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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8순 할머니 혹을 떼주자 “이제 살 것 같다”

음... 훈훈하긴 한데...

삼성은 두얼굴의 헐크냐?

 

가난한 8순 할머니 혹을 떼주자 “이제 살 것 같다”
빈곤 이웃 기형 수술, 복지 시설 지원도 기업이 나선다
입력 :2005-08-18 11:51   문윤희 (jazz@dailyseop.com)기자
소득 2만달러 시대를 빨리 열어야 한다고 아우성이다.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며 ‘웰빙’ 인생을 소개하는 각종 광고의 유혹이 신문 지면마다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절대적인 삶의 조건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이웃이 있다. 학교 급식이 안 나오는 방학이 무서운 아이들. 세상과의 단절 속에 안위조차 불확실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는 노인들.

이 모든 것들은 한국 사회가 얼마나 스스로의 미래와 꿈을 말살하고 있는가를 여지없이 보여주는 추한 자화상이다. 빈약한 제도 속에는 철학의 빈곤이 그대로 담겨 있다. 나눔의 훈기가 부족한 것은 우리 앞에 펼쳐진 길이 지나온 길 만큼이나 숨가쁘고 혹독한 날들이 될 것 같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하지만 빈곤한 이웃을 이대로 두고서는 우리에게 미래란 없다.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사회가 아니라 하루하루를 처절한 생존투쟁으로 채워가게 될 뿐이다. 대물림한 빈곤이 또다시 대물림 되지 않는 사회, 누구나 꿈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위한 고민이 정말로 시작돼야 할 때다.

본보는 우리 사회 빈곤층에 대해 고민하고 이들을 위한 나눔의 길을 찾기 위해 총 12회에 걸쳐 특별기획을 연재한다. <편집자 주>


순서

1. 8명중 1명이 빈곤층, 가난의 ‘대물림’ 현실
2. 빈곤층 어린이의 정서 공황, ‘밥’만으론 해결 안된다
3. 가난으로 해체되는 가정들
4. 일자리가 없지 않다고?
5. 건강보험료를 못 내서
6. 빈곤의 대물림, 사회안전망을 위협한다
7. 공부 잘 못해도 받을 수 있는 열린장학금
8. 빈곤의 대물림은 없다
9. 빈곤 이웃, 기형 수술 지원도 기업이 나선다
10. 나눔을 위해 뛰는 사람들
11. 굴지 대기업에서 10년 넘게 사회봉사만 해왔다
12. 기고


“아무리 냉정한 사람이라도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눈시울이 절로 뜨거워질 것이다.”

MBC의 공익성 예능프로그램 ‘느낌표!’의 ‘눈을 떠요’ 코너를 통해 한국사회 장기기증의 새 역사가 펼쳐진다며 이 프로그램 홈페이지에 남긴 한 네티즌의 말이다. TV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의 어려운 생활과 각막을 이식받고 눈을 뜨는 과정이 화면에 여과없이 담겨지면서 시청자들의 눈과 귀,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김영희 프로듀서는 공공 방송에 맞는 코너를 찾다가 우연히 각막 기증자가 부족하다는 조그마한 기사를 보고 무릎을 쳤다.

“이러한 사실을 안 이상 사회가 이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그의 이런 결의는 결국 프로그램 기획으로 옮겨졌고, 방영되면서 한국사회에 ‘각막 기증 운동’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작지만 큰 시작 ‘나눔’의 의미가 ‘희망’으로 되새겨지는 장면이다.

얼굴 기형자 수술 지원

TV 방송 뿐만 아니라 조용히, 고통 받고 소외된 계층을 돕는 밝은 손길은 오늘도 사회 곳곳에서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얼굴 기형자 수술 지원’은 이와 같은 의미에서 MBC의 느낌표와 닮은 점이 많다. 생활고로 수술의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 얼굴 기형자들에게 수술비 지원으로 사회복귀 및 일상생활을 돕는 이 사업은 수혜를 받은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삼성그룹의 ‘얼굴기형자 수술지원’ 혜택을 받은 김민지양의 어머니가 직접 쓴 감사의 편지. 민지가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 당당히 나갈 수 있는 힘을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하다.ⓒ삼성사회봉사단 제공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삼성사회봉사단의 황정은 부장은 나이 여든을 바라보는 한 할머니의 얼굴 혹 제거 수술을 가까이서 지켜봤다. 그는 수술 후 할머니가 어린아이 같이 웃으며 “이제 살 것 같다”고 감사의 말을 했을 때 가슴 밑에서 뭔가 울컥했다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오시면서 얼마나 한이 되셨겠어요. 나이 여든을 바라보시는 할머니가 어린아이 같은 해맑은 미소를 보이시며 ‘이제 소원성취 했다’고 하시는데 가슴 언저리가 아려와 눈물을 참느라고 고생했습니다.”

