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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만 “백낙청 교수의 최장집 실명비판, 반갑지만 아쉽다”

간만에 의미있는 논평

 

 

강준만 “백낙청 교수의 최장집 실명비판, 반갑지만 아쉽다”
한국일보 17일자 컬럼에서 구체적 대안 제시 없었음을 비판
입력 :2006-05-17 14:45:00   이응탁 (et-lee@dailyseop.com)기자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최근의 ‘백낙청-최장집 논쟁’에 대해 “원로급 교수의 실명 비판은 반가운 일”이라 면서도 백 교수의 주장이 ‘적과 아군’의 이분법으로 몰아가는 면이 있어 아쉽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17일자 한국일보 칼럼에서 “나이가 들수록 실명 비판에서 멀어지는 학계 풍토에 비추어 볼 때 백낙청(68) 서울대 명예교수가 최장집(63) 고려대 교수를 실명 비판한 것은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두 분 다 많은 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진보적 지식인”이라며 최 교수는 진보적 관점에서 참여정부를 비판했고, 백 교수는 최 교수가 ‘분단체제와 그 상위체제인 세계체제에 물어야 할 책임마저 집권 세력에 돌리고 있다’고 논쟁의 요지를 간략히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교수의 모든 주장을 참여정부가 다 수용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그간 최 교수의 참여정부 비판은 분단체제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게 더 많았을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건드려 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2년 전 최 교수가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다뤄져야 할 실제 문제(real issue)는 절대다수의 노동인구가 직면한 사회경제적 삶의 조건이 매우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현실”이라고 지적한 것을 들어 “지금 참여정부가 선거 이슈로 들고 나온 양극화 문제를 이미 2년 전에 지적한 것”이라며 “참여정부가 최 교수의 고언을 경청했더라면 지금처럼 낮은 지지율에 시달리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의 낮은 지지율은 분단체제 때문은 아닐 것”이라고 백 교수를 에둘러 비판하며 “최 교수의 참여정부 비판이야말로 ‘보약’과 같은 게 아니었을까”라고 되물었다.

강 교수는 이와 함께 두 사람의 논쟁 가운데 백 교수의 비판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민주화세력의 집권으로 망가진 대한민국이라는 보수세력의 결론과도 맞닿는다’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논법은 여야를 막론하고 과잉 정치화된 네티즌들의 단골 메뉴인데, 이런 사고방식이 한국정치를 전투적 갈등 구도에 묶어둔다”며 “그런 식으로 ‘적과 아군’의 이분법으로 몰아가면 사실상 ‘내부 비판’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또 백 교수가 최 교수에게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는 (학자로서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말씀이 지나친 것 같다”며 “최 교수는 실천 가능한 대안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역설해왔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최 교수 스스로 내놓은 대안이 없지 않느냐는 반론도 가능하겠지만, 그건 역할 분담 차원에서 봐야 하지 않겠냐”며 “백 교수가 분단체제라는 거대담론을 다루듯, 최 교수도 큰 흐름을 짚어주는 게 그의 소임이라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 지식인이 ‘거시’에서 ‘미시’에 이르기까지 다 다루지 않는다고 ‘무책임’하다는 말을 듣는다면, 지식인은 다 정책기획가 노릇을 해야 한단 말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백 교수가 분단 체제를 바로 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간의 논란을 일으켜보고자 하는 생각’으로 그리 말씀하신 것으로 이해는 하지만, 참여정부의 현실도 바로 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백 교수의 문제의식엔 십분 공감하지만, 아무래도 논란을 위한 ‘표적’을 잘못 잡은 것 같아 그 점이 아쉽다”며 글을 맺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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