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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rihiro Tsura

 

0.

츠라 노리히로. 바이올리니스트. 꽃혔다.

 

아~ 왜 내 바이올린에서는 그런 음색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 번이라도 그런 음색이 들려졌다면.. 아마 포기하지 않았을거야. 흑흑~~~

하긴 나처럼 연습안하고 도망가 놀이터에서 놀지는 않았을거야. -_-;;;;;;

음... 안놀았고. 또... 타고난 것도 있겠지 뭐, 에잇~

 

그래도.. 다시 한 번 바이올린을 꺼내볼까 하는 이 놈의 마음은 어찌할꼬? 으악~

참아야지....

 

 

1.

아침에 편도선이 부어올라 너무 아프고 숨쉬기가 힘들어서 일어났다.

하루종일 걸리적거리더니.. 어느 순간 보니 콧물도 질질질 흐르고 있다.

어느 순간 보니 얼굴에 열이 올라 불그적적하다. 우엑~

 

결국 난 또 여름감기에 걸리고 만 것이다. 으아아악~~~

 

 

2.

내일은 친구들하고 모여앉아 논문을 신나게 써내려가야한다.

(과연 쓸 수 있게 될까? 우린 분명 잿밥에 관심이 많을테지.. 안되는데... 으악~)

오후엔 자전거 수리도 하고 물통게이지도 달고 속도계도 달아야지. ㅋㅋㅋㅋ

저녁엔 촛불집회도 가고. 밤엔.... 회의는 안하면 안되겠니? 흑흑.

 

투표는... 하지 않는다.

애초에 정치권에 희망따위 없었지만.. 이제 진짜 우엑~이다.

뽑을 정당도 뽑을 사람도 없다. 투표를 안하는게 나에겐 정치이다.

 

조금 찝찝함은 남지만.. 그냥 난 내일 하루를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쓸 생각이다. ㅋ

 

 

3.

요즘은 집에 일찍 들어가고 혼자 이것저것 정리도 하고 무언가 써내려가는게 좋다.

생활에 조금 안정감이 생겼다. 마음 속엔 긍정의 힘이 넘치고 생활엔 차분함이 생겼다.

 

6월엔 조금 더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살 생각이다. 그 어떤 것에도 휘둘리지 않고.

온전히 내가 생각하고 계획한 일들만을 하며 차분하게 지내야겠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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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새끼들.

 

0.

내가 잘쓰는 욕은 두개. ㅆㅂ 그리고 개새끼. 그런데 아무리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개새끼라는 욕은 쓰기 싫다. 이정도 욕을 쓰는 대상은.. 나에겐 정말 싫고 끔찍한 존재다.

(아! 물론 매우 친한 사이에서 애칭으로 쓰기도 하지만....-_-;;;;)

 

어쨌든 개새끼는 이쁘고 귀엽고 깜찍하고 애교많은 존재가 아니던가?

개새끼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이건만.. 재수없고 짜증나는 존재들에게 개새끼라는 말을

쓰는건 개새끼에 대한 예의가 진정 아니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ㅎㅎㅎ

 

그리고 몇일동안 고민한 결과가 바로바로 바퀴벌레 새끼다!!!! -_-;;;; 바퀴벌레는 아무리

노력해도 싫은 존재이다. 그냥 그게 바퀴벌레의 운명인 것 같다.

(바퀴야 미안하다 흑흑~ 다음 생애엔 사랑받는 존재로 태어나라~)

 

 

1.

지난 한 주 바퀴벌레 새끼 같은 놈들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다섯놈!!!!을 만났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피가 거꾸로 솟는다. 우엑~~

 

난 그 다섯놈들을 만나면서 내 자신이 좀 더 치밀하고 악랄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랬음 정말 멋지게, 잔인하게 복수해줄 수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떤 이는 잊어버리는게, 무시해버리는게 진짜 복수라고 하지만....

난 그러기엔 아직 마음의 수행이 많이 부족한가보다.

