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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에 어느정도 연륜이 쌓이다 보니까
사물의 이름이 헷갈립니다.
예전에 밖으로 나다닐때는
정확한 용어구사로 정평이 나있다고
혼자 생각했었는데
요새는 영 아닙니다.
"상구, 미루 자게 준비 좀 해줘"
"응...알았어. 거미줄 쳐달란 말이지?"
재빨리 말을 가로챈 주선생님은
바로 저를 비웃어줍니다.
"거미줄? 나 참~"
"아~ 거미장~ 아니 모기줄~"
모기장 한번 치기 참 어렵습니다.
헤매는 저를 주선생님이 비웃긴 했지만,
사실 자기도 저랑 비슷합니다.
미루가 하도 보채서
겨우 밥을 먹었을 때였습니다.
주선생님이 반찬을 냉장고에 넣어 놓는 사이에
저는 마땅히 식탁을 치워야 했건만
안치우고 딴 짓을 하고 있었습니다.
주선생님
한 마디 하십니다.
"상구, 빈그릇들 좀 냉장고에 넣지~
아니, 세탁기에~, 아니~"
이미 비슷한 상황에서 당한 바 있는 저는
비웃음을 날리는 대신
정중하게 대꾸를 해주었습니다.
"그 보다는 싱크대에 놓는 건 어떨까?"
교양이 넘쳐 흐르는 멘트입니다.
요즘은 이름까지 헷갈립니다.
아픈 주선생님에게
저는 몇차례나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아이구 우리 미루, 많이 아프지..."
주선생님도 만만치 않습니다.
"상구야~ 약 먹자~ 아~~!"
그래도 이름 헷갈리는 건 그냥 봐줄만 합니다.
댓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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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그걸 '출산성 치매'라고들 하는데... 간혹 아빠에게 옮기도 한다더니 여기 그런 예가 있군요. '출산성 난독증'도 있으니 조심하세요.ㅋㅋ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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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하하하~같은 상황도 미루아빠가 쓰시면 참으로 재기발랄한 글이 됩니다. 저는 거기서 더 진행되니 빈그릇 냉장고에 넣어두고 한참을 찾게 됩디다. 지갑이 냉동실에서도 나옵니다.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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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요즘은 이거 보는 재미에 산답니다. 너무 재밌어요. 혹시 글 쓰는 분이세요? 아니면 시도해보아야 할 듯...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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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원래 있던 치매가 더 쎄졌어요.모모/ 평소에 냉동실에 뭐가 들어있는지 적어 놓는 종이를 마련해서 냉장고에 붙여놓으세요. 냉동실 : 지갑, 바지, 구두...
래빗/ 저도 이거 보는 재미에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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