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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이명박-강만수 '리만 브러더스'로 불려"

 

 

'경질론' 강만수, 비판받는 행적들

2008년 10월 28일 (화) 12:12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시장 뿐 아니라 정치권에서도 '경질론'이 이미 대세로 굳어졌다. '경질론'은 이미 봄부터 나온 것이지만, 지금은 훨씬 묵직하다.

시장에서 '강 장관 교체'는 이미 '당위'가 돼 버렸다. 머니투데이 인터넷 설문조사(머투 Poll) 결과에 따르면 "강 장관이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28일 11시5분 현재 참여자 1795명 중 89%가 "사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몇 안 되는 바람막이 중 하나였던 여당마저 강 장관으로부터 등을 돌렸다. 이명박 대통령의 '무한신뢰'와 "전쟁 중 장수를 바꾸면 안 된다"는 논리만이 강 장관에게 남은 버팀목이다.

전·현직 관료 가운데 "실력 하나는 최고"라고 불리는 강 장관이 어쩌다 이런 상황에 몰렸을까?

강 장관의 트레이드 마크인 '강한 소신'이 화를 불렀다. '강고집'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강 장관은 취임 초부터 꿋꿋하게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용인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강 장관은 3월23일 모 언론사 초청 강연에서 "경상수지는 악화되고 있는데 원화 가치는 가장 낮을 때와 비교하면 45% 가량 절상됐다"며 원화 가치의 절하(환율 상승)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이어 4월16일에는 "환율에 대한 내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며 "환율이 1000원 전후로 올라가면서 계속 악화되던 여행수지의 추세를 바꿔놨다"고 했다. 환헤지상품 키코(KIKO)를 판매한 은행들을 두고 'S기 세력'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문제는 올초부터 환율 급등 위험이 잠재돼 있었다는 점이다. 경상수지 적자와 외국인의 주식매도로 환율이 폭등할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던 터에 강 장관은 오히려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발언들을 내놓은 것이다.

"경상수지가 경제정책에서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소신이 워낙 강한 탓에 환율 급등에 대한 경고를 무시한 셈이다. 이는 결국 환율 폭등에 따른 '키코 피해 책임론'이라는 부메랑이 돼 강 장관에게 돌아왔다.

종합부동산세에 대해서도 "조세원칙에 맞지않아 폐지해야 한다"는 소신에 따라 여당마저 부담스러워 할 정도의 대폭적인 완화 방안을 내놨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강 장관은 참 뛰어나고 성실한 분"이라면서도 "워낙 소신이 강해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는 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일관성 부재' 문제도 거론된다. 경상수지 개선을 위해 고환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강 장관은 5월 들어 고유가에 따른 물가부담을 이유로 '달러화 매도 개입' 등 환율 하락을 유도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여건 변화에 따른 정책 수정으로 볼 수도 있지만, 시장은 '일관성 없음'으로 이해했다. 이어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고환율 정책을 편 적이 없다"고 주장한 것도 일관성 훼손에 요인이 됐다.

세련되지 못한 정책 스타일도 강 장관이 비판받는 대목이다. 지난 6일 명동 은행회관에 시중은행장들을 공개적으로 소집, 외화유동성 확보를 위한 외화자산 매각을 촉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은행의 자구노력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지만, 시장에서 되레 "정부에 지원 여력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주가급락, 환율급등으로 이어졌다. 비공개적으로 세련되게 처리할 수 있는 사안을 거칠게 다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리한 '메스'를 써야 하는 시대에 아직도 70·80년대에 쓰던 '무딘 칼'을 쓴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초유의 위기라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누가 경제수장이 되든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있다. 또 강 장관 경질시 인사청문회 등으로 약 1개월의 공백기간이 발생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한 경제부처 관료는 "요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다시 와야 한다는 등의 얘기들이 있는데,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와 봐야 소용없다"며 "누가 와서 하든 '시켜보니 별 것 없네'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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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이명박-강만수 '리만 브러더스'로 불려"
  머니투데이 (moneytoday)
 
 

[김유림 기자] 한국 금융시장에서 '리만 브러더스(LeeMan Brothers)'라는 신랄하고 뼈 있는 농담이 떠돌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리만 브러더스'는 이명박 대통령의 성인 '이'(Lee)'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이름 앞글자인 만'(Man)'을 합성한 단어로 지난달 파산한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Lehman Brothers)'를 패러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는 "경제는 신뢰와 정서의 문제인데 강 장관은 이미 신뢰를 잃었다. 한국 경제가 위기로 치닫고 있는데도 그는 자리를 지키는 데 더욱 노력하고 있다"는 송두영 민주당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 경제 수장의 신뢰 상실이 이런 농담까지 만들어 냈다고 소개했다.

 

특히 로이터는 강 장관이 유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원화 약세를 유도해 한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더니 원/달러 1000원 환율을 방어하는 쪽으로 입장을 다시 바꾸는 등 외환 정책에서도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런 일관성 없는 정책이 재정부 장관으로서의 신뢰를 잃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또 강 장관이 지난 97년 한국을 외환위기로 몰고 간 정부의 재경부 차관이었으며 오랫동안 공직에서 물러나 있어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와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한마디로 이번 위기가 강 장관에게는 첫 번째가 아니며 이 대통령과는 같은 교회를 다니며 오랫동안 친분을 유지해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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