사실 그리고 그런게 진짜 복수래도 난 그런 복수는 별로 하고싶지 않다.

 

정말로 마음이 찢어지게 아플만큼..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할만큼 아플만큼.. 

그렇게 복수해주고 싶다. (아~ 정말 생각만해도 섬뜩한걸~ -_-;;;;;)

 

 

2.

사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

그 다섯놈들이 나에게 만행을 저지르던 순간들을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오를 뿐이다.

 

내가 정말 복수하고싶은 이유는.. 적어도 내가 아는 세상 남자들이 다 그렇듯이 지들의

잘못을 죽어도 모르고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말로 눈물 뚝뚝 흘리며 자기 잘못

알게되면 좋겠다. 그게 내 복수의 목적이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방법이 생각 안난다.

 

 

3.

남자친구한테 잘하기로 다짐했다. 그냥 바퀴벌레 다섯 놈들을 만나면서 내 남자친구는

참 착한 사람이란걸 알았다. 많은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믿을 수 있을 것 같다.

설레임보다는 편안함이. 연인이라는 생각보단 친구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들지만.. ㅋㅋ

 

이젠 조금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눈에 뵈는거 없이 기고만장해지는 착각따위에 힘을

얻어 사는 사람들이야 그냥 맘대로 살라지 뭐.. 한만큼 받으며 살겠지.. 씨발....

 

 

4.

사람들은 나에게 거칠어지고 살벌해졌다고들 한다. 그런데 그 말 아껴둬라....

아직 갈 길이 멀었다. 거칠어져야만 이 세상 살 수 있다는거 알게 해준 바퀴벌레같은

놈들에게 복수해줄 수 있을만큼 되려면 난 아직 멀었다. 으으으으으~~~

 

네 놈들 입에서 여성주의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생각만해도 토나오는 그 꼴 못봐주겠다.

내 다음 생애에 바퀴벌레로 태어나 한평생 미움받고 살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바퀴벌레같은 네 놈들 눈에 피눈물나게 해주고싶다. 정말.....

 

 

5.

아 분위기 너무 쌀벌하다. 여튼 나의 복수는 피를 부르고 폭력을 부르는 그런건 아니다.

시간 + 인내심 + 웃음 + 눈물 + 반성!!!!! 그런 복수할 수 있으면 좋겠다. ㅋ

 

이씨~~~ 두고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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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편안해졌다.

 

허한 마음, 우울한 마음에 오후 내내 이것저것 뒤지며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언제나 그랬지만 마음이란건 어느 순간 편안해지곤 한다. 긴 시간 쌓이고 쌓인 내공이

빛을 발하는 시간들이 문득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나에겐 오늘 오후가 그랬다.

 

복잡한 그 마음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하기 힘든 것들이 아주 간단명료해지는 순간들.

우연히 글들을 읽다가 시 두 편을 보았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하고싶었던 말이 무언지.

너무 허무하리만큼 모든게 쉬워져버렸다. 그냥 인정하면 되는거였다.

 

 

와~ 이 홀가분한 마음을 어찌하면 좋을까? ㅋㅋ

훨훨 날아가버릴것만 같은 마음을..

신난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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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허한 날.

 

오랜만에 여유로운 하루가 되었다. 여기저기 산재해 있는 일들은 여전히 많지만 오늘

당장 끝내야 하는 일들이 있지는 않은 그래서 좋은 날. 날씨도 좋은 날.

 

그런데.. 마음이 매우 허하다. 병역거부자들이 감옥에 가는게 하루이틀 이야기도 아닌데.

오늘 하루 또 그냥 그렇게 아주 허무하게 그 사람이 감옥에 가버리고나니.... 슬.프.다.

 

왜 자꾸 감옥에 보내지? 왜 아무런 생각도 안하지? 무슨 권리로 가두는거지?

