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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란 책을 샀다. '이제 '노암 촘스키'는 하나의 상품이 됐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제목에 이름을 집어넣다니..) 내가 관심 갖던 권력관계에 대한 촘스키 특유의 방대한 자료와 날카로운 지적을 기대하고 주문했던 책이다..

일단 활자가 너무 커서 실망을 했고.. (보통 활자가 큰 책들은 내용이 빈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인터뷰 내용을 서적화한 책이라.. 형식만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여튼...

첫 챕터의 "민주주의는 어떻게 몰락하는가?"에서 미국의 백인종들이 어떻게 미국 권력관계를 구축해갔으며 어떻게 지키고 있는가에 대한 여러 얘기들을 하고 있다. 경악할 노릇은 미국 4대 대통령인 메이슨 정부의 목표가 "다수로부터 소수의 부자를 보호"하려는 태도와 메이슨의 측근이었던 존 제이가 즐겨썼던 "나라를 소유한 사람들이 나라를 다스려야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기득권을 사수하지 않는 사회/정치 권력은 이미 '권력'으로서 책임을 잃은거나 마찬자기겠지만 너무나 노골적이고 당당한, 뻔뻔한 이들의 자기 권력의 타당성을 주장하는 모습을 목도할 때 지금의 부시가 뿌리가 있는 존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의 주 내용은 세상의 권력의 중심은 미국에 있고 미국 권력의 중심은 기업에 있다는 내용이다. 산업사회 등장 이후 금력의 지배는 그 세력을 여러 영역에서 확장했고 현재 신자유주의의 포장아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최근에 내가 주목하는 극적인 예는 '이익profit'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제는 이익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일자리job'만이 존재합니다."

이제 기업의 시대다. 금력이 정치력을 조정하고 사회를 통제한다. 과거에 이념이라던가 신념, 도덕적 가치들, 인간성... 이런 것들은 이제 경제적인 자대로 모든 것이 재해석된다. 노골적이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럭키펀치라도 날리고 싶지만 이들의 강점, 특징은 실체가 모호하다는거다. 가령 전 스타타워의 소유주였던 론스타의 실체를 알 길이 없듯이...


눈에 띄는 다른 내용은 바시사이먼(인터뷰 주체자)이 물었던 좌익, 우익의 구분에 대한 질문을 했을 때 촘스키의 대답이었다.

"나는 좌익, 우익 이런 개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좌익에는 레닌주의자도 포함되지만, 내 생각에 레닌주의자는 많은 점에서 극우에 가깝습니다... 레닌주의는 좌익의 가치관과 전혀 관계없습니다. 오히려 좌익의 가치관과도 완전히 상반됍니다.... 하지만 정치활동을 전혀 하지 않는 보수적인 캠퍼스에서도 성, 인종, 피부색 등 민감한 문제에 관련된 발언들을 아주 세심하게 분석해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럼 그들은 좌익입니까, 우익입니까? 나는 모르겠습니다."

내가 요즘 생각하는 좌,우의 정체성, 차별성이 무의미하다는 결론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냉전시대나 경제적인 이해관계로.. 어쨌든 좌, 우로 서야했던(뭉쳐야 했던? or 강요받았던) 시대에는 좌, 우가 나뉜다. 하지만 현재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고 CASE BY CASE로 좌, 우로 의견을 달리하는 상황에서 좌, 우 (두가지 색 밖에 표현 못 하는) 리트머스를 들이데는 건 무식한 접근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유, 실존, 낭만주의자를 지향하는 나에겐 권력 자체가 잔인한 폭력이다. 촘스키와 같은 무기가 없는 내겐 이 싸움이 벅차기만 하다...

여하튼... 촘스키의 우수한 지성과 지력에 또 한번 감탄하며 촘스키를 위해서도 이런 책을 읽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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