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뉴코아-이랜드 투쟁 어떻게 승리할 것인가?

뉴코아-이랜드 투쟁은 2차례의 경찰병력의 침탈을 맞으면서 약간의 소강국면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뉴코아-이랜드는 6일(월) 전 지부별 총회를 거쳐 조직력을 점검하고 7일(화)-8일(수) 휴가를 갖기로 했습니다. 오늘이 파업 45일차를 맞이하고 있는 뉴코아 노조는 단위노조로서는 이례적으로 점거농성에 대한 경찰병력 침탈이후 또다시 점거농성을 단행하였고, 이로인해 2번째 경찰병력의 투입으로 끌려나왔습니다.

단위노조차원에서 최대치의 투쟁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뉴코아 상황실에 결합하면서 뉴코아동지들과 이랜드동지들이 버티고 있는힘이 어디일까가 가장 궁금했습니다. 조합원들을 만나서도, 상집간부들을 만나서도 내가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뉴코아의 정규직 조합원들은 왜 이렇게 투쟁을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첫째는 이랜드자본이 그동안 현장을 통제 해왔던 과정에 대해 심한 억눌림과 이에 대한 분노가 기본을 이루고 있는 듯 합니다.

파업기간 특이했던 기억 한가지는 농성장에서 조합원들이 쉬는시간에 메니큐어를 열심히 바르고 있던 모습이었습니다다. 물론 파업기간에 메니큐어를 바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수준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들어보니, 일을 할 때 메니큐어, 귀걸이, 목걸이등 악세사리를 일체 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20대-30대중반까지의 조합원 연령대를 생각할 때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기본적 욕구마저 통제하는 자본인 것입니다. 지금도 사실 메니큐어를 바르고, 악세사리를 많이 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보면 눈물이 핑 돕니다.

또하나는 ‘회사가 망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투쟁을 아무리 강도 높게 진행하더라도 보통의 노동자들은 자신의 회사에 대한 일정한 자부심(?)이 있기마련입니다. 그것은 아마도 자신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과 연동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랜드자본이 운영하는 현장에서는 달랐습니다. 기독교의 교리와 회사의 경영방침을 맞춰서 순종의 이데올로기를 회사의 이데올로기화하고 있는 것이 일상에 대한 병영적통제수준입니다. ‘성경에 노동조합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노조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일상적 문화에서도 술, 담배를 못하게 합니다. 야유회가서 잠깐 술을 먹다 걸린 노동자들에게는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이랜드 자본입니다. 무슨 80년대 중고등학교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러한 폭압적이고 전근대적인 노동관리방식이 자본에 대한 노동자의 분노를 조직하였습니다.

두 번째는 지도부의 훌륭한 투쟁관입니다. 비정규직 대량해고와 용역전환등에 대한 문제를 노조에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조직해왔던 것이 맞물려있습니다. 특히 올초부터 진행되었던 PDA투쟁은 정규직에 대한 고용불안과 현장통제에 대한 투쟁이 진행되었고, 용역전환과 정규직에 대한 전환배치문제가 연결되면서 용역전환철회와 전환배치철회는 나사처럼 물려있습니다.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조합원들까지 이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비정규직 싸움을 정규직이 주도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동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차 강남에 들어갔을때, 농성장에서 제일먼저 한 것은 연행시 대응지침이었습니다. 이 농성장은 침탈될 수 있고, 침탈되면 우리는 다시 제2의 거점으로 간다는 지도부의 단호한 의지와 이에 근거한 파업 프로그램의 조직화였습니다. 농성장에서 있으면서 5번정도는 연행과 침탈에 대한 전조합원 교육을 진행한 듯합니다. 이러한 과정은 지도부가 이 투쟁의 목표에 대한 분명한 의지가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의지에 근거해 조합원들을 조직하고, 투쟁을 배치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 2차 점거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공동투쟁은 비정규직 문제가 이슈화된 시절부터 끊임없이 운동사회의 화두였습니다. 이 화두에 대한 해법을 보여주고 있는 뉴코아-이랜드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만 합니다.

솔직히 요즘 심정은 노동법개악안 철회투쟁으로 나가지 못해도 좋으니 제발 승리만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합니다. 왜냐면 이 투쟁은 정규직 비정규직의 공투의 전형을 만들고 있고, 노무현정권의 반노동자성을 모두에게 확인시켰고, 비정규법안의 허울을 만천하에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87년 20주년을 기념하는 07년, 87년 민주노조의 정신을 복원하는 것은 바로 비정규직 투쟁의 승리의 전망을 만들어내는 것이어야 합니다. 더불어 97년 IMF이후 노동운동의 수세적 국면을 10년만에 승리의 전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우리에게 부여된 역사적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공권력을 맞으면서 다짐했습니다.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노동전선 동지들이 전국에서 이투쟁을 더욱더 확산시키기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합니다. ‘현장실천, 사회변혁’이라는 노동전선의 슬로건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바로 지금 벌어지는 이랜드자본에 대한 투쟁에서 승리하는 것입니다. 승리를 못한다 하더라도 연대투쟁의 전형을 다시 만들어 내야 합니다. 

개인의 조건과 단위사업장의 조건에 갇혀서 지금 벌어지는 투쟁을 방기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면피수준의 연대투쟁이 아닌 실질적 연대투쟁을 만들어야 합니다. 뉴코아-이랜드 동지들이 경찰병력에 의해 2번이 끌려나오고, 3번째를 또 준비하고 있습니다. 3번째 침탈을 당한다면 최소한 전국적으로 한번은 침탈을 당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침탈당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지요. 얼마전 한 동지가 온국민이 연행될때까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우스개 소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온국민이 연행되지 못하겠지만 민주노총 전조합원이 연행이 되는 투쟁을 만든다면 국면은 전혀 달라지지 않겠습니까? 물론 연행이 목적은 아니지요.. ^^;;

이투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다양한 모색이 필요합니다. 8월초 휴가철이 끝났습니다. 휴가철 외로운 투쟁을 했던 뉴코아-이랜드 투쟁에 대해 연대의 힘을 불어넣어줘야 합니다. 그것이 지금 지쳐가고 있는, 조직정비를 통해 다시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는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11일 진행될 5차 총력투쟁에서 더 이상 오늘처럼 힘빠지는 봉쇄투쟁으로 가서는 안됩니다. 봉쇄투쟁과 가두투쟁이 결합된 전선의 확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민주노총 지침이 봉쇄투쟁이라고 해서 우리가 봉쇄투쟁만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각 지역전선에서는 봉쇄투쟁과 가두투쟁이 결합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민주노총이 18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결정했고, 21일 비상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로 하였습니다. 우리는 18일 전면적인 가두투쟁을 조직해야 합니다. 그리고 21일 민주노총 차원의 총파업투쟁을 제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일노조의 사안으로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하는 이석행 위원장의 이야기처럼 그것자체의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대의원 대회에서 무엇을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더 중요합니다. 

비정규문제에 대한 전국적 총파업전선을 만들기 위한 노동전선의 각오와 결의가 너무도 요구되는 요즘입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 현장부터 그것이 가능 할 수 있도록 실질적 조직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혹시 내가 뉴코아 상황실에 결합해 있어서 과도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몇 번씩 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결합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정세적으로 그리고 객관적으로 이 투쟁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물론 세부적인 내용은 만들어야 하고, 만들고 있지만, 이러한 문제의식과 실천에 대한 결의가 없다면 모두 무용지물일 것입니다.


동지들이 토론을 통해 더욱더 훌륭한 전술들이 제안되고 결의되길 바랍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