잘 하려면 자기들이나 잘하지... 왜 얌전히 잘 살고 있는 인간들을 자기들 맘대로

데리고 가는 것이냐??? 이 재수없는 치사빤스들... 그만좀 데려가라!! 지겹지도 않냐? 으~

 

이 화창한 날... 모든 구금시설들의 벽을 허물어버리면 세상은 무법천지가 될까?

하지만 세상은 이미 무법천지인걸. 가두지마라.. 사람들을 자꾸 가두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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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휴가에 대해 생각하다

 

0.

오늘 하루 컨디션이 완전 꽝이었다. 심각했다. ㅠ.ㅠ

우선 몇일동안 집에 거의 못들어오고 잠도 거의 못자고. 어젠 술까지.... -_-;;;;;;;

아침에 일어났는데 우선 몸이 천근만근이었고. (원래는 구백근. ㅋㅋㅋ)

태어나서 처음으로!!!!!!!! 생리통에 시달렸다. 그 어찌 형용할 수 없는 아랫배의 아픔.

워낙 건강해서 그런거 잘 몰랐는데 최근엔 생활패턴이 영 엉망이었던 모양이다.

 

여튼 하루종일 배가 너무 아팠다. 이 아픔은 표현하기도 힘들고. 견뎌내는!! 것 같다.

배도 아프고 기분은 계속 다운다운..... 바닥을 지나 무덤을 파내려 가고 있었다.

만사가 귀찮고 정말 죽을 맛이었다. 말하기도 힘들었고 무언가를 하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자꾸 말썽을 부리는 이놈의 자전거때문에 또 한 시간 넘게 씨름을 했다. -_-;;;

바퀴에 바람을 넣어주고 체인이 빠졌는데... 좀 고약한 상태였다. 그리고 오늘 몸상태상

더 힘들었다. 그런데 씨름을 하던 중 갑자기 윗입술이 부어오르기 시작하는 것이다.

아직도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얼굴 곳곳이 알러지처럼 근질근질거리더니 참기 힘들었다.

 

이 상태에서 자전거를 질질질 끌고 광화문을 향했다. 불안불안했는데... 역시......

인도에서 사람이랑 부딪히고 핸들을 확 꺾으면서 그대로 넘어져 한바퀴 굴렀다.

겨우겨우 하루를 끝내고 집에 돌아왔다. 씻는데 발가락에 피가 흠뻑 나 굳어있었다. ㅠ.ㅠ

아직도 어쩌다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내 자신에게 참 미안했다. 걸으면서 아팠는데

한 번 봐주지도 않고 이렇게 무심하게 상처를 발견하다니.... 몹쓸 인간.... -_-;;;;;

 

 

1.

처음 생리통으로 고생했다. 그냥 활동이 좀 불편해지는 것 이외에 생리는 나에게

별 의미없는 그저 귀찮은 존재였는데.... -_-;;;;;  생리가 이렇게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내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할 수 있었다니. 내 몸과 마음의 상태를 그대로 담아내다니.

 

그동안 생리휴가나 생리공결제 이야기에 참 무심했는데. 미안한 마음과 더불어.

왜 필요한지 조금 알겠다. 사무실에서 힘들고 귀찮아 별 일 안했는데 사실 그렇게

사무실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스트레스였다. ㅠ.ㅠ 흑흑흑~~~

생리문제만큼은 남의 문제처럼 별 의미도 두지못학 신경도 안썼는데... 나빴다. ㅠ.ㅠ

 

더 예민해진다는 것이 뭔지.. 그 형용하기 어려운 아픔에 일상이 힘들다는게 뭔지..

오늘 하루 많이 배웠다. 이해하고 공감해야 함을 배웠다.

자기 자신의 몸을 소중히 할줄 모르고 함부로 굴려먹은 것에 반성한다.

항상 귀기울여 내 자신의 몸부림을 들어주어야겠다. 잘 키켜주어야겠다.

 

 

2.

