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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경향신문] ‘삼성반도체 백혈병’ 연상시키는 풍자극

가칭) 노동자혁명당(추)의 회원인 최철 동지가 작/연출한 연극 '반도체 소녀'를 리뷰한 기사를 옮겼다.

 

[리뷰 - 경향신문]

‘삼성반도체 백혈병’ 연상시키는 풍자극

 

연극 ‘반도체소녀’

2011년 이 땅의 노동현실을 아프면서도 해학적으로 표현한 무대다. 지난 23일 대학로 선돌극장에서 막 올린 연극 <반도체소녀>(작·연출 최철)(사진)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이숙영씨 등의 실화를 모티브로 열악한 노동환경과 비정규직 문제까지 들여다본 사회성 짙은 작품이다. 쌍용자동차 파업, 재능교육 노사분규가 등장하고, 대학 등록금 문제 등도 짚었다.

 

무대는 시종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마치 거울 너머 공간처럼 마주보고 있는 한쪽의 검은 방은 병실, 거리, 술집 등으로 변주되고 다른 한쪽인 흰 방은 정민·세운 남매와 정민의 약혼자인 동용이 사는 집이다. 연극은 이 두 공간에서 시간을 달리해 일어나는 일들을 번갈아 교차시키며 보여준다.

 

‘밤성반도체’에 다니다 백혈병에 걸린 반도체소녀 즉, 반소(김찬미)가 사망하자 반소를 간호해온 호스피스 간호사 정민(박해영)은 마음이 착잡하다. 정민은 자동차조립공장에 다니는 비정규직 동용(문호진)과 동거해 임신한 상태로, 반소의 영혼과 종종 대화를 나눈다. 함께 사는 남동생 세운(서민균)은 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애쓰고, 세운의 여자친구 혜영(한다현)은 학습지 선생으로 일하다 해고된 후 거리에서 1인시위를 계속한다. 세운과 혜영은 가치관이 달라 심각한 갈등을 빚는다.

 

거울을 보듯 방진복 차림의 반소와 마주보며 면접시험을 준비하는 세운의 모습, 그리고 백혈병으로 죽은 반소와 과로에 의한 급성 심장병으로 사망하게 되는 동용이 마주보며 “살아서 존중받고 싶고, 행복하고 싶었다”고 주고받는 장면이 가슴을 할퀴며 오랜 잔상을 남긴다.

 

앞선 장면에서 세운은 “효율적인 기업경쟁력 극대화와 생산비용 절감, 생산 기간 단축을 통해 이룰 수 있는 생산성 증대가 가장 필요하다” 등 대기업이 원하는 답변을 준비한다. 맞은편 방진복 차림의 반소의 모습은 바로 그 결과가 노동자의 죽음임을 암묵적으로 보여준다.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는 근로복지공단의 주장과 죽은 반소의 증언도 초반부 선명히 대비시킨다.

 

무겁고 진지한 내용을 다루지만, 정색하며 들이대지만은 않은 것도 이 작품의 미덕이다. 해학과 유머 코드를 배합함으로써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택배직원, 의사, 근로복지공단 직원, 교회 장로, 도둑 등 1인 다역을 맡아 쉼없이 웃음을 유발하는 멀티배우 오주환의 활약이 돋보였다.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김호철의 ‘다시는 아프지 말자’ ‘선택’ 등 노동가요가 극의 실감과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다. 7월17일까지1544-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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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문화창작집단 '날'의 클럽  http://club.cyworld.com/munhwa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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