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하여


from 다락방 2010/10/19 20:55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히 함께 하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버릴 때에도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그렇다,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도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그러나 함께 있되 거리를 두라.

그래서 하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게 하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그보다 그대들 혼과 혼의 두 언덕 사이에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 두라.

서로의 잔을 채워 주되 한쪽의 잔만을 마시지 말라.

서로의 빵을 주되 한 쪽의 빵만을 먹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서로는 혼자 있게 하라.

마치 현악기의 줄들이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줄은 서로 혼자이듯이.


서로 가슴을 주라. 그러나 서로의 가슴속에 묶어 두지는 말라.

오직 큰생명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 할 수 있으니.


함께 서 있으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으니.

-Kahlil Gib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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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9 20:55 2010/10/19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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