여성들의 생리. 좀 더 신경쓰고 배려해주어야 해...... ㅠ.ㅠ 앞으로 잘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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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법은 권력의 편이었다.

 

0.

늦은 밤.. 모여앉아 회의를 하고 각자 책상에 찢어져 앉아 눈알이 빠지도록 자료를 찾고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려대고 있다. 이 억울함과, 분통함과 비상식적인 상황을 조목조목

정리하고 폭로하고 이기기위해.. 졸린눈 부비부비 비벼가며 다들 열심이다.....

 

 

1.

몸과 마음을 다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하고 그 답답한 심정에 공감하고 코끝 찡함을

꾹 견디어가며 다시 한 번 입술을 꽉 깨물고 열심히 정리를 했다.

 

'헌병이... 군인의 경찰이.... 민간인들을..... 질질질 끌고 갔다.' 이 사실만으로도 이미

마음속엔 오만가지 감정이 다녀가는 것을.. 비폭력이라는 원칙 아래.... 모내기가 한창인

황새울의 들녘을 갈아엎으러가는 그 군인들을 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몸뚱아리 하나뿐이었다. 처절하게 그 차에 매달려 그저 몸 하나로 들녘을 지켜내는 것

뿐이었다.

 

이미... 국방부에서는 이 상황에서 헌병들이.. 민간인들을 질질 끌고 간 것에 대해 적법성의 자료를 발표해 놓았다. 도로교통법 위반이란다. 현행범이라 누가 체포해도 상관없단다.

 

 

2.

그래.. 그 망할 놈의 법이 힘없고 약한 자들의 편에 서주지 않음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고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되는 지랄같은 법임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래서 돈있고 권력있는 자들의 편에 서서 항상 그들을 대변해주는 것임을 앎에도.

너무 기가 막혀 맥이 풀리고 또 눈물만 줄줄줄 흘러내리고 만다.

 

그래.. 네 놈들은 돈도 더럽게 많아서 돈다발 쥐어흔들며 좋은밥 쳐드시면서 자리에 앉아

그 망할 놈의 법만 갖다붙이면 그만이겠지.. 그 얼어죽을 놈의 국익만 외치면 그만이겠지..

돈 몇 억씩 준다고 평생 못만져볼 그 돈으로 사람들의 상처를 다시 짓밟으면 그만이겠지..

 

하루종일 돈없고 힘없는 우리들은 답답한 가슴 주먹으로 쳐내며 발바닥에 땀나도록 

뛰댕기고 늦은밤 모여앉아 컵라면 하나에 위안삼으며 온갖 영역을 휘저으며 진땀뺀다.

 

 

3.

네 놈들이 가진 권력과 돈다발로 세상을 뒤흔들어봐라.

그래도 우린... 지치지 않고. 뭉개져도 일어나고 또 일어나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또 울려서 언젠가 진심의 힘으로 보란듯이 웃어줄테니 말이다.

 

너희는 죽을 때까지 가지지 못할 그것. 우리는 이미 가지고 있는 그것.

돈도 권력도 폭려도 절대 뻇어갈 수 없는 그것. 우리에겐 마음이 있다.

 

약오르지? 메롱~~~~ 따라올테면 따라와봐!!!!! 유치하고 치사한 인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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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을.. 그리고 또 그려보렵니다...

0.

5월 4일에 대추분교 정문 앞에 앉아있다가 유치장에 잠시 다녀왔어요.

그냥 잘 다녀왔어요. 잠시 끔찍했고. 잠시 짜증이 났고. 그렇게 잠시와 잠시가 쌓이고 쌓여 오늘 아침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하늘을 보았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연행되었고. 저도 그냥 그 중 한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특별한 기억이 되지 않으리라 믿고 그렇게 되지 않길 바래요

그래도.. 이틀 내내 제 머릿속에 맴돌았던 몇 가지 생각만 남겨요.

 

0.5

유치장에서 늘어지게 잠만 자고 있을 때 밖에서 잠도 못자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생하신 분들에게 정말정말 감사하고 수고하셨단 말도 빼먹지 말기!!!!