삼성그룹의 ‘얼굴 기형자 수술 지원’은 지난해 기초생활 수급권자 153명의 외래진료를 실시했으며 총 94명의 수술을 지원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실시했던 수혜자 공모에 많은 신청자가 몰려 지원대상은 일단 모집된 신청자로 한정한 상황이라며 올해 사업추진이 완료되면 내년에 다시 새로운 지원자들을 찾아 수술 사업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얼굴 기형자 수술 지원’ 수급자로 선정된 대상자는 총 416명이며 작년 사업에서 혜택을 받지 못한 지원자 230명은 올해 수술 및 외래 진료의 혜택을 받을 예정이다. 삼성은 이 사업에 총 10억원의 지원금을 마련했으며 올해 사업이 완료 되면 광고 및 홍보를 통해 새로운 수혜자들을 찾아 나선다는 계획이다.

농촌 개선사업 확대 및 복구 지원

농촌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도 기업이 나서고 있다.

유명인사들이 농촌을 다니면서 1회성 이벤트를 연출하는 일이야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삼성 사회봉사단은 그룹 임직원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통해 생색내기식 단발성 행사가 아닌 끊임없는 봉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이 활동에 참가하는 직원들은 주민공동체와 함께 현지의 고민을 나누며 공동의식을 가지고 문제해결에 나서고 있다. 점차 줄어드는 농촌인구로 인해 생기는 부족한 일손을 봉사를 통해 메워나가고 경제적인 자립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한 예로 삼성전자의 자매결연마을 봉사활동은 삼성전자 임직원 총 8300여명이 가족봉사팀을 구성해 월 2회 활동에 나서고 있으며 파종, 모내기, 특산물 재배 지원, 농가가옥보수 활동, 농촌경제에 도움이 되는 농수산물 구매 등 농촌기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마을 환경 개선 사업인 마을회관 수리, 주택 보수 및 도배, 도색 등에 총 23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인터넷을 활용한 농촌 환경 개선 사업도 이어지고 있다. 이 사업은 KBS ‘6시 내고향’의 ‘백년가약’ 시리즈를 통해서도 널리 알려진 것으로 전국 100여개 농어촌 마을에 홈페이지 개설을 지원하고 마을의 숙원사업이던 직거래장터 운영, 자원봉사 연계, 마을 숙원사업 등을 개시해 보다 활발한 농촌 알리기에 이바지 하고 있다.

또한 이들 지원 마을에 마을회관 신축 및 리모델링, 직판장 건립, 경로당 개선, 마을장터 마련, 농산물 보관 창고 , 공동 목욕탕 및 찜질방 건립 등 다양한 마을의 숙원 사업을 실행해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있다.

미신고 복지시설에 날개를 달아준 ‘행복둥지 만들기’

10인 이하 미신고 시설은 정부로부터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기업이 나서지 않았다면 이들 시설은 일체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현실이었다.

지난해 9월부터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조건부 신고시설에 대한 신축지원을 추진하고 있는 ‘행복둥지 만들기’ 사업은 ‘지역과 주민 친화형 소규모 시설의 모델’을 기본 방향으로 잡고 있으며 소규모 시설을 대상으로 신축, 증개축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신축 대상으로 총 42개 시설이 선정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지난 7월 25일 ‘태규네 집’이 오픈했다. 올 10월에는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모든 복지시설의 개원을 앞두고 있다.

▲ 삼성그룹의 미신고 복지시설에 대한 첫 번째 지원 사례인 태규네집 준공식 장면. ⓒ삼성사회봉사단 제공 

첫 시설인 ‘태규네 집’은 지난 6월 신축 완공 후 6명의 새 식구들을 맞이했다. 자신을 태규네집 엄마라고 소개한 서병진 씨는 입소 소감을 묻자 “더 바랄 것이 없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아이들이 맘껏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는 점도 기쁘고, 모두 집을 옮긴 후 밝게 생활하고 있어 기쁘다. 가족이 함께 살 수 있는 집다운 집을 마련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생활자의 편리하고 안정된 생활을 돕고자 삼성측은 이 사업에 가전제품 일체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은 이 사업의 추진비용으로 총 101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이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함께 추진하고 있어 민간과 국가가 공동으로 파트너십을 가지고 지원을 펼치는 모범적인 모델케이스로 평가받고 있다.

