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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 ‘닭살연애’ 새 풍속도 ‘키스등록증’ 발급해줄까?

우웃! 시카고 독숙공방에 염병할 염장질

 

 

신세대 ‘닭살연애’ 새 풍속도 ‘키스등록증’ 발급해줄까?
직접 사랑표현 아쉬워 자격증·상장 주기 이벤트
잘해줘 고마워 착한애인상, 화내는 대신 사랑구속영장…
그런데 군화등록증은 뭘까요?
한겨레
▲ 젊은 연인들끼리 사랑을 소재로 만든 ‘곰신 등록증’, ‘연인 등록증’, ‘군화 등록증’, ‘착한 애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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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회사원 홍인경(26)씨는 사귄 지 102일 되던 날 군대에 간 남자 친구에게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곰신 군화 등록증’을 만들어서 보냈다. ‘곰신(고무신의 준말) 군화 등록증’은 군대 간 남자 친구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일종의 사랑서약이다. 플라스틱 카드 앞면에는 애인과 사귀기 시작한 날짜가, 뒷면에는 ‘고무신과 군화 거꾸로 신지 않기’ ‘몸은 떨어져 있어도 늘 서로 생각하기’ 등의 맹세가 적혀 있다. 홍씨는 “등록증에 적힌 맹세의 말 때문에 서로를 더 생각하게 될 것 같다”며 “등록증을 보며 유혹을 뿌리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했다.

#2. 사진스튜디오에서 일하는 김희범(24)씨는 얼마 전 ‘키스 등록증’을 만들어 여자 친구에게 주었다. ‘키스 등록증’에는 ‘김아무개는 박아무개에게만 사랑스런 입술을 맞출 자격을 부여합니다’라는 내용이 쓰여 있다.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아 손잡는 것도 부끄러웠던 두 사람은 ‘키스 등록증’을 선사한 뒤 어색함이 사라졌다. 김씨는 “키스 등록증 덕분에 여자 친구에게 자연스럽게 키스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만날 때마다 여자 친구가 등록증을 보여주며 뽀뽀를 해준다”고 말했다.

#3. 김현숙(29)씨는 다음 달 제대하는 남자 친구와 4년째 사귀고 있다. 현숙씨는 따로 떨어져 있는 사이 자신이 떠날지 모른다고 불안해하는 남자 친구를 위해 ‘커플 신문’인 <사랑일보>를 만들기로 했다. 최근 애인의 근황과 새로운 소식들, 같이 찍은 사진과 함께 멋진 추억들을 담은 신문이다.

‘애인 등록증’, ‘부부 등록증’ 등 연애를 돕는 다양한 ‘등록증’들이 신세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진짜 자격증은 아니지만 의미를 달아 애정을 돈독하게 해주는 소품들이다. 최근에는 ‘연인신문’, ‘사랑장’(커플 일기장) 등 활자매체를 본뜬 선물, 디브이디에 영상을 담은 영상편지 등도 사랑 표현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김희범씨는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신선한 이벤트로, 유치해 보여도 관계 개선에는 효과 만점”이라고 말했다.

연인에게 직접 표현하기 힘든 불만을 전하거나 애인의 서운함을 달래주는 새로운 방식도 등장했다. 직접적으로 화를 내는 대신 ‘경고장’이나 ‘사랑 구속영장’ 등이다. ‘내 사랑 그대는 구속당해 마땅한 사랑죄를 저지르고도 반성의 기미가 없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는 내용의 사랑 구속영장을 초콜릿과 함께 선물로 주는 식이다. 그동안 잘 해준 것을 고마워하면서 애인에게 ‘착한 애인상’, ‘멋진 애인상’, ‘사랑 우등상’ 등의 상장을 주는 이들도 있다. 또 화가 난 연인에게 ‘애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을 때’ 먹는 ‘사랑약’(사탕)을 제조해 약봉투에 담아주면 성난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도 있다.

이런 상품들은 주로 기념일 선물 판매 전문 인터넷 사이트을 통해 팔리고 있으며, 온라인에 10여개의 업체가 성업 중이다. 또 싸이월드와 다음 등에는 판매되는 상품과 비슷한 자격증들을 공짜로 만들어 주는 카페나 미니홈피도 등장했다. 한 연애상품 업체에 근무하는 문가현(29) 실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독점욕을 솔직하게 표현한다”며 “특히 등록증, 커플신문, 커플 동화책처럼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특별한 선물이 인기”라고 말했다. 최은주 기자 flowerpi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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