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문제, 퉤퉤퉷 하지 말자

군대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물론 누군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어떤 사고가 있을 때마다 얘기됐던 내용이긴하다.

특히 올해에는 가혹행위와 악폐습뿐만 아니라 횡령이나 비리행위에 대한 보도도 자주 나왔던 것 같다.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만큼 미워하게 만든다는 건...  책임을 떠나 참 마음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믿기 힘든' 일들을 일상적으로 겪는 그들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복수하겠다고 마음 먹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다.

실제로 베트남 침공 당시 미군 병사들이 장교를 사살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여 큰 문제였다고 한다. 시체를 수습해보니 총탄이 뒤에서 날아와 박혀있는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자기 부대를 폭파시키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가 남한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여 군인 사이에 계급을 떠나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을 추진한 고위 장교는 더이상 진급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었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름의 제도적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오히려 병사들이 내려오는 지침들을 거부할 정도로 지침 자체는 상당히 변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를 들어 청소나 정리정돈 등 생활관 업무를 계급에 관계 없이 똑같이 배분해서 하라는 지침이 내려온지 한참이 지났지만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 부대는 없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남한 좌파의 군에 대한 관심은 그리 크지 않은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전쟁과 폭력의 중심으로서 해체되어야 하는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혁명의 성공과 방어를 위해 조직하고 재구성해야 할 곳이고, 누군가에게는 '합리적'으로 유지되어야 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보이는 여러 차이를 떠나,

구체적인 정책이나 요구는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것 같다. 내가 아는 건 군대 내 동성애 금지와 처벌에 대한  반대나 군복무기간 연장 반대 입장 발표 정도....

 

군대는 사라져야 할 곳이니까 합리적으로 변형해야할 대상이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어차피 혁명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한 안 되는 영역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다.

 

분명한 건 특히 직접 군복무를 한 활동가들의 경우에도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문제제기 하거나 문제의식을 이어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더라도 군대 어딜가나 '믿기 힘든' 상황을 많이 경험하게 되는데, 

다른 제대자들이 그런 것처럼  "다 끝난 일인데 뭘 신경 쓰냐"는 태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병사들 사이의 악폐습은 스스로 문화를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조건이 마련이 되지 않으면 근절하는 것이 요원하기에 다르게 접근해야할 일이지만, 

장교들의 비리나 병사에 대한 악폐습은 기무대나 부대장에게 신고하는 것만으로도 꽤 성과를 이룰 수 있다.  

해보니까 그렇더라.

이런 작은 노력 하나하나가 평범한 사람들이 '믿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군대에 대한 요구도 좀 화끈하게 제기해봐야하지 않을까.

 

 

병사 내 계급 폐지

 

장교의 지배 개입 없는 병사평의회 보장

 

병사평의회에 병사관련예산 회계감독권 부여

 

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훈련 및 작업 중지권 보장

 

정치사상의 자유 보장

 

생활공간 수색거부권 보장

 

생활임금 보장

 

...

 

이런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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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9 20:25 2011/07/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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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모르지만 군인권센터라는 단체가 있어요 http://mhrk.org/

    • 네, 이 단체 여러모로 열심히 하는 듯...
      군에 있을 때 이 단체 욕하는 걸 참 많이 들었답니다.
      사실도 모르면서 '인권' 위한다고 설친다...
      시민단체가 다 그런 거 알지 않냐... 이딴 식.

    • 그그렇군요 멋지다 생긴지 얼마 안 된 거 같은데 발족할 때 메일 받았던 기억이 나거등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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