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韓-美 '소득 대비 집값'을 비교해보니...

집 사는게 인생 목표인 나라....

 

韓-美 '소득 대비 집값'을 비교해보니...
[머니투데이 2005-09-18 10:06]    

[머니투데이 이경호 기자]직장 8년 차인 김 모씨는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연봉 5000만원으로 지금 당장 네 식구가 살기에는 부족하지 않지만 집 생각을 하면 암울하다. 애들 교육비 등을 감안하면 내 집을 마련하는 데 20년은 족히 걸릴 것 같아서다.

그래도 그가 우선 계획한 것은 서울 내 32평형 짜리 아파트를 장만하는 일.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면 어떨까." 미국에서도 내 집 마련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미국에서 집 장만하기는 우리나라보다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이렇다. 화폐의 구매력이 다르지만 김 모씨가 같은 연봉으로 미국에서도 비슷한 생활 수준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소득 대비 집값의 비율이 미국이 더 낮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예로 미국의 콜롬비아주가 미 51개 주의 '세율과 세부담'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김 모씨와 같이 연 소득 5000만원인 4인 가구가 거주하는 미 주택의 평균 가격(2003년 기준)은 1억3000만원 수준이다. 소득과 비교하면 집값의 차이는 2.7배가 된다. 즉, 집값이 소득에 비해 1.7배 많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김 모씨가 원하는 서울 내 32평형 아파트(평균 3억6000만원, 2003년 기준)는 소득 대비 7.2배가 된다.

결국, 김 모씨와 같은 벌이의 미국인들이 사는 집의 평균 가격과 김 모씨가 원하는 서울 내 32평형 아파트의 가격을 단순비교하면 2.7배, 소득 대비 비율로 비교하면 4.5배 차가 난다.

보다 현실적으로 김 모씨가 미국 51개 주 가운데 세 번째로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이 높은 뉴욕시내에서 집을 장만한다면 어떨까?

뉴욕시내에서 연 소득 5000만원인 4인 가구가 사는 주택(평균 2억5000만원)을 마련하는 편이 김 모씨가 서울에서 32평형 짜리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 쉽다.

뉴욕시내 같은 소득 가구의 평균 주택 가격은 소득과 5.1배 차가 나지만 서울 32평형 아파트 값과 소득의 차는 7.2배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미 51개 주 가운데 소득대비 집값이 50번째로 싼 필라델피아로 눈을 돌리면 집 걱정을 덜 수 있다.

필라델피아에서 연 소득 5000만원인 4인 가구의 평균 주택가격은 8000만원. 소득 대비 1.6배 규모다.

그런데 김 모씨의 소득이 늘어 1억원이 돼도 마찬가지 일까?

김 모씨가 눈높이를 높여 서울에서 46평형 짜리 아파트(평균 5억2000만원)를 사면 소득 대비 집값 비율은 5.2배, 뉴욕에서 연 소득 1억원인 사람이 사는 주택값(4억8000만원)과 소득의 차는 4.8배가 된다.

연 소득 1억원인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하면 서울 46평형 아파트와 뉴욕시내 평균 집값의 차이는 소득을 감안할 때 0.4배로 좁혀진다.

하지만 이는 소득과 집값의 단순비교다. 집을 사고, 보유하고 있을 때 들어가는 비용, 교육비, 물가 등을 고려한다면 김 모씨는 과연 어디를 택할 까… … .

이경호기자 holee@moneytoday.co.kr

<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경제뉴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