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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호][여성][인터뷰]똑같은 조합원인데 우리는 너무 힘들다-정복희 사내하청분회 여성부장 / 현대푸드 조합원

  • 분류
    여성
  • 등록일
    2011/04/08 23:05
  • 수정일
    2011/04/08 23:05
  • 글쓴이
    사노신
  • 응답 RSS

이번 3.8 여성의 날 기획주간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기아자동차 내에 여성조합원들은 많지만 여태까지 이런 행사는 한 번도 없었다고 한다. 올해 한 정규직 활동가와 (사내하청)분회에서 추진을 해서 이렇게 하게 되었다.

 

현대푸드에서 일한다고 하셨는데 노동강도나 노동환경은 어떤가
여기 메인(조립라인) 식당에서 식사인원만 2천3~4백 된다. (주야) A, B조로 나뉘어 있고 식사인원은 똑같다. 일단 일하는 강도가 엄청 힘들고 40kg, 20kg 그런 걸 막 들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또 일을 많이 하다보면 다치기도 하고 허리 같은 데 고통도 많이 따른다.
그런데 분회차원이 아닌 화성지회 총무실 복지담당이 라인 조합원들(정규직 생산직)이 원한다고 식사 인원과 메뉴를 늘렸다. 그 과정에서 인원은 더 충원 안 해주면서 공정이 자꾸 늘어나니까 엄마들이 그게 너무 힘들다.
그래서 그런 것을 분회차원에서도 “어떻게 줄일 수 없냐”, “똑같은 조합원인데 왜 이렇게 (일방적으로) 하냐”라고 이야기했다. 물론 서비스업이니까 해야 된다고 하지만 어느 정도는 안 되는 게 있고, 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아니면 조합에서 인원충원을 같이 요구를 하든가.
근데 우리 대의원이 그러는데 정규직 노조에서는 ‘그런 것까지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 신경을 쓸 수 없다’는 식으로 정규직들이 말을 했다고 한다. 똑같은 조합원인데 우리는 너무 힘들고. 메뉴가 5~6가지 늘어났다.


일이 힘들고 산업재해가 많을 것 같다. 노동강도나 산업재해와 관련해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었나
우리가 대의원들한테 ‘뭘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요구를 올리면 이 사람들은 뭐 해준다고는 하지만 그게 계속 지금까지 안 되고 있다. 우리 현대푸드는 식당이 5개 업장이다. 그런데 휴게실이나 샤워실이 기존에 없는 데도 있다.
엄마들이 일을 하다보면 쑤시고 아프니까 우리가 찜질팩 같은 것도 요구했다. 찜질팩을 금방 주지도 않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서 주긴 했는데 그게 얼마 안 가서 못쓰게 되었다. 벌써 그거 교체해 준다고 한 지가 2달, 3달이 넘었는데 아직까지 아무런 소식이 없다.
엄마들이 산재도 나지만 관절 같은 데 무리가 오고 그런다. 현재 나도 지금 허리가 안 좋아가지고 그게 다리로 왔다. 2월15일부터 신경주사 맞으면서 이 달(3월) 15일까지 쉬고 있는 상태다. 산재도 힘들다고 봐야 하지만 회사 측에서 그거를 지금 자기네가 인정해 줄지 인정해 주지 않을지 모르겠다. 이걸 병가로 해줄 것인지도 모르겠다. 얘네들(사측이) 하는 말은 ‘산재 떨어지기 힘들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까.

 

노동강도나 산업재해와 관련하여 노조에서 항의나 투쟁을 조직하는지, 그렇다면 현대푸드 노동자들의 요구가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는가
이번에 3·8 여성의 날 때문에 우리가 업체마다 요구사항이랑 다 적은 플랜카드를 지금 북문에 걸어 놓았다. 하지만 맨날 사측이 하는 소리가 ‘결재만 떨어지면 해준다’, ‘원청에서 승낙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해준다’는 것이다. 3라인 식당 같은 경우는 우리가 처음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샤워장을 요구했었다. 그게 벌써 6년이 넘어 7년째가 된 거다. 그런데 여태껏 안 되고 있다.


사측이 요구를 이행하지 않는 것에 대해 항의는 되고 있나
항의를 해도 잘 안 된다. 이번에 대의원들이 그걸(샤워실 설치) 안건에 올렸더니 ‘(사측) 총무과에서 결재 떨어지면, 자리만 떨어지면 언제든지 해준다’고 말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는데 그게 언제가 될지 모르는 거다.
한마디로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것 같다. 진짜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못해주겠나? 정규직들은 샤워장이 엄청 많이 늘어났다고 한다. 그러고서 얘네들이 하는 말이 ‘자리가 없어서 그렇다’는 거다. 그건 하나의 핑계다. 여성 있는 라인 쪽들만 샤워장이 없다. 없는 데가 많다. 정규직들은 그래도, 구석구석에 해놓는 거지.

