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하여


from 다락방 2010/10/19 20:52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안거든 그에게 온몸을 내맡기라.

비록 그 날개 속에 숨은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할 때는 그 말을 신뢰하라.

비록 북풍이 정원을 폐허로 만들 듯 사랑의 목소리가 그대의 꿈을 뒤흔들어 놓을지라도.

사랑은 그대에게 영광의 관을 씌워 주지만, 또한 그대를 십자가에 못박기도 하는 것이기에.

사랑은 그대를 성장하게 하지만, 또 한 그대를 꺾어 버리기도 하는 것이기에.

사랑은 그대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햇빛에 떨고 있는 가장 연한 가지를 어루만져 주지만,

또한 그대의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대지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흔들어대기도 하는 것이기에.

사랑은 마치 곡식 단을 거두듯 그대를 자기에게로 거두어들인다.

사랑은 그대를 타작해 알몸으로 만들고,

사랑은 그대를 키질해 껍질을 털어 버린다.

또한 사랑은 그대를 갈아 흰 가루를 만들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그대를 반죽한다.

그런 다음 신의 성스런 향연을 위한 신성한 빵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성스런 불꽃 위에 그대를 올려 놓는다.

사랑은 이 모든 일을 그대에게 행해 그대로 하여금 가슴의 비밀을 깨닫게 하며,
그 깨달음으로 그대는 큰생명의 가슴의 한 부분이 되리라.

그러나 그대 만일 두려움 속에서 사랑의 평화, 사랑의 쾌락을 찾으려 한다면

차라리 그대의 알몸을 가리고 사랑의 타작 마당을 걸어나가는 것이 좋으리라.

계절도 없는 세상 밖으로, 웃어도 진정으로 웃을 수 없고 울어도 전정으로 울 수 없는 그런 곳으로.

사랑은 그 자신밖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으며, 그 자신밖에는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 것.

사랑은 소유하지도, 누구의 소유가 되지도 않는 것.

사랑은 다만 사랑만으로 충분한 것.

사랑할 때 그대는 이렇게 말해선 안 되리라. ‘신이 내 가슴속에 있다’ 그보다 이렇게 말해야 하리라.‘나는
신의 가슴속에 있다.’

또한 결코 생각하지 말라. 그대가 사랑의 길을 지시할 수 있다고, 그대가 가치 있음을 발견하면 사랑이
그대의 길을 지시할 것이므로,

사랑은 그 스스로를 충족시키는 것 외에는 다른 욕망은 알지도 못하는 것.

그러나 그대 만일 사랑하면서도 또 다른 욕망들을 갖지 않을 수 없거든,
이것이 그대의 욕망이 되게 하라.

서로 하나가 되어 흘러가면 밤을 향해 노래 부르는 시냇물처럼 되기를.

지나친 다정함의 고통을 알게 되기를.

사랑을 이해함으로써 그것에 상처받기를.

그리하여 기꺼이, 즐겁게 피흘리게 되기를.

날개 달린 가슴으로 새벽에 일어나 또 하루 사랑의 날을 보내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되기를.

정오에는 쉬면서 사랑의 환희에 대해 명상하게 되기를.

저물녘엔 감사하는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게 되기를.

그런 다음 사랑하는 이를 위해 가슴속으로 기도하며 입술로는 찬미의 노래를 부르면서
잠들게 되기를.


-Kahlil Gib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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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0:52 2010/10/19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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