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HY백송B 폰트만이 혁명적 감수성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인가!

검은 바탕에 빨간색 HY백송B 폰트 혹은 그 아류들로 단체의 로고를 만들어야만

'혁명적'인 감수성을 담아낼 수 있는 것인가!

 

관성인가?

아니면 이 느낌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의 혁명성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가?

 

전자라면,

하물며 소개팅을 한 번 해도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고민하기 마련인데.

심지어 단체의 첫인상이자 지속될 이미지인 로고를 아무 생각 없이 만드는 건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후자라면,

이건 더 심각하다.

빨간색 HY백송B  폰트로부터 향수와 끌림을 느끼는 사람들만을 바라보고 '혁명적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새롭게 투쟁에 나서는 사람들, 새로운 주체들에 전혀 주목하지 않겠다는 것이거나

새롭게 투쟁에 나서는 사람들도 혁명적 정치를 접하면서 '빨간색 HY백송B 폰트 감수성'을 획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테니까. 

 

이는 깔끔함의 정도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깔끔하게 디자인 된 정치단체 홈페이지가 오히려 그 특유의 의사소통의 폐쇄성을 드러내며 숨막히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반면에  뭐 이렇게 난잡한가 싶은 디자인이 오히려 그 특유의 기발함과 창발성과 결부될 때가 있다.

(가장 안타까운건 깔끔하게 디자인 된 홈페이지를 만드려고 했으나 능력 부족으로 난잡한 디자인이 되는 경우인 듯.) 

 

 

미적 감수성은 분명 정치적 지향과 결부된다고 생각한다.

 

우석훈은 청계천 광장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도시인들의 반생태적 감수성에 대해 말한 것 같고,

빌헬름 라이히는 한 곳을 바라보며 같은 제복 입고 발맞춰 행군하는 군인들의 행렬에 희열을 느끼는 군중들의 파시즘적 감수성을 말한 것 같고.

 

 
그래서 난
그래서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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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3 20:00 2011/07/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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