 

사내하청분회 여성부장은 어떻게 맡게 되었나
내가 처음에 05년도부터 06년도에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만들면서 활동을 계속해왔다. 여태 해오다가 이번에 (사내하청분회에서 나보고) 여성부장을 맡으라고 하는데 노조 활동은 했지만 또 (여성 관련) 범위 내에서 크게 아는 것도 없어서 내가 처음에 안 한다고 막 그러다가, 한번 해보자 그래갖고 여성부장을 맡았다.
솔직히 부족한 것도 많고 해서 나름대로 하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내가 현재 몸도 그렇고 하니까. 그것도 조금 부담이 되었지만 또 3·8여성의 날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올해 이게 추진이 되면 이거는 꼭 앞으로라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어느 누가 같이 했으면 하는 마음에 같이 활동하는 여성동지들하고 분회하고 하게 되었다.

 

여성노동자라서 차별받는다고 느낄 때가 있나
있다. 아무래도 남성들 위주로 많다보니까 특히 우리 식당 엄마들이 남성 직원들한테 무시를 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정규직이든 아니든 남자분들한테. 왜냐하면 기존에 있던 엄마들은 좀 오래되고 해서 나이가 있고. 그리고 또 식당이라는 개념을 어딘가 모르게 안 좋게 생각하는 기분도 들어서 엄마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서비스라는 게 고객들이 원하는 거 해주고, 그 (노동자들) 위에 조리사들 있고 하니까 그것만 따라서 하면 되는 건데. 한마디로 좀 무시한다든가 그런 것을 느낄 때가 좀 있다. 그런 건 고쳐야 할 것 같다.
옛날에는 바깥에서 식당 일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인식 갖고 있는 게 그렇다지만 지금은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이것도 서비스(노동), 하나의 대식당이고 엄마들도 진짜 역할을 하고 있는 거다.

 

현장에서 성희롱이 많이 발생하는가
아마 나름대로 그게 있을 거다. 그게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지금 정규직 여성위원회가 있다. 분회 자체에는 아직 없다. 정규직 여성위원회가 딱히 활동하는 것도 없는 것 같고. 나름대로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만 있을 거다.
여성분들 있는 데는, 우리 식당 같은 경우는 엄마 같은 분들이고 또 조리사들은 나이가 20대, 30대이다 보니까 그러다 보니까 아들 같고 (해서) 그런 저기(성희롱)는 없다. 또 엄마들이 그런 걸 또 참지 않고. 나는 그렇게 알고 있다.

 

노동조합 만들면서 문제 있는 조리사를 쫓아낸 적이 있다고 들었다
우리가 처음에 노조 만들면서 점장도 하나 쫓겨나가지고 지금 소하리에 있다. 처음에 노조 만들 때 그 점장이 노동자를 탄압 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조리사들 몇 명이 엄마들을 탄압해서 그 때 당시 대의원들이 분회에다 지적하고 요구해서 그 이후로 5~6명 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은 조리사들이 엄마들한테 함부로 할 수가 없고. 함부로 하면 현장마다 반 대표나 (그런 사람들이) 그래도 지금은 많이 깨우쳐서 대응하니까. 처음에는 노동조합이란 걸 잘 몰랐지만. (지금은) 엄마들이 그렇게 당하고 있지는 않고 또 당한다 할지라도 활동했던 가닥이 있으니까 옆에서 누군가가 못하게 하고 지적을 한다.
자기네, 조리사 말로는 그러더라고. 여기 기아 안이 월급이 가장 세다고. 그래서 바깥에 조리사들이 다 여기 오길 희망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은 여기 노동조합이 생겨가지고 오히려 싫어한다는 거다. 골치 아프다고. 왜 그러냐면 조금만 함부로 하면 항의하고 그렇지 않으면 분회에서 전화질 해가지고 그러니까.
그런 건 많이 개선이 되었고. 예전에는 조리사들도 엄마들 무시하고. 조리사들이 엄마들한테 볼펜 탁탁 던지고 막 그랬었다. 그런 것들도 없어졌고. 그렇게 했던 조리사들은 다 쫓겨나 버렸다.

 

이번 <기획주간> 활동을 한 소감은 어떠한가
3월2일부터 3월8일까지 일주일이 기획주간이었는데 돌아보자면 현장에 들어가서 사진도 찍고 그것을 한 정규직 활동가 동지가 프로그램 맡아서 사진 확대를 했다. 라인도 마찬가지고, 미비한 점이나 이렇게 여성들이 우리는 이렇게 일하고 있다는 거, 샤워실도 없고 했다는 것을 알리는 사진 전시회를 2일부터 8일까지 오늘까지 이렇게 쭉 했다.
호응이 좋은 식당도 있지만 또 오늘 같은 날은 좀 별로. A조는 호응이 좋았었던 것 같은데 B조는 조금 호응이 적었다. 그래도 하나하나 다 알리는 거니까 누군가는 다 보고 평가를 했을 거라 생각을 한다. 그게 좀 좋은 면이었던 것 같다.
오늘 저녁에 3·8여성의 날을 위해서 준비해 온, 북문에서 이제 촛불집회를 진행할 거다. 날이 추워가지고 걱정이 되고. 물론 조합원들이 많이 모이다가도 너무 춥고 그러면 좀 그게 잘 안될 것 같아 걱정스럽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부탁드린다
촛불집회가 오늘 하루로 해서 끝나는 게 아니고 내년, 내후년 여성조합원들이 있는 그날까지 쭉 이렇게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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