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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의 상상력

뜬금없이 떠오르는 추석풍경 하나.

오랜만에 만난 큰고모가 뜬금없이 나이를 물어보더니

그럼 이제 슬슬 선자리를 알아봐야겠다는 말을 해서

아주아주 오랜만에 나를 기함시켰다 ㅎㅎ

 

다행히(?) 옆에 있던 작은고모가

"벌써 손주까지 있는 언니때랑 요즘애들이랑 다르다

그런 소리하면 벌써 노망났다고 한다."라고

나의 편을 들어줘서 그냥 슬그머니 넘어가긴 했지만

 

오늘또 생각하니 웃음과 더불어 씁쓸함이 묻어난다

글쎄...큰고모가 내나이땐 벌써 애를 둘이나 낳았다고 하니

고모입장에서야 결혼할 나이로 보일수도 있지만....

아직 대학졸업도 안한 나로서는 씁쓸하다

 

대학졸업여부를 떠나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도

맘에 들지 않는데, 그보다 더 마음에 들지 않는건 고모가 나에게

뭐하면서 니 밥벌이 할래? 라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불과 40년차이인데 차근차근 앞으로 할 일을 선택하고

자유롭게 스스로를 위해 사는  삶은 더욱이

그 주체가 여성이 되는 경우는 고모입장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듯 하다

 

글쎄...뭐 딱히 결혼을 할 것인지 말 것인지

아직 그렇게 제도적으로 닥치는 여러가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묶이고 싶은 사람이 없으니

그건 이렇다 저렇다 단언할 수 없는 문제이긴 하지만

 

어째 기분이 찝찝한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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