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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프란체스카는 대단한 모험이었다"

“‘안녕, 프란체스카’는 내 코드가 아니었다.”

프란체스카 심혜진이 시즌 3을 계속하기로 한 이유는 예상 밖이었다. 심혜진은 시트콤으로는 드물게 마니아를 양산하며 오늘(5일) 시즌제 드라마의 새 역사를 여는 ‘안녕, 프란체스카’의 주인공이 아니던가. 심혜진 외 출연진 대부분을 교체하고 작가·연출가까지 바꿔 시작되는 ‘안녕, 프란체스카’에 대해 심혜진은 “나보다 어린 세대의 감성코드를 읽을 수 있어 잘했단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좀더 많은 연령대가 볼 수 있는 대중성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시즌 1,2는 만화 컷 같은 이야기잖아요. 시즌 3은 일일 가족 드라마 같은 시트콤으로 많은 분들이 좀더 편하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상큼하고 쿨한 도시미인 심혜진이 시트콤에서 흡혈귀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충격이었다. “인생이 언제나 그렇지만, 시즌 1때는 정말 ‘도 아니면 모’였어요. 흡혈귀라니 대단한 모험이었죠. 제가 출연을 결정한 건 순전히 신정구 작가·노도철 PD가 맘에 들어서였어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미리 대본이 나오지 않고 시놉시스대로 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작품 선택 기준이 모호하죠. 게다가 노 PD는 예능 PD라 아는 바가 전혀 없었는데, 출연 섭외 당시 그들의 젊은 패기에 신뢰가 갔어요. 밑도 끝도 없는 자신감이 온몸을 에워싸고 있는데 그게 오만함이 아니라 열정으로 보이는 사람들 있잖아요. 그랬기 때문에 시청률은 안 나올 수 있다는 걸 알고 갔고, 우리에겐 내용이 얼마나 충실하냐가 중요했죠. 그런데 이렇게 반향이 좋았네요.”

이 작품에서 ‘즐쳐드셈’ 등을 유행시켰던 심혜진은 정작 인터넷 약어를 너무 싫어한다. “멀쩡한 말을 놔두고 왜 줄여쓰나 그랬던 사람이 저예요. 전 인터넷 문화를 즐길 수 없으면서도 알아야 되는 세대였죠. 그런데 같이 출연했던 슬기나 려원은 즐기는 세대더라고요. 시청자가 그들과 같은 층이라면 연기자인 저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녕, 프란체스카’ 시즌 3은 핵심 캐릭터와 기본 스토리가 부각된다. 시즌 2에서 두일과 프란체스카의 부부관계는 시즌 3에 이르러 프란체스카와 이인성의 유사 모자관계로 중심축이 이동한다. 학부모 경험이 없는 심혜진이 어떻게 연기의 감을 잡을지 궁금했다. “누구나 약자(노약자, 어린이)가 곤경에 처할 때 정의감이 발동하잖아요. 그건 모성과 연결돼요. 나보다 약한 존재가 불공평한 처우를 받는 걸 볼 때 편들어주고 싶은 마음, 그게 있기 때문에 모성애 연기도 크게 어렵지 않습니다.”

‘안녕, 프란체스카’는 시즌 2로 가면서 흡혈귀가 너무 인간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심혜진은 “본질을 호도한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껍데기가 흡혈귀일 뿐 내면은 인간사회 이야기잖아요. 비현실적이고 상징적인 틀 속에서 인간사회의 다양한 시추에이션을 담아낸 작품이에요. 그런데 ‘뱀파이어’라는 신기한 껍질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방송사는 (홍보차원에서) 열광시키고 그런 것 아닌가요.”

“까만 생머리와 드레스가 징글징글하다”는 심혜진이지만 시즌 3에서도 변함없는 컨셉트를 고수한다. 색깔은 같지만 디자인만 변화하는 프란체스카의 의상은 시즌3을 설명해준다. 마니아적 코드를 유지하면서 새롭게 달라지는 작품 디자인이 보다 많은 시청자를 불러모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은진기자 jis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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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제공 ]  세계일보  |   세계일보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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