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공원 공사를 즉각 중단하라

2009/10/26 16:42

언론재개발님의 [남아공에서 벌어진 '용산학살'] 에 관련된 글.

 

명명권(命名權) 양도와 ‘미야시타 나이키 공원’ 개조공사의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서

2009년 8월 27일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나이키 저팬과 시부야 구청장은 ‘미야시타 나이키 공원’으로 이름을 바꿀 수 있는 명명권의 판매각서에 서명했다. 그리고 얼마 후인 9월 1일, 시부야 구정소식지를 통해 이 최종계획안이 발표되었다. 아직 세부적인 부분까지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미야시타 공원의 개조공사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2010년 4월까지 공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한다. 이 공동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와 같은 작업이 당장 중단되기를 촉구한다.

1. 미야시타 공원을 나이키 공원으로 바꾸려는 계획은 공공의 재산으로서 공원이 갖는 가치에 대한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미야시타 공원 개조계획을 살펴보면 유료로 운영되는 스케이트보드와 암벽등반 시설이 설치되고, 이름을 미야시타 나이키 공원으로 변경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나이키사는 공원의 대부분을 장악하게 되는데, 현재 미니축구장이 있는 부분은 나이키사의 홍보를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사실상 이 공원은 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는데 관심 있는 나이키사의 잠재고객들에게만 열린 공간이 될 것이다.

공공장소로서 이 공원이 지금까지 가졌던 특징, 즉 남녀노소가 함께 휴식을 즐기며 다양한 활동을 하는 가운데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그대신, 한 대기업이 마음대로 관리하는 영역이 되어 상업적 이익을 위해 사용될 것이다.

2. 민주주의에 따른 절차는 무시되었다.

미야시타 공원 개조계획은 명명권의 양도와 공원의 실제적인 인테리어를 개조하는 범위를 훨씬 벗어난 것이다.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시부야 구는 작년 내내 공원 개조계획과 관련한 어떠한 기본적인 사항도 대중에게 발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대중들의 질문을 묵살하고, 답변 제출을 거부했던 것이다. 그러다 갑자기 시부야 구의회에도 이런 계획을 제출하지 않고 공청회나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수직적으로 명령이 하달된 것이다. 더욱이, 이 공원의 개조계획과 관련해 공개입찰을 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시부야 구청은 나이키 저팬 이외의 다른 대기업이 입찰 대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정보공개를 거부하고 함구하고 있다.

3. 미야시타 공원에 거주하는 노숙인들이 강제퇴거된다.

현재 이 공원 안에 거주하는 30명의 노숙인들은 개조공사 때문에 강제퇴거될 위험에 처해 있다. 이들이 따로 갈 곳은 아무데도 없는 상황인데도 말이다. 나이키 저팬이나 시부야 구청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도 않고 있으며, 문제해결을 위한 계획도 발표하지 않았다.

세계경제위기에 따른 여파로 일본 경제는 작년 이후 충격이 컸다. 집을 잃고 떠도는 사람들과 실업자의 수가 늘고 있으며, 비정부기구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를 찾는 사람들의 숫자는 도쿄에서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 정부에서 이와 같은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결여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부야 구청이 나서서 무료급식 활동을 차단시키고 있으며, 공영 주차장에서 숙식해온 40명의 노숙인들을 10월말까지 강제퇴거 조치한다고 한다. 미야시타 공원과 같은 공유지는 이렇게 오갈 곳이 없는 사람들과 사회경제체제로부터 배제되어온 빈민들이 일시적으로 머무르는 장소로 기능해왔다. 이런 공원에서 노숙인들을 쫓아내는 것은 목숨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며, 직장이나 거주지를 잃을 수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역시 똑같은 실제적인 위협이 된다.

4. 나이키 공원을 지으려는 계획은 잘못된 세계화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나이키 저팬은 공원개조 계획이 가져올 사회적 충격과 지역사회에 대한 변화 그리고 그것의 윤리적 의미에 대해 완전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자유로운 장소였던 미야시타 공원이 자사 제품 판매장소로 뒤바뀌게 되는 것인데도 말이다. 그리고 이 계획은 탈규제의 분위기에 편승해 적합한 절차는 무시한 채 진행되고 있음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구의회에서 공청회를 개최해야 하고, 정보공개가 진행되어야 하는데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강제철거로 노숙인들을 쫓아내는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미야시타 공원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 전역에서 우리는 공간이 시장 근본주의에 포섭되고 있음을 목격한다. 인간과 사물은 시장에 빨려들어가 상품이 되고 있다. 우리는 극소수 초국적기업들이 전 사회를 재편해 이와 같은 가진자들의 세계화를 앞당가는 것에 결연히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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