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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의 사형..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보고 첫눈오는 날이 두려워졌었다. 왜냐면..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이 울기는 했으나!! 강동원이 눈오는걸 내다보며 "와~ 눈이다."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정말 옷으로 입을 틀어막고 통곡을 했었다. 그냥 그 순간에 내 머리엔 수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스쳐지났으니까.. 이번 겨울엔 저렇게 눈오는걸 바라봐야할 수많은 사람들이 생각이 나서... 그래서 정말로 눈이 오면 마음이 안좋을 것 같았다.

 

 

그저께 진눈깨비 첫눈을 보며 또 그들을 생각했고 어제는 하루종일 영화생각과 사람들 생각으로 보냈다. 그러다 잠이 들었고 꿈 속에서 난 어느새 사형수가 되어있었다.

죄명은 모른다. ㅋㅋ 여튼 근데 정말 잔인한 방식이었다. 약물투여인데 30초동안 난 말을 할 수 있다. 그리고 30초가 지나면 아무리 말을 해도 소리가 나지 않고 그렇게 천천히 숨이 콱콱 막히며 죽어가는 것이었다. 30초동안 난 눈물콧물 다 흘리며 무언가를 말했다. 무슨 말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정말 30초가 지나니까 아무리 소리를 쳐도 내 말소리는 세상을 향해 퍼져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그렇게 죽었어도 끔찍한 꿈이었을텐데....

 

 

문제는!!!!! 내가 안죽은 것이다! 뜨씨~~~ 그리고 그 다음 과정들은 잘 생각이 안나고.

난 여튼 다시 사형을 당해야 하는 사람이었으니까. 또 언제가 될지 모를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니 그냥 멍하니 있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나에게 어딘가를 가자고 하는 것이었다. 음.... 멍하니 있었던 그 순간들은 아마도 공포의 순간들이었을 것이다. 같이 가자 이야기했을 때 난 거부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냥 덤덤했는데...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눈물이 줄줄줄 흐르더니 그냥 그 자리에 주저앉아 오열을 했다. 그렇게 소리내어 펑펑 울다가 잠이 깼다.

 

 

모르겠다. 요즘은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참 끔찍하게 느껴진다. 사람들이 죽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쫓겨나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을 가두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이만큼 무관심하고 관대할 수 있는 것인지... 분노도 아니다. 그냥 가슴팍이 콱콱 막힌다.

 

 

종종 사람들의 원성아닌 원성을 듣곤한다. 하긴.. 난 갇혀있는 사람들을 무진장 걱정하는듯 하면서도 참 무심한 사람이니까.. 따뜻한 편지 한 통, 면회 한 번 잘 가지 않는 그런 사람이니까... 내 무슨 할 말이 있겠나.... 난 그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따위는 애초에 가지지 못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 원성과 자책의 화살들을 항상 내 자신에게 박아버리곤 했다. 그리고 지금은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 자책따위는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화살을 어디로 돌려야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난 자꾸 그 화살들을 세상을 향해 쏟아내는 듯 하다. 세상을 원망하고 세상을 탓하며 그렇게 그렇게.....

바보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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