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병신" 성공회대 김성수 총장의 한마디 ~성공회대 등록금투쟁 이야기 -1

"병신"

 

 맙소사. 작년 1학기 말쯤 내가 들었던 채플에서 총장은 '정신지체인은 감정을 가질 능력이 없는 불쌍한 존재이기 때문에 훈련받아야만 살아갈 수 있다.' 라든지 '군사주의 문화에서도 좋은 점을 찾아야 한다.' 라든지 '정치인들이 선거기간에 선물을 줄 수 없는 법이 있어서 불우이웃돕기가 잘 안되니까 여러분이 그런 법을 없애야한다.' 따위의 뜨악발언을 많이 하긴 했었다. 실제로도 여성은 담배를 피우면 어쩌구저쩌구 하는 성차별성 발언도 서슴찮긴 했지만, 이번 사건은 좀 더 뜨악했다.

 

병신

 

 장애우라는 단어도 써야하는지 말아야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는 시점에서 병신이라는 말이 베드로학교를 비롯한 장애인관련 사업들을 많이 진행하는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입에서 나온 것은 참으로 한심하다.

 

 이 무지막지하게 막나간다는 인상을 주는 단어가 사용된 맥락은 이러하다.

 성공회대는 이번에 학생들의 입장을 듣지도 않고서 등록금을 4.7% 인상하였다. IMF때에도 어김없이 학생들의 등록금을 꾸준히 인상하며 학교재단이 갖고있는 100억이라는 빚을 학생들에게 갚게 만드는 학교의 태도를 봤을 때 이번 등록금 인상은 거의 연례행사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것이었다. 다만 이 경우 학생들의 등록금투쟁에 대한 열의가 올라가는 것은 더더욱 필연적인 현상이다.

 아무튼!

 오르는 등록금만큼이나 뜨거웠던 학생들의 등록금투쟁에 대한 열의는 이번에 열리는 이사회에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기에 이르렀다. 어차피 학교 이사란 작자들이 학생들 의견같은건 듣기 싫어하고, 밖에선 보이지도 않는 밀실에서 등록금 올리는데 도장 '꽝!' 하고 찍는것에만 혈안이 되어있다는것은 어느 학교나 변하지 않을 사실이지만 어쨌든 이사회에서 전달하겠다는 의사를 사전에 전달한 학생들은 힘차게 회의실 앞으로 걸어갔다.

 그 곳에는 학생들을 기만하기 위한 학교측의 인사가 있었다. 학교측의 인사들은 시종일관 '그냥 반말'도 아닌 '깔보는듯한 반말'을 사용해가며 학생들을 깔봤다. 이에 굴하지 않고, 학생들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만이라도 하고 가겠다고 하자 부총장이 등장했다. 한결 더 재수없는 말투로 무장된 부총장은 학생들을 더욱 경멸하는 말투와 몸짓으로 학생들을 맞이했으나 학생들은 등록금에 대한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총장이 등장하였다.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의 등장은 여느 때와 같이 '착한 할아버지풍'의 등장이었다. 어차피 기만일게 뻔하지만 느닷없이 등장한 총장은 등장하자마자 깔끔하게 여학생들은 어서 일어나라는 말을 하였다. 여학생들에 대한 재수없는 보호주의적인 시각은 학생들이 회의장 앞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총장의 음흉함과 조화를 어울려 역겨움을 제공하였다. 그 말을 듣고 일어서있던 한 사람이 앉았다. 그러자 총장은 중얼거렸다. 그 때까지만 해도 총장이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때였다.

 

"병신이요?"

 

 솔직히 말하면(나는 총장이 그렇게 할 줄 예상은 했지만) 병신이라는 말까지 할 줄은 몰랐다. 충격적이었다.

 

"그래! 병신이라고 할만하니까 병신이라고 말하지" (이 말은 총장이 들어간 이후에 학교 관계자들도 다시 한번씩은 했던 말이었다. 이 날 하일라이트 대사 중 하나였다고나 할까)

 

 돈푼에 미치면 사람이 저렇게까지 되는구나 하고 확실하게 배웠다.

 등록금에 학생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마치 삼성이 무노조를 당연하게 여기는것과 같은 식의 논리를 펼치는 학교가 참 짜증나면서도 환상적으로 짜증을 돋궈준 하루였다.

 

 덤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전달하는 현수막에는 저번에 친구가 이야기했던 것과 비슷한 컨셉의 글을 적었다. 성공회대의 컨셉은 열림, 나눔, 섬김 인데 '사실 진보대학이라고 팔아먹고선 진보하는건 사상, 학문적인 것이라기보다는 등록금 액수뿐이 아닌가?' 라는 식의 의문점에서 나온 구호들 중 하나이다. 암튼 재미있어서 적어본다. 써먹을 수 있는 사람들은 마음대로  써먹을 수 있기를

 

등록금 인상률 열림

학교재단이 진 빛(100억) 갚기나눔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섬김

 

 학교에서 민주납부 하던데, 돈 없어서 분납하니까 3번 분납 중 1번은 학교에 내야한단다. 짜증난다. 생각같아서는 전액 학교에 내기 싫은데, 쳇. 진보 팔아먹고서 먹고사는 학교가 진보하는게 등록금 액수뿐이라면 정말 짜증나지 않은가? 아무튼 끈질기게 해보는수밖엔 없지.

 아~, 콱 혁명이나 일어나버려서 모든 재단이 콩가루 되어버렸으면 좋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