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 꿈이 아직도 생생해.
답답해서 낮술을 마셨지.
당신은 또 자전거를 타고 나타나.
그 쌀집아저씨같은 자전거를.
H언니를 뒤에 태우고 우리 앞을 빙글빙글 돌던 당신.
모두 웃던 그 때는 꼭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지.
아무렇지 않은 듯 안부를 묻는 당신 앞에서 난 혼자 안절부절이야.
당신은 나를 동정하고,
나는 또 바보같이 굴면서
바보같아 보이지 않으려고 머릿속으로 할 말을 재고.
오지 않을 줄 알면서도 할 일이 그것밖에 없는 사람처럼 나는 계속 버스를 기다렸어.
당신의 자전거가 멋지게 곡선을 그리며 골목길을 달음질 쳐 떠나고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 눈을 못 떼던 골목에는 당신의 뒷모습이 환영처럼 떠다녀.
나도 어서 버스를 집어 타야 하는데 종일 비가와서 또 아무렴 어떠냐 싶어.
꼭 어딘가를 가야만 하는걸까.
내 버스를 타야만 하는 걸까.
그래야 당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다른 곳에서 웃고 있을 당신을 생각하면 질투가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