 

1.

유치장은 처음 가보았어요. 처음이라고 걱정해준 분들이 많았는데.

감사해요. 덕분에 마음 든든히 잘 있다 나왔어요.

그런데 사실 많이 무서웠고 많이 긴장했고 그랬답니다. ㅋㅋㅋ

꿋꿋해야 한다고, 웃어야 한다고 다짐하고 다짐했는데 사실 종종

혼자 또 바보처럼 눈물을 훔쳤습니다. 헤헤헤~~ ^^;;;;;;

 

처음 몇시간동안 콘크리트 벽에서 느껴지는 위압감과 이유없는 고립감에 원인을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온지라..

그래서 결국 면회온 사람들에게 계속 찡찡대고 말았지요. ㅠ.ㅠ (so sorry~)

 

2.

그냥  처음이었으니 그런거라 믿었고 조금 지나 나아졌답니다. 하지만 저를 정말 슬프게 한건.. 바로 화장실과 샤워였어요. 경찰들 책상을 중심으로 둥글게 판옵티콘으로 되어있는 유치장에 살짝 틈이 보이는 칸막이 화장실. 물도 안마시고 꾹꾹 참았지요.

물론 바깥 화장실을 이용하게 해주어 나중엔 괜찮았지만 그래도 혹시혹시 하는 마음에

이틀 내내 왠만하면 참고 또 참았지요.

 

화장실을 가거나 샤워를 할 땐 여경이 같이 갔답니다. 샤워를 하며 제 뒤를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니는 여경을 보며 생각했어요. 몸을 이렇게 보여야하는 내 기분도 참 지랄맞고 몸을 이렇게 봐야 하는 여경 기분도 참 지랄맞겠구나..

 

그 곳에서 만난 여경들은 대부분 경상도 사투리를 썼어요. 그 순간 저는 제 친구들이 생각이 났어요. 광주에 있는 친구들이... 지역에서 대학을 다니는 사람들은 사실 서울에 있는 대학생들보다 더 공무원 시험에 열심입니다. 생계를 위해. 서울상경을 위해.

 

지방대출신이라 취업은 더욱 힘들고. 정말 2~3년을 두문불출 공부하는 친구들.

경찰이 되어 올라온 친구들. 경찰이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새벽부터 밤까지 피터지게 공부하는 친구들.

 

내 친구들이 그렇게 누군가의 사사로운, 개인적인 용변과 샤워를 감시해야 한다니.. 언젠가 또 다시 연행되어야 할 때 친구들을 만나야만 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슬픔과 두려움이 엄습해왔어요

 

이런 생활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텐데. 안정적 직장과 상경의 희망만을 꿈꾸며 힘들게 힘들게 공부했고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 그려져 이 세상이 야속해지기만 했어요.

 

이 망할놈의 세상.. 정말 수많은 사람들의 기분을 참 지랄맞게도 만드는구나 싶었습니다. 때리고 맞고 욕하고 분통터지고. 그 누구 하나도 즐거운 기억은 아닐테지요.

오늘 하루 참 지랄맞다 했겠지요.

(아! 그래도 폭력을 먼저 행사한 경찰들, 알몸수색을 자행한 경찰들은 정말 미워요. )

 

2.

저녁에 뉴스를 보며 참담하게 포크레인에 뭉개져 내려가는 대추분교를 봐야만 했어요.

할 말이 없었어요. 참담함과 슬픔만.....

 

갯벌을 매우고 직접 농지를 만들고 피땀흘리며 고생고생하여 자식들 교육을 위해 직접

돈을 내고 직접 지어올린 대추분교. 대추리. 황새울의 역사가 그대로 묻어있는 그 곳.

600여 일이 넘게 매일매일 저녁 운동장 한 곳을 밝히던 촛불의 흔적이 남아있는 그 곳.

