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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20 -- 깻잎 한단....

오후에 일때문에 시청 근처를 지나는데 차가 엄청나게 밀려 있다.

대충 보아하니 집회때문에 밀리는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 앞에서 만장이

등장하고 귀에 익은 민중가요가 들린다.

 

이미 앞에 있던 몇몇 차들은 반대 차선으로 차를 돌리고 있었지만 돌릴까 말까

망설이다 그냥 기다려 보자는 심산으로 묵묵히 시위대를 바라다 보았다.

 

한미 FTA 중단을 촉구하는 플랭카드와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농민들이 보인다.

이 더운날 멀리서 오셨구나 싶은 마음에 시원한 차안에 앉아 있기가 죄송한

마음이 든다.

 

잠시후 경찰이 한 쪽 차선을 내주어 시위대 바로 옆으로 차를 몰고 가는데

바로 앞에서 농민분이 차량 운전자에게 무얼 주는게 보인다.

전단지 인가 싶어 받아보았는데 뜻밖에도 깻잎 한단이다.

차라리 전단지 였으면 그냥 받고 말았을 것을 자식같이 키운 농작물을 받아보니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깻잎 한단에 보통 깻잎이 20장 정도가 한 묶음인데 이걸 따려면 30번 이상은

허리를 숙이고 깻잎파리를 따야하고 그중에서 보기 좋은 녀석들만 차곡차곡 챙겨

묶어야 한다.

 

따기만 하면 다인가?

씨뿌리고 거름주고 농약치고 물도 주어야 할 것이다.

 

그런 진짜 땀 흘린 노동의 결실을 받자니 미안한 마음에 저절로

"고맙습니다. 수고하세요" 라는 말이 나왔지만

지금 농민의 비통한 마음에 위로 한마디 안 될 성 싶다.

 

저녁에 집에 와서 깻잎을 곱게 씻어 집에서 키우는 상추와 더불어

맨밥에도 싸 먹어보고 김치만 올리고도 싸먹어 보고 다른 반찬에도 싸먹어 보았다.

 

상추와 어울린 그 시큼하면서도 나름의 향을 가진  깻잎의 맛..

밥 한공기가 뚝딱 비워진다.

 

깻잎의 농민님...감사합니다.

그리고 제발 땅을 사랑하는 정치인이 정치하는 날이 어서 오기를 바래봅니다.

또 FTA 꼭 막아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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