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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5/28
    인간사 혹은 인간에 대한 실험과 통계에 관하여
    야옹이

인간사 혹은 인간에 대한 실험과 통계에 관하여

경험주의의 문제점은 사건 사이의 관계를 절대화하는 것에 있다. 법칙이 우리의 인식 저편에 있다면 결국 경험하는 것이 우리에게 전부이며, 사건들의 관계가 전부가 된다. 이러한 경험주의적 실재론의 가장 수준있는 논리는 논리실증주의이다. 뉴턴은 사람들이 중력의 원인에 대해 묻자, "자연철학은 오직 검증 가능하고 실험 가능한 것만을 다룬다"라고 답변하였다. 이후로 과학과 비과학을 나누는 기준으로 검증 가능성과 실험 가능성이라는 기준은 오랜 기간 동안 인정되어온 바이다. 

로이 바스카의 이야기를 잠시 따라가 보자. 위의 조건은 포퍼의 말처럼, 자연과학에는 적당할 수 있지만 인간사를 다루는 사회과학에는 적당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다. 인간사를 조건을 갖추고 실험하는  것도 불가능하거니와 검증한다는 것도 쉽지 않다. 포퍼는 과학과 비과학의 기준을 '스스로의 이론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는 조건'을 명시적으로 밝힐 수 있는가라는 도덕적 문제와 이 조건으로부터 시작되는 반증 가능성이라 하였다.  하지만 이 또한 문제가 있다. 모든 과학은 예외들의 바다에 빠져 있다는 점에서 반증가능성이 기준이 되지 못한다.  라카토스와 쿤의 말처럼 과학의 변화는 폐기와 생성이 아니라 여러 이론들 사이의 대체과정이며, 대부분의 반증은 이론의 폐기가 아니라  이론의 정교화에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실험 과학은 이러한 점에서 '결정적'인 것을 만들 수는 없다. 뉴턴은 스스로 고안한 프리즘 실험이 빛이 단일백색광이 아니라 혼합광임을 증명했고, 이것을 결정적 실험이라 불렀지만, 이것이 인정된 것은 광학에 관한 수학적 물리적 법칙이 정교화되고 체계화된 이후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실험, 혹은 현실에서의 경험을 통한 확실이란 기껏해야 불완전한 경험에 기초해 있을 뿐이며, 그 진실성을 언제나 제한적이다. 문제는 그 제한적 범위까지도 밝히는 것이다.

특이 실험이 사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이 제한성은 더욱 커져, 어디까지가 실재에 근접한 데이타인지조차 확인 불가능하다. 기껏해야 할 수 있는 일은 실험 참가자 수를 늘려 추세를 어렴풋이 보는 정도이다. 여기서 각종 통계 처리 기법들이 동원된다.

 

이번 졸업 프로젝트에서 나는 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FPD 휘도와 눈의 피로도를 조사하였는데, 추세선은 얻을 수 있었으나, 실험 조건이 엄격히 제한될 수 없고, 참가자들의 눈의 상태가 '초기화'  불가능하였고, FPD까지의 거리, FPD를 통한 영상의 적당함을 보장할 수 없으며, 참가자들이 어느정도의 적극성을 발휘했는가 역시 알 길이 없다. 따라서 남은 일은 이 추세선을 가지고 내가 이미 추측한 내용의 근거로 활용하는 기법만이 남았을 뿐인데, 이렇게 해보니 결과는 꽤 그럴사하다.

 

우리는 대부분의 통계 수치를, 특히 여론 조사, 혹은 인간을 대상으로 한 통계들에 있어서는 그 제한성을 '명확히' 인지하고 볼 수 있어야 한다. 포퍼의 말 중 "스스로의 조건"에 대해 투명하고 도덕적이어야 한다는 것은 받아 들일 만 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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