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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0. 마이네임이즈오현지

 

내가 '오영은'에서 '오현지'로 개명을 한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은 하나였다. "재수없어!"

뜨씨~~ 이유는 하나다.

'현지'라는 이름은 뭔가 새초롬하고 이지적이고 그런데 난 아니라나 뭐래나. -_-;;

 

2주쯤 흘렀네. 지금 상황은 70%는 오영은으로 부르고 

20%는 '영은현지' 혹은 '현지영은'이라 부른다.(동방신기식 이름붙이기 쩝ㅜ.ㅜ)

5%는 학생들이다. ㅋ 이 녀석들은 내가 애초에 오현지로 소개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 나머지 5%는 고마운 사람들이다.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내 새 이름을 불러주니까. ^^;;;;;;;;

 

사실 나도 현지라는 이름이 매우 어색하다. 내가 생각해도 나랑 영 어울리지를 않는다.

그래도 내 새 이름을 애용하기로 했다. 나에겐 지루하던 인생에 새로운 자극제 역할을 해준

고마운 녀석이니까 말이다.   

 

할 일들이 너무 밀려있어 개명신청도 자꾸 미루고 있었는데 빨랑 해버려야겠다. 호적에 새이름 파내면 뭐 알아서들 익숙해지겠지. 쩝....

 

 

 

1. 불쑥 찾아온 무기력. 불쑥 찾아온 환멸

 

세상에 진실이 존재할 수 있을까? 온통 오해와 해석들 뿐인데.... 그리고 그 오해와 해석들은

사람들을 지치게 할 뿐인데.... '소통'이 무슨 의미를 가질 수 있는걸까?

 

논리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나같은 사람이 온통 논리로 무장하는 곳에서 밥을 벌어먹고 사는 탓일까? 자기논리에 심취하거나 논리로 무장한척 한 사람들의 이야기. 툭 까놓고 말하면 자기들 몸값 올리는 단순한 이야기인데... 뭘 그리 포장하고 돌려말하는지. 나같은 인간들은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다. 그 지난한 과정들을 보다보니.. 그냥 삶이 무기력해졌다.

 

누군가와 소통을 한다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 자기해석의 몫으로 남게될 뿐인데 말이다. 자기 맘대로 해석해서 착각하고 과대해석을 하고 그 착각에 웃고 우는게 사람사는 모습인데.. 그냥 맥이 빠져버렸다.

 

  

 

2. 내 인생을 몽땅 도둑맞은 기분

 

 

내 눈은 특이하다. 이 나이에 노안이다.(멀리있는건 잘 보고 책은 잘 못보는 원시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특이한 눈이었다. 그래서 시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안경을 항상 썼다.

 

그러니까 안경집 사람들의 논리는 한결같았다. 난시가 너~~무 심하고 원시까지 있어서

안경을 써야한다고. 안쓰면 두통도 심해지고 힘들꺼라고. 실제로 난 편두통이 매우 심한

편이다. 두통의 고통을 생각하니 얼마나 끔찍한가. 그래서 난 그 말들만 철썩같이 믿고

여태껏 안경을 쓰고 살아왔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원시이다 보니 사람을 보거나 멀리 볼 때 안경너머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들을 꼴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선생들에게

어찌나 많이 혼났었는지. ㅜ.ㅜ 그리고 그건 이제 어쩔 수 없는 습관으로 자리잡았다.

잊어버리고 살았는데 최근에 또 어른들에게 지적을 당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었다.

 

안경을 벗어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난시교정수술을 받아야겠다고 생각.

오늘 안과에 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사하는 언니가 씨익 웃는 것이다.

 

시력이 이렇게 좋은데 왜 왔냐고. 안경을 굳이 쓰는 이유는 뭐냐고. -_-;;;;;;;;;;;;

내가 가지고 있는 난시는 그냥 평범한 난시란다.

 

다만 문제가 되는건 원시인데. 내가 쓰고 있는 안경에는 원시에 대한 대책은 전혀 없다고.

그 때 내가 세상에 느낀 배신감을 그 누가 알까? 내가 여태껏 안경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두통에 대한 공포때문에 일부러 피눈물 흘리며 비싼 렌즈를 했는데 이 렌즈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내 눈을 보호해준 적이 없다니...... ㅜ.ㅜ 분노.

 

요즘 내 상태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세상에 대한 불신. 사람에 대한 불신. 

 

안경 하나 팔아먹겠다고 내 인생 20년을 심리적으로 안경 하나에 의지하게 만들었다니...

그냥..... 내 몸이 기만당한 그런 기분이었다.  

 

 

 

모르겠다. 누군가와 이야기를 한다는게. 내 언어를 표현한다는게. 두려워졌다. 싫어졌다.

어차피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싶은대로 듣고 자기가 보고싶은대로 볼테니까.

 

나도 마찬가지겠지? 나도 끊임없이 해석하고 내 멋대로 평가하며 살겠지? 구역질난다.

 

 

이성. 언어. 소통. 현기증난다. 구역질나는 단어들. 우에에에에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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