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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EET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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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일을 하며 엉망이 되어버린 생활패턴을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압박감.

그리고 스트레스, 술, 담배, 커피에 찌들며 누적된 피로가 회복되지 않는다는 압박감.

 

그래서 매년 이유없이 감성 200%가 되는 10월의 마지막날.

안되는 일 붙잡고 있다가 그냥 다 내팽개치고 나와버렸다.

집에 와서 밥을 먹고 서점에 가서 책을 사고 뜨뜻하게 이불덮고 보다가 자버렸다.

그리고 평소귀가시간에 잠이 깼다. 대략난감! 완전압박!

자기는 글렀고... 이러다 또 새벽에 잠들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데...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내린 결론은.. 오늘 하루 길게 쓰자! 새벽 일찍 집을 나선다!!!!

 

 

 

새벽 2시에 문자가 하나 띠릭 왔다. 

'SWEET NOVEMBER라는 영화가 있더라, 부디 그래라. 내가 좋아라하는 오영은아!!'

 

내가 정말 좋아라하는 친구가 이런 문자를 보냈다. 완전감동! 충전만땅! 이었다.

쓸쓸하고 우울한 10월의 기억보다는 달콤한 11월을 먼저 생각하게 해준 멋진 말이었다.

 

 

난 원래 11월에 약하다. 학교시절부터 10년이 넘게 선생들에게 맨날 혼났었다.

용두사미. -> 물고기자리 성격이란다.

우유부단/결단부재 -> 태음인의 성격이란다.

그러니까.. 공부를 하든 무언가를 맡아서 하든 11월이 되면 인간이 헤롱거리기 시작한다.

끝발이 정말 약한 성격이다.

(그러니까.. 고입연합고사와 대학수능이 연말이 아니면 내 인생에 그렇게 쓴맛을 안봐도

됐을지도 모른다. ㅋㅋㅋㅋㅋ 아~ 난 완전 9월 학기시작 생활패턴이 제격이다!! ㅋㅋ

완전 궤변이다. -_-;;;;;;;;;;;) 

 

20대가 되면서부터는 딱히 연간 계획이 세워지거나 야심찬 목표를 가지고 달려본 기억은

없다. 그래서 연말에 취약해지는 나의 한계나 단점이 도드라보이진 않았다.

 

여튼 친구의 문자를 보고 문득 10대 때 날 괴롭히던 연말의 공포들이 문득 생각났다.

물론 이젠 다 추억이다. 괴롭진 않으니까.. 그냥 난 이제 나의 생활패턴을 알게 되었고

11월의 징크스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니까 말이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것들에 대해 무장해제 상태이다.

내 인생의 틀을 만들고, 내 사람을 만들고, 내 원칙을 만드는 것들에 짜증이 났다.

짜증이라기보다는 부질없음을 느꼈다. 사는게 재미가 없었고 싫었다.

그냥 죽음의 순간이 너무 두려워서 살았던 것 같다. 그랬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다.

비육식도 그만두었고, 술, 담배, 커피, 모든걸 무제한 상태로 설정하였다.

뭐 결론은 몸이 아작나고 끝났다. ㅋㅋㅋㅋ -_-;;;;;;;;

 

지금도 변함은 없다. 운동에 대한 고민도 끊임없이 진행되고.

유혹의 손길도 많으며. 별로 삶의 의욕은 없다.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꾸역꾸역 해나가고 있는 것들이 사실은 더 많다.

 

삶이 전쟁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내 삶이 너무 전쟁같았다.

버티고 감내해야하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공포의 순간들도 많았다.

 

 

하루에 열번쯤은 모든걸 포기하고 싶다는 유혹이 나를 찾아온다.

하지만 난 언제나처럼 '한 번만 더 해보면 안될까?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하고

바보처럼 웃어버리고 만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를 맨날 바보라고 놀리는가보다. ㅎ

 

그래서 나 또 바보처럼 웃어버리고 만다.

SWEET NOVEMBER래. 헤헤헤헤헤~

 

노벰버가 안되면 디셈버가. 디샘버가 안되면 또 다시 재뉴어리를 기다리면 되겠지.

언제나처럼. 지금처럼. 난 그렇게 바보처럼 하지만 나의 자존심 하나만 믿고 갈거다.

 

주문을 걸어야지. SWEET NOV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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