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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담] 본받자! 두환옹의 인본주의 정신!

음... 간만에 딴지일보 히트!

 

 

[미담] 본받자! 두환옹의 인본주의 정신!

2005.05.27. 금요일
딴지 미담사례발굴단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범인들의 가슴을 적시게 하는 한아름 조화가 있었다. 이 조화를 보낸 주인공은 최근 드라마 제 5공화국으로 다시금 회자되는 두환옹.

그런데 문제는 당연히 감읍해 마땅해야 할 현대 관계자들이 배은망덕하게도 그 조화를 어디 배치해야 할 지 몰라 우왕좌왕했단 것. 알토란 같은 전재산 29만을 쪼개 헌사한 조화라는 건 이 땅의 국민들이면 다 아는 사실 아닌가. 본 기자 이 패륜적 상황에 비분강개해 마지 않을 수 없다. 이 땅의 도의가 우짜다가 이토록 땅으로 곤두박질쳤단 말인가.

사실 두환옹도 심각하게 고민 하셨을 거다. 극빈층인 두환옹이 지불해야할 시중 조화가격 만만치 않다. 밤 10시가 다 되어서야 부랴부랴 조화가 풍납동 장례식장에 도착한 점은 두환옹의 하루동안 인간적 고뇌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예상했던 거보다 0자는 하나 더 들어간 세뱃돈 액수로 새배한 사람에게 무한감동을 줬던 두환옹도 꽃 몇 쪼가리때문에 그토록 고민했던 거다. 그런데도 조화가 난처하다니! 천륜을 저버리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어려운 결심을 해서 조화를 선뜻 내놓기는 했다만 이제 남은 여생을 도대체 뭐 해드시며 사시려고 저러나하는 생각이 미치자 본 기자 가슴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본 기자 너무 심란하고 답답한 마음에 두환옹이 보냈다는 그 조화의 시중 가격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고, 다급하게나마 서울의 여러 꽃집을 수소문해 자료착수에 들어갔다. 그 결과는 이랬다.

                                <화환 견적가>

화환 종류

장구형 근조화환 1단 바구니형

최저가

80,000
(가정의 달맞이 20% 대폭 세일시 64,000)

최고가

150,000
(역시 20% 대폭 세일시 120,000)

리본값

5,000 (2M 기준, 보통 화환값에 포함)

판넬값

6,000원 (추가옵션사항)

최저가 적용시

64,000

최고가 적용시

161,000

서울의 몇몇 꽃집을 뒤져 이 1단짜리 조화의 가격을 조사해본 결과, 최소 6만 4천원에서 최대 16만 천원 정도의 견적가가 도출되었다. 그럼 남은 두환옹의 전재산은, 최소가 적용시 29만원 빼기 6만 4천원 하면 22만 6천원이 되고, 최고가 적용시에는 29만원 빼기 16만 천원 하면.. 허거걱, 12만 9천원밖에 안 나온다. 충격적이다! 난다모 2종 세트도 14만원대인데..

이제 두환옹 지인 두 사람만 더 장례를 치른다면 쪽박 차시게 생겼다. 이제 두환옹 조화를 헌사할 때마다 온 국민들 가슴 졸이게 생겼다. 아,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 그런데도 두환옹은 이 모든 걸 감수하시면서 조화를 기꺼이 헌사하셨더란 말인가. 고개가 저절로 숙여진다. 극소수의 언론에서만 이 사건을 지나가는 뉴스로 다뤘지만 이런 미담사례는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게 마땅한 일, 어째서 이런 필요성을 정녕 본지만 느낀단 말인가. 특히 공영방송 KBS의 사장 직위 해제를 강력히 촉구한다.

고인에 대한 예의를 초개같이 지키는 저 인본주의정신! 쪼들리는 살림살이에도 재산 절반 가까이를 뚝 떼어 조화로 쾌척하는 저 배포! 머리 나쁜 국민들이 또 까먹을까봐 12대 대통령이라는 걸 굳이 써넣는 저 배려! 앙증맞게 이단 띠를 두르는 귀염성까지!

이런 두환옹을 그냥 보고 있자니 숙연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질라구 한다. 안되겠다. 두환옹 자택근처 도로화단에 조화용 국화를 심어 현금을 세이브하도록 도와드려야 한다. 아, 그걸로도 안되겠다. 12월달까지 기다릴 필요 없이 지금부터라도 당장 온 국민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라도 내야 마음이 놓일 것 같다. 전국민은 한 마음으로 성금대열에 참여하라 ! 어흑.

두환옹의 신규 퍼포먼스에 코 끝이 찡해진
  술탄(sultan@ddanzi.com

185so_031.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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