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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과 노성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는 누구인가?

 

 

 

황우석과 노성일,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는 누구인가?
[쟁점 따라잡기] 줄기세포 바꿔치기·김선종 연구원 발언 논쟁
입력 :2005-12-16 21:03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 황우석 교수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민원기 기자 
황우석 교수와 배아줄기세포, 그리고 이에 관한 의혹을 보도한 MBC ‘PD수첩’의 윤리 공방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배아줄기세포는 없다”는 발언 이후, ‘진실게임’ 혹은 ‘제로섬게임’의 양상으로 변모했다.

16일,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각기 기자회견을 통해 치열한 진실게임을 벌였다.

두 개의 기자회견을 통해 밝혀진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황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논문’에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점이다. 특히 황 교수는 스스로가 잘못을 인정하고 정식으로 ‘사이언스’에 논문의 자진 철회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가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로 바꿔치기 됐다고 주장함에 따라 다시 화살은 미즈메디 병원 측으로 돌아가는 새로운 국면이 전개됐다. 황 교수의 주장은 다시 말해, 자신의 연구팀이 만들었다는 배아줄기세포를 미즈메디 병원이 중간에 빼돌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 이사장은 “황 교수가 우리에게 제공한 2·3번 줄기세포를 라인별로 50병을 보관하고 있는데, 황 교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김선종 연구원을 시켜서 자신의 실험실로 가져갔다. 남의 실험실에 있는 것을 자기 것인 양 가져가는 것은 엄연히 도둑질”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쟁점 1 - 배아줄기세포는 정말 있는가, 있다면 몇 개인가

논란거리 중 하나인 배아줄기세포를 황 교수팀이 정말 만들었는지, 아니면 가공으로 수립했다고 ‘주장’하는 것인지, 황 교수의 해명성 기자회견에도 불구하고 이는 명확하지 않다. 황 교수는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실제로 2004년에 6개의 줄기세포를 배양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관리소홀’로 인해, 지난 1월 9일 대학 가건물 실험실에서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했고 즉각 복구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황 교수는 또 “오염사고에 대비해 미즈메디 병원에 분양 보관 중이던 2·3번 배아줄기세포를 반환받았고, 이후에도 추가로 6개의 줄기세포를 수립했으며, 이를 토대로 사이언스에 논문을 제출했다고 주장한다.

또 그 이후에도 3개의 줄기세포를 더 수립했다고 황 교수는 주장했다. 다시 말해, 분명히 냉동 보관 중이지만 확인되지 않은 5개의 줄기세포는 더 있고, 이후 만든 3개까지 합쳐 모두 8개의 배아줄기세포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게 황교수의 주장이다.

황 교수는 이를 바탕으로, “원천기술이 사장되지 않도록 재연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주면, 입증해 보이겠다”고도 말했다.

반면 이에 대해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애초 만들었다는 6개의 배아줄기세포를 분양해 줘 진짜 복제줄기세포로 믿고 냉동 보관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오염사고 이후 황 교수가 피츠버그대의 김선종 연구원을 통해 아무런 양해도 구하지 않은 채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 노성일 이사장 
노 이사장은 “하지만 김선종 연구원이 이 6개의 줄기세포를 모두 다 가져가지는 않고 2번과 3번 줄기세포는 한 세포 당 한 앰플 씩은 남겨둬 현재 미즈메디 병원에 냉동 보관 중”이라고 말했다.

또 노 이사장은 “이(현재 냉동 보관 중인) 줄기세포들을 해동시켜 20여일 가량 키운 뒤 DNA지문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며, 그 결과가 나오면 이 2개의 줄기세포가 황 교수가 만들었다는 진짜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인지, 아니면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는 육안으로 봐서는 체세포핵이식복제기술로 만든 것인지, 수정란 줄기세포인지 구별할 수 없다”며, “반드시 ‘DNA핑거프린팅’을 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노 이사장이 가지고 있다는 황 교수팀의 2번과 3번 줄기세포에 대해 ‘DNA지문검사’가 이뤄지면, 황 교수가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는지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쟁점 2 - 누군가 황 교수 줄기세포를 미즈메디 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

이날 기자회견에서 황 교수는, “환자 맞춤형 배아줄기세포는 확실히 있다”는 입장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PD수첩의 취재 이후 자체적으로 검증해 보니 일부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분명히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 병원의 줄기세포로 뒤바뀐 것으로 추정된다”고 그 책임을 미즈메디 병원 측에 돌렸다.

황 교수의 주장에 의하면, “초기에 만들어진 배아줄기세포 중 오염사고로 훼손돼 복구작업 차원에서 미즈메디 병원에 분산 수용했던 6개 세포 중 2번과 3번을 돌려받았지만, 이 세포는 미즈메디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였다”는 것이다.

황 교수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노 이사장은, “분명히 6개의 줄기세포를 분양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2번과 3번의 경우만 진짜 줄기세포인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줄기세포와 체세포를 모두 주었고, 나머지 4개의 경우는 체세포만 주었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역으로 “2번과 3번 줄기세포만 진짜로 만들고 나머지는 가짜로 만든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황 교수팀 연구에 참여한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이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와 미즈메디 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를 바꿔치기 한 것이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그러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며 “황 교수가 궁지에 처하자 자기가 져야할 책임을 면피하기 위해 자기와 3년 이상 동고동락한 연구원을 희생양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황 교수를 맹렬히 비난했다

쟁점 3 -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

황우석 교수와 노성일 이사장이 벌이고 있는 ‘진실 게임’의 핵심에는 현재 피츠버그대에 파견돼 연구 중인 김선종 연구원이 있다.