빈곤아동에 대한 지원 더욱 확대돼야

삼성그룹과 함께 사회 복지사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김석산 한국복지재단 회장은 우리 사회에 복지 시설과 저소득 계층에 대한 관심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우리 사회에 빈곤아동이 10%를 넘는 통계를 지적하며 “우리 사회가 이 아동들이 제대로 자라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내야 하는 시대적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며 아이들에 대한 관심이 사회전반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아동들이 성인이 되면 어른 3~4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계의 내면적 의미는 바로 아이들이 미래 사회를 좌우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해 아이들에게 ‘기’와 ‘자신감’을 부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 계층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경제적 지원이겠죠.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에서 늘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준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소외된 현실에서 누군가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아이들은 생활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당당하게 기를 펴고 세상의 대열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하는 것. 너무나 당연한 이치이지만 무시되고 간과되는 이것이 아이들에게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그는 오늘도 강조하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삼성은 지난 7월 전국의 소년소녀 가장 1000여명을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언베이’로 초청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기회를 마련했다. 아이들과 함께한 500여명의 임직원 자원봉사자들은 이들에게 부족했던 관심과 애정을 한껏 쏟아냈다.

이처럼 세상을 밝게 바라보는 ‘희망’의 시선이 봉사로 이어질 때 더욱 큰 ‘나눔’으로 실천된다는 당연한 이치가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살며시 퍼지고 있다. 획기적인 사회운동으로 확산되지 않더라도 서서히 사회를 움직이는 ‘봉사’의 의미로서다.



“빈곤 아동! 氣 살리기가 중요하다”

김석산 한국복지재단 회장이 삼성사회봉사단에 전한 서신

빈곤 아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다. 무려 10%를 넘는다는 통계만 보더라도 우리 사회가 이 아동들이 제대로 자라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교육시켜 어엿한 사회인으로 키워내야 하는 시대적 사명감에 마음이 무겁다.

더구나 고령화사회로 치달으면서 오늘날 이 아동들이 성인이 되면 3~4명을 부양해야 한다는 사회적 통계가 나오고, 이 수치에 담겨진 내면적 의미는 바로 이 아동들의 올바른 성장이 우리나라 미래 사회를 좌우한다는 과제에 직면하게 한다. 아동 1명이 3~4명을 부양할 수 있도록 능력을 키워 줘야 하는 일!

바로 오늘 우리가 만나는 아동들에게 불어 넣어 줘야 하는 氣와 자신감이다.

필자는 그간 오래도록 소년소녀 가장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일에 앞장 서 왔다. 이들을 지켜보면서 비단 이들이 배고픔을 벗어나고 남들과 같은 정규 교육을 받는 것으로 빈곤을 탈출하고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능력을 얻는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교육, 건강, 정서 지원, 그리고 주변에서 늘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베풀어 준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누군가 나를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생각은 아동으로 하여금 생활에 대한 자신감은 물론, 한발 나아가 의욕과 용기를 불어 넣어 준다는 예측이 가능한 결론도 경험 했다.

또 며칠 전 필자는 한 대기업이 전국의 소년소녀 가장 1,000여명을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언베이' 로 초청한 1박2일 캠프 행사를 참관하는 기회가 있었다. '물의 궁전' 같은 환상의 세계에서 티없이 맑고 푸른 표정으로 활기차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정 아이다움으로 돌아간 소년소녀 가장」을 확인 했다. 특히 500여명의 임직원 자원봉사자들이 아이들과 짝을 이뤄 하루를 보내며 내일의 꿈을 갖도록 격려하고 사기를 높여 주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이제 학교 친구들이 놀이공원 다녀 온 이야기를 자랑 할때 애써 외면하지 않고 맞서 자랑할 수 있는 이야기 거리가 생겼다는 자신감과 즐거움이 바로 아이들의 얼굴에서 묻어나고 있었다.

氣를 살려 주는 것, 그래서 또 다른 뭔가를 자신 있게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경제적 지원도 중요하고, 마음을 살찌우는 책과 맛있는 음식도 이들에겐 참으로 중요하다. 그러나 당당하게 기를 펴고 세상의 대열에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용기를 갖게 하는 것이 이들에게는 더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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