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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연봉' 조종사 노조는 공공의 적?

 

 

 

'고액연봉' 조종사 노조는 공공의 적?
근로조건 개선 요구에 여론 '냉담'... 리본 착용도 안돼
텍스트만보기   박수원(pswcomm) 기자   
▲ 지난 6월 29일 인천공항에서 조종사 노조 파업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아시아나 항공 조종사 노조 김영근 위원장(가운데)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신만수 위원장(오른쪽)
ⓒ2005 자료사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 파업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4일부터 준법투쟁에 돌입했고, 5일 시한부 경고파업을 예고했던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일정을 변경해 6일 새벽 1시를 기해 시한부 경고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5일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불편을 최소하기 하기 위해 예약 상황을 확인해달라"며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양대 조종사 노조는 '고액 연봉자가 웬 파업이냐', '과도한 복지 요구'라는 여론의 비난을 받고 있다. 양대 조종사 노조는 비판적인 여론을 의식해 요구 사항과 파업 전술을 수정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 조종사 노조는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출장지 호텔에 골프채 4세트 비치 ▲기장에 객실승무원 교체권 부여 ▲외국 체류 조종사 가족에게 왕복항공권 14장 제공 요구 등을 철회하고, 정년 61세 보장도 '정년 만 57세'(퇴직 후 비정규직 2년 촉탁)로 조정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핵심 쟁점은 연간 비행시간을 현행 1200시간에서 1000시간으로 감축하자는 것.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는 애드타임(조종을 하지 않고 탑승하는 편승시간)을 포함해 연 1200시간을 운항하고 있는 제도를 수정해 1000시간으로 조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비행시간 줄여달라" - 사쪽 "지나친 요구"

노조는 조종사의 충분한 휴식시간 확보가 안전운항의 전제조건이라며, 비행시간 감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는 "비행시간에 애드타임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안전을 무기로 한 지나친 요구"라며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현행 1200시간 2년간 유예한 뒤 1100시간으로 조정하자고 맞서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 역시 핵심 요구사항은 안전운항을 위한 휴식시간 확보. 노조는 "조종사 3명이 2박3일 동안 비행하는 노선과 편도 5시간 이상의 심야비행, 단거리와 장거리 연속 비행구간에서 휴식시간을 최소 30시간 이상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례로 한국시각 오후 1시쯤 인천공항을 출발, 12시간을 운항한 뒤 파리시각 오후 6시에 도착하면 충분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고 다음 날 늦은 밤 파리를 출발해 그 다음날 오후 3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2박3일 일정 50시간 중에서 27~28 시간을 일을 하고 그 나머지 시간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에 대해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48시간 이상 쉬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효열 대한항공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노조가 생기기 전인 2000년도 이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은 사고 항공사였지만 최근 5년 동안 비행사고가 전무했다"면서, "조종사들이 잘못된 근무형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월급 많이 받으면 부당한 것도 참아야 하나"

하효열 실장은 "언론에서는 고액 연봉자의 파업을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세우고 있는데, 월급을 많이 받으면 부당한 것도 바꾸지 말고 꾹 참고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조종사 노조의 요구는 월급 몇 푼 더 받겠다는 게 아니라 개인의 생명 더나가 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액 연봉자인 조종사 노조 파업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자, 회사는 노조의 준법투쟁도 규정을 앞세워 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는 4일부터 시작된 준법투쟁을 통해 조종사들에게 '단협쟁취, 비행안전'이라고 적힌 파란 리본을 달게 했지만, 회사는 사내규정을 이유로 파란 리본을 착용한 조종사의 탑승을 막았다. 승객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항공은 3일 저녁에는 조종사 편지함에 있는 '단협쟁취, 비행안전'이라고 적힌 파란색 리본 1300여 장을 회수해 가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노조가 고액 연봉자의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난 여론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5-07-05 17:35
ⓒ 2005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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