황 교수는 이날 김선종 연구원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줄기세포 바꿔치기’의 주인공으로 “서울대 실험실과 미즈메디 병원의 실험실에 접근이 가능한 경우로 추정된다”며 사실상 김 연구원을 지목했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그동안은 내가 협력자였기 때문에 진실을 밝히지 못했지만 김 연구원이 황 교수의 지시로 ‘논문을 모두 허위로 작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고백을 듣고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은 또 “그(황우석 교수)는 ‘희생양’이 필요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며, 희생양의 1순위가 김선종 연구원”이라고 주장며 김 연구원을 비호했다.

그는 또 “PD수첩이 미즈메디 병원에서 줄기세포를 받기로 했다가 못 받았던 것도 황 교수가 낚아채간 것”이라며 “황 교수가 우리에게 제공한 2·3번 줄기세포를 라인별로 50병을 보관하고 있는데, 황 교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김 연구원을 시켜서 자신의 실험실로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즉, ‘줄기세포 바꿔치기’의 진실 게임은 의혹의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피츠버그대 김선종 연구원의 손을 떠나,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을 통한 일종의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김 연구원의 생생하고도 솔직한 고백이 있고나서야 이른바 ‘줄기세포 바꿔치기’ 진실게임은 그 전말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즈메디 병원 소속 연구원이었던 김 연구원은 올 9월 황 교수 연구팀에서 ‘박사후 과정(포스트 닥)’ 자격으로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새튼 교수팀에 파견된 배아줄기세포 배양전문가로 황 교수팀과 함께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는 특히 MBC ‘PD수첩’ 팀이 지난 10월 20일 피츠버그를 방문했을 때 “황 교수의 연구에 결정적 문제가 있다”고 증언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김 연구원은 그러나 최근 ‘YTN’과의 인터뷰를 통해, “PD수첩의 취재 과정에서 협박이 있었으며 이른바 ‘중대 증언’을 하지 않았다”고 폭로해, ‘PD수첩’의 취재윤리 논쟁을 촉발시킨 장본인이다.

그는 또 “MBC ‘PD수첩’이 취재 과정에서 협박을 했다고 증언해, MBC로 하여금 공개사과와 함께 ‘PD수첩’의 절대 위기를 불러왔다.

특히 지난 15일 노 이사장이 “줄기세포가 없다”고 주장한 배경에도 김 연구원이 적잖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 이사장은 줄기세포가 조작됐다는 근거로 “황 교수가 미국에 가 있는 김 연구원에게 27일까지 한국에 돌아와 줄기세포를 다시 배양할 것을 요구했으며 응하지 않을 경우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얘기를 본인으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노 이사장은 덧붙여 “김 연구원이 직접 황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논문의 데이터 조작을 지시했다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전했다. 그의 지적대로라면 김 연구원에게 황 교수가 논문의 조작을 지시했다는 주장이다.

쟁점 4 - 새튼 교수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 제럴드 새튼 교수 ⓒ2005 데일리서프라이즈 박항구 기자 
이번 사태에서 가장 큰 의혹을 불러오는 인물 가운데 하나가 줄기세포 연구를 담은 2005년도 사이언스 논문에서 교신 저자로 등재된 제럴드 새튼 피츠버그대 교수의 역할이다.

섀튼 교수는 그동안 자신이 “2005년 논문에서 데이터 분석과 논문 감수 등 보조적인 업무만 맡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노 이사장은 16일, “황 교수를 만나서 얘기를 들은 결과 새튼 교수가 (2005년도) 논문 대부분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황 교수는 데이터와 실험 방법론 등을 새튼 교수에게 보내줬을 뿐이고, 초벌 드래프트를 보내 논문 감수를 받는 수준이 아니며 내가 알기로는 새튼 교수도 정직한 사람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노 이사장의 말만 본다면, 황 교수의 논문에서 새튼 교수의 역할은 그가 지금까지 주장해 왔던 것보다 월등하게 커진다. 그리고 만약 ‘논문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새튼 교수는 황 교수와 함께 공동의 책임을 피할 도리가 없다.

반면 황 교수는 새튼 교수의 역할에 대해, “논문에서 그의 역할이 ‘자문역’이었다”고 주장했다. 황 교수는 지난 11월 24일 서울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도 “새튼 교수는 연구의 흐름을 잘 잡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논문을 만드는데 큰 기여를 했다”며 “그가 갖고 있는 국제적 네트워크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번 사태와 관련해 새튼 교수 측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어떤 입장도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13일 2005년 논문의 정확성에 문제가 있다며 직접 ‘사이언스’에 저자 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철회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과학계에서는 “교신 저자의 명예만 즐기다 상황이 변하니 급하게 발을 빼려 한다”는 비판의 시각이 많았다.

진실은 어디에… 실험을 통한 입증 전까지는 진위 판단 어려워

16일 양측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주장한 내용은, 대부분 상대방 주장에 대한 반론과 반박으로 일관하고 있다. 따라서 줄기세포와 관련된 ‘진실게임’은 실험을 통한 입증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정확한 진위판단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황 교수 측과 노 이사장 측 모두 ‘연구결과 발표나 언론과의 접촉 과정에서 오류와 거짓을 저질러왔음’을 ‘본의 아니게’ 고백한 상태여서 한국 과학계에 대한 불신의 시각은 당분간 극복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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