 

평화캠프의 비폭력트레이닝의 추억이. 시원한 여름밤 신나게 사물을 치며 발에 상처내고 땀이 나도 신난다고 웃고 뛰놀던 그 곳.

갑자기 몰려든 국방부 직원들과 대치하며 긴박하게 비폭력트레이닝을 고민하고 실천했던 그 곳이 이젠.. 정말 기억속에서만.. 사진 속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게 슬퍼졌어요.

 

이 신문 저신문 이뉴스 저뉴스 앞다투어 반미단체들의 악랄한 선동이라며 모든걸 매도해 나갈 때 비통함과 억울함만이 들었어요.

 

3.

15개월 정도를 감옥에 제발로 걸어들어가 살아가는 병역거부자들의 마음을 1/200만큼

이해하게 되었어요. ^^;;;;;;;;; 그래서 많이 미안했고. 마음이 아팠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많이 외로웠구나. 많이 힘들었구나. 많이 그리웠구나.

(이틀 갔다오고 정말 쌩쑈를 하죠? ㅋ그래도 정말 쪼금 알겠어요ㅋ)

 

때론 엄살부린다 매몰차게 몰아부쳤고. 때론 귀찮다고 답장하지 않았고.

때론 잊고 살았는데... 미안합니다.

 

4.

그냥 언젠가 한번쯤은 있을 수 있는 일이 일어난 것뿐이라고.

각오하고 갔는데 각오한대로 된 것 뿐이라고.

이제 더 두려움없이 언제나 묵묵히 현장에 있는 사람이 될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고 이제 정말 제대로 열심히.. 해보아야죠. ^^

몸과 마음이 많이 다친 친구들과, 여러 분들이 빨리 추스리고....

언젠가.. 정말 황새울 들녘에서 다시 한 번 모여 손잡고 웃으며

농사지을 수 있는 그 날만을 그리고 또 그려보렵니다.

 

이제 정말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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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고 또 버리기

 

0.

많이 버렸다고 믿고 있었다. 내 인생엔 해도 해도 절대 안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그래서 항상 버리고 또 버려야 한다고 다짐했었다. 잘돼도 그만 안돼도 그만.

너무 많이 기뻐하지도 너무 많이 슬퍼하지도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런데 아직은 아닌가보다. 아직도 버려야 하는게 너무 많은가보다. 내가 어린가보다.

 

1.

미국에 가는 일정이 취소되었다. 설마 미국에 못가서 슬플리가 있나? 아니다. 상관없다.

오히려 이것저것 쫓기는 일들이 있었는데 마음은 더 느긋해지고 좋다. 근데 가고싶었다.

활동의 기회였고, 하루하루 견디어내는 이 곳에서의 생활에서 도망치고 싶었다.

 

자꾸 눈물이 난다. 내가 미국에 가지 못하는게 나때문이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황당해서 자꾸 눈물이 났다. 원망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는데 자꾸 원망스럽다.

사람이 살면서 존재 자체가 누군가의 인생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 얼마나 비참한 일일까?

누군가때문에 무언가를 못하게 된다면 너무 억울하고 슬픈 일인데 왜 나에겐 자꾸 생길까?

 

2.

아직 내 인생에 욕심이 남아있었나보다. 묵묵히 행운도 불행도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번 생애에는 기쁨보단 슬픔이 많으니 억울해하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아직은 안되나보다. 재수 더럽게 없는 년. 복도 지질이 없는 년. 되는 일이 하나도 없구나.

도망치려 해도 도망칠 수 없는 질기고 더러운 내 운명이 자꾸 억울하기만 하다.

 

착한 사람이 될 생각도 없다. 좋은 사람이 될 생각도 없다. 행복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내 인생은 정말 지랄맞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아~ 정말 개같은 세상이다. 개같은 내 인생.

결국 또 이렇게 하루하루를 견디게 만들고야 마는구나.

마음 속에 자꾸 미움만, 분노만 만들어가고야 마는구나.

