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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까지 술을 마셨다. 물론 난 술을 좋아하지도 않고 취하는건 더더욱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냥 대부분 이야기를 하거나 듣거나였다. 집에 돌아와 잠깐 잠을 청해보지만 언젠가부터 나를 괴롭히는 불면증 덕분에 한참을 뒤척였다.
살면서 요즘처럼 많은 사람들의 입에 나의 이름이 오르내렸던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심히 괴롭고 짜증나고 돌아버리겠다. 그게 좋은 이야기이건 나쁜 이야기이건.. 사람들이 '나'를 이야기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냥 있는듯 없는듯 뭍혀사는게 항상 내 인생의 로망이었는데.. 왠일인지 그게 잘 안된다. 사람들은 근거없이 날 지나치게 좋아하거나,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지나치게 싫어한다. (사실 싫어하는 인간들이야 신경도 쓰이지 않지만....)
물론 내 이름이 회자될 수밖에 없는 많은 상황들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여튼 별로다. 날 좋아하는 사람들도, 날 싫어하는 사람들도. 그냥 지금 나에겐 매우 부담스럽다.
사무실에 나왔다. 미루고 미루었던 일을 후다닥 해치워버렸다. 내 책상을 정리하는 일.
더 이상 지지부진 끄는 것이 더 안좋을 것 같아서 그냥 후다닥 내 짐을 정리해버렸다.
솔직히 뭘 해야할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도저도 아닌게 싫어서 홧김에 해버린 것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아주 조금은 찔리고 있는 중이다.
이젠 뭔가 정리하는 글을 하나 써야할 것 같은데.... 손이 떨어지질 않네. 후훗~~
맘에 걸리는 것들이 한가득인데 이럴 때 보면 나란 인간은 참 모진것도 같다.
사람들의 서운함따위야 별로 고려하지 못하는. 나의 옹졸함으로 더 나은 선택은 항상 재껴버리고 마는. 그래서 그런 나의 속좁음에 자꾸 화가 나는. 그냥 그런 인간인 것 같다.
오늘 아랫집을 나서면 아마도 한동안은 한참을 이곳에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아랫집으로 이사오면서 나의 활동은 좀 더 선명하고 즐거워졌었는데... 이 곳을 나서는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것만 같다. 아랫집으로 이사오기 전의 사무실들의 기억들은 나에겐 대부분 상처와 짜증들 뿐이었는데.....
3년.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을 꼬박 채웠다. 순간순간을 다시 떠올리며 정리해야 할텐데. 조금은 두렵네. 뿌듯함보다는 후회가 더 많을 것 같아 두렵네.
부디 지금 나의 선택에 후회가 없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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