라는 또 다른 다큐를 봤는데

북극곰이 애기 곰한테 젖을 줍니다.

바다표범도 젖을 줍니다.

여기저기서 참 젖을 많이 줍니다. 정말 고생들이 많습니다. 

 

그나저나 이렇게 고난의 길을 걷고 있는 주선생님

가슴에 발생한 '이스트 감염'은 여전히 안 낫고 있습니다.

 

"무좀엔..카네스텐~"

우리 또래의 머릿 속엔 아직 이 광고가 생생한데

바로 이 약을 가슴에 바르고 계십니다.

 

"그거 근데 왜 빨리 안 낫는데?"

 

주선생님이 대답하셨습니다.

"무좀이 며칠 만에 없어지는 거 봤어?"

 

아..아직도 한참 고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