 

그래. 버릴게 더 이상 없을 때까지 갈기갈기 나를 찢어봐라. 견디고 또 견딜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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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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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걸려오는 전화가 있다. 그 전화는 꼭 정말 우울한 날 걸려온다.

어디선가 항상 나를 지켜보는 것마냥..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은 날 전화가 온다.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와 반가운 인사에 나의 우울함은 항상 날아가버리곤 한다.

 

오늘 하루도... 암담했다. 계속 이어지는 짜증과 우울함이 갑자기 끊어질리 만무하고.

머리스타일을 확~ 바꾸며 기분전환을 조금 하였지만 역시 아직 세상 앞에 난 무기력했다.

이불뒤집어쓰고 겨우 잠이 들었는데 전화가 왔다. 사실 잠이 깨버려서 살짝 짜증도 나지만.

어쨌든 반가운 그의 목소리에 조그마한 위안을 받는다.

 

 

1.

친구가 힘들어한다. 내가 겪었던 것처럼.. 쉴 곳을 잃어버렸다.

쉴 곳을 잃고 밖에서 헤매이고  그래서 되는 일도 없다. 꼬이고 실수하고 좌절하고.

작년의 내가 생각나서 견딜 수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게 마음이 너무 아프다.

옆에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그 어려움과 고통에서 혼자 감당해내야할 고립감과 암담함이

자꾸 눈앞에 그려져 안쓰럽고 미안하고 불안하다.

 

갈등은 심해지고 편히 쉴 곳도 없어지고 활동도 즐거울리 만무하고 뒤쳐지는 기분과

사람들의 웃음이 더 외롭고 쓸쓸하게 다가올 그 친구의 허한 마음에 내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오히려 지나고 나면 부질없고 허무한 그깟 사랑따위에 마음아파하는 나를 안쓰러워하는

그 친구를 보며 내 자신에게 자꾸 화가 난다. 그깟 사랑따위... 마음만 좀 독하게 먹으면

그만인 것을... 그따위 감정에 힘들어하고 눈물짓고 위로받는 내 자신이 미워진다.

 

 

2.

하지만 오늘은 그의 반가운 전화에 다시 기분좋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언젠가.. 또 울음이 터져나올 것 같은 날 그 사람이 또 날 웃게 해주겠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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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아프다고 해

몇일동안 계속 기분이 영~ 안좋다. 안좋다기보다는 하루하루 견디어 내는 기분이다.

오늘은 자꾸 터져나온다. 짜증이.. 눈물이.. 왜 아픈데 아프다 말하지 못할까?

 

아무렇지 않은척, 쿨한 척 할래다가 완전 제대로 뭉개지고 있다. -_-;;;;;

몇 일 전 오랜시간 묵은 숙제를 끝냈다. 내 자신을 갉아먹을대로 갉아먹어버린 숙제.

그래서 너무 많이 아플 수밖에 없는데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다.

아니 아무렇지도 않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동안은 열심히 술을 마셨고. 한동안은 열심히 담배를 피웠다. 그렇게 하면 잊혀질까 싶어..

아무리 아무리 해보아도.. 시간이 지금은 아파야만 한단다.

아무리 아무리 해보아도.. 떠나간 사람, 떠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단다.

그래서 다 집어치웠다. 술도 담배도....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웃을 기운도, 울 기운도, 버틸 힘도 없는데...

망할 놈의 국가는 계속 오늘내일 오늘내일 어이없게 또 용역들을 끌고 들어온댄다.

아~ 정말 귀찮고 무섭고 짜증나고 환장하겠다. 벼락맞을 국가 네놈 ㅠ.ㅠ

내 모든건 비폭력으로 할테니 넌 한 대만 때리면 안될까?

정말 이런 상식도 예의도 누꼽만큼도 없는 놈. 너만은 좀 대리면 안되겠니.... 으아아악~

 

 

잘 견디고 있었는데.. 에휴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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