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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자유주의 종언…'오바마노믹스' 뜬다

 

 

新자유주의 종언…'오바마노믹스' 뜬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11.05 20:37



'오바마노믹스'의 시대가 본격 개막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는 1970년대 이후 세계경제와 국제금융가를 지배해왔던 '신자유주의'의 종언을 고한 대통령으로 기록될 성싶다. 오바마노믹스는 시장에서 정부의 역할을 중시하며 부자에게서 세금을 더 걷어 경기부양과 저소득층을 지원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이는 시장의 자율과 개방화, 감세에 치중해왔던 신자유주의와는 배치된다.

무엇보다 오바마 당선자는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세계경제와 국제금융흐름의 큰 변곡점에 서 있다. 오바마 당선자는 당장 위기에 처한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해 1930년대 대공황 때의 뉴딜정책에 버금가는 경기부양책을 마련해야 하고 허물어진 금융 재건작업에도 나서야 한다. 이 과정에서 향후 5년간 국제금융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발등의 불, 경제살리기=경기불황과 금융위기는 오바마 당선자에게 떨어진 가장 화급한 과제다. 경기불황은 차기 대통령이 직면한 가장 큰 경제적 도전이며 당선자가 취임 전이라도 주요 경제정책에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4일 보도했다.

재계와 의회 내에서는 차기 대통령이 자신의 경제계획을 조기에 실시하도록 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미 상원 은행위원장인 크리스토퍼 도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 당선자가 곧바로 재무장관을 내정하고 그를 중심으로 경제팀을 꾸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오바마 당선자가 취임 때까지 정책결정과정에 직접 참여, 정권교체가 초고속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오바마 당선자 측은 이미 1932년 대공황 때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뉴딜정책 내용과 타이밍까지 면밀히 연구하며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을 준비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금융 분야에서는 파생상품 규제가 한층 까다로워지고 금융 감독과 감시도 대폭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넘어야 할 산 많아=그러나 경제·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오바마 당선자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오바마노믹스는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고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등 경기부양에 나서고 보호무역주의도 대폭 강화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보호무역 강화로 미국 제조업체가 활기를 되찾으면 세금도 늘어 재정수지가 좋아질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재정적자가 금융위기 여파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마당에 현실적으로 막대한 경기부양 재원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다. 경기불황 속에서 부자들에게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가 쉽지 않는 데다 적자 국채 발행도 자칫 금리 급등 등 금융불안을 증폭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노믹스의 앞날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주춘렬 기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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