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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단한 연구를 통해

우리는 비교적 미루를 쉽게 재우고 있습니다.

 

그 동안 별 방법을 다 써봤습니다.

 

'안아서 달래주기' 는

일찌감치 접었습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아주면 잠자기도 쉽다고 해서

안정시켜주기에 신경을 썼습니다.

 

빠는 욕구충족이 중요하다는 말에

제 새끼 손가락을 구부려 입에 살짝 대줬더니

쪽쪽 빨다 잠이 듭니다. 빠는 힘이 어마어마합니다.

 

손가락이 뒤틀어질려고 했습니다.

이 방법은 두번 하고 안했습니다.

 

꽁꽁 묶어주는 것도 효과를 봤습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5개월까지도 이렇게 한답니다.

 

우연히 다리를 흔들면서 얼러줬더니

이게 또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건 요새도 애용합니다.

규칙적인 움직임은 마음의 안정을 준답니다.

 

물티슈 포장지를 만지는 소리도 미루를 편하게 해줍니다.

 

이제는 자기가 자기 손을 빨다 자는 경우도 많습니다.

참 훌륭한 미루입니다.

 

그런데 가끔, 자는 줄 알고 쳐다 봤다가

미루가 눈을 퍽 뜨면 이땐 정말 무섭습니다.

 

오늘 그랬습니다.

 

옆을 지나던 주선생님과 저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습니다.

 

주선생님은 의자에 앉은 채로

자는 척을 했습니다. 참 어색합니다.

 

저는 앉으려다가

엉덩이 반만 바닥에 붙이고 멈췄습니다.

 

미루는 눈을 뜬 체

먼곳을 응시합니다.

 

갑자기 사방이 고요해지고

제 이마에서는 식은 땀 한줄기가

쭈욱~ 흘러내리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건 영화에서나 그런겁니다.

저는 다만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면서

미루가 다시 잠들기를 기다립니다.

 

미루가 눈을 천천히 감습니다.

 

"휴우~"

 

우리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뒤꿈치 들고 걸어보기는 중학교때 이후 처음입니다.

잘못한 일도 없는데 목소리가 기어들어갑니다.

 

어쨌든 우리의 목표는

미루가 잘 자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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