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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계약론들 간의 뉴앙스 차이에 대해

 

 

 

학원에도 출근 안하고 해서 그간 첨삭하면서 떠오른 몇가지 생각을 몰아서 적어봅니다.


먼저 사회계약론입니다. 학생들이 사회 계약론이라고 하면 의례히 매한가지 같은 것으로 생각하더군요. 솔직히 저도 정치학 학부 과정 다닐 때까지 그 차이점을 잘 구별하지 못해 그냥 갸우뚱하고 넘어가던 기억이 있습니다. 홉스 이래로 사회 계약론은 한 사조였지만 사상가들별로 내용상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로크의 사회 계약론과 루소의 사회 계약론은 극명하게 다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로크의 경우는 사회 계약을 통해 어떻게 사유재산권을 보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반면의 루소의 그것은 사회 계약을 통해 인간 불평등 원인인 사유 재산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 그의 관심사입니다.

 

로크의 경우 출발점은 자연 상태의 신체 노동입니다. 육체 노동의 성과물이 체화된 것이 바로 사유 재산인데 이것이 자연 상태에서 끊임없이 침해받습니다. 사유 재산을 절대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만인의 합의가 바로 사회 계약입니다. 로크는 JS 밀처럼 너무도 자본주의 지향적인 사람입니다. 자연상태의 불안정으로부터 질서 보장을 꾀하는 측면에서는 로크나 홉스나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반면에 루소의 경우 출발점이 전혀 다릅니다. 루소의 자연상태는 이상적인 원시상태입니다. 그런데 사유재산권의 출현으로 시민사회가 불평등해진 것입니다(인간 불평등 기원론). 이러한 불평등 원인인 사유재산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사회 계약론을 주창하게 됩니다. 저서 '에밀'에서 밝혔듯이 돌아가야 할 자연은 이상적인 원시 사회 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무질서의 자연 상태를 상정한다는 면에서 홉스나 로크는 일종의 성악설 신봉자들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반면 루소의 경우 그의 돌아가야 할 이상적 원시 자연관에 대해 고려하면 성선설 신봉자로도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이들의 접근은 정 반대입니다.

 

부연하자면 루소의 경우 사회 계약을 통한 사유재산제에 대한 극복이 사유 재산의 완전 철폐가 아닌 적당한 수준의 제한에 머물러 다른 사람들로부터 욕 많이 먹었다고 하더군요. 현 블란서 집권 사회당의 이념적 효시라고 할 수 있는 로베스삐에르의 스탠스도 비슷한 입장이었는데 모두들 당시 시대적 한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겠지요. 위의 중구난방 논의를 도식화해서 함 붙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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