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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노래2_mmh09_1986_theday_b01.mp3 (3.06 MB) 다운받기]
“초밥 여사님 손가락이 짤렸어요. 검수장에서119 기다리고 있어요. 가보셔야 할 거 같아요”
“… 예? 알겠습니다”
갑작스런 전화를 끊고는 당황하여 달려가며 응급조치법을 떠올렸습니다. 잘려 나간 신체부위는 반드시 찾아 오염되지 않고 얼음이 직접 닿지 않게.. 잘려진 곳은 압박하여 지혈을.. 응급실로 빨리가야… 누굴까?
평소 조용조용 차분하셨던 ㅁ 아주머니께서는 잘린 손가락을 움켜잡고 비명만 지르고 있었고 동료분이 일회용 비닐장갑에 쌓인 잘린 손가락을 롤백에 얼음을 담아 감싼뒤 두손에 쥐고는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접합전문) 마이크로 병원으로 가주세요. 조금만 참으면 붙일 수 있을꺼예요. 어티기 된거예요?”
“아악…. 기계.. 초밥기계.. 급하게 만들다… 아아악..”
구급차 안에서 잘린 왼손4지 손가락은 밥알붙은 잘린 비닐장갑에서 꺼내져 생리식염수로 행구어 거즈로 옮겨졌고 다시 롤백 얼음봉다리 위로 옮겨졌습니다. 응급실에 도착하여 주사를 맞으니 ㅁ아주머니의 비명소리가 조금 잦아졌습니다.
“절단부위가 완전히 으스러졌고 끝마디 접합은 안되고 뼈조각들을 제거하고 봉합해야합니다.”
수술을 기다리던중 회사의K과장이 달려왔습니다. 그는 직원들에게는 평소 악명 높지만 전에딴점포서 같이 일했었다는 이유로 해고되신 전,조직부장님을 종종 연락하고 만나고 있습니다. 해고되신 전,조직부장님이 인근 도시 조그만 마트서 다시 생선을 팔고 계시거든요. (어찌되었건 조합원이 못챙기고 있는 해고자를 악질 비조합원이 챙기고 있습니다.)
“제가 있을 테니 회사로 돌아가세요.”
“어떻게 왔어요? 지금 제가 보호자로 되어있고 함께 있어야해요. 회사가봤자 특별한 할일도 없어요.”
“회사로 돌아가세요. 여기는 제가 있겠습니다.”
“…”
다른 부서 관리자가 오자마자 저보고 가란 소릴 꺼내는 걸 봐선 점장이 뭔가를 숨기고 싶은게있어 보낸게 틀림없었습니다. 수술이 잘 끝나고 입원실로 옮기고 한참 지나서 남편분께서 오시고 저는 연락처를 적어드리고 버스타고 회사로 돌아왔습니다. 사고난 옆 코너서 일하고 있는 전,인사과장한테 혹시나 사고현장을 치울까봐 구급차 안에서 전화를 해놨었죠.
“못찾은 절단부위가 있을 수 있으니 현장을 그대로 보존해 달라고 전해주세요”
“예..”
그러나 사고현장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말끔히 청소되어 있었고 매대에 초밥은 차곡차곡 쌓여있었습니다. 기계를 가만히 뜯어보니 긴급차단 스위치나 정지 센서도 없고 단1cm 공간으로 손가락이 왔다갔다 하다보면 그대로 손가락이 노출된 위험부위에 닿을 수 밖에 없는 등 영락없는 구조적 결함이었고 한마디로 손가락 잡아먹는 기계였습니다. 빡빡한 인원에 오후조가 출근하지 않아 주말 물량을 오후내내 혼자서 부랴부랴 만들게된 까닭이기도 하고요. 보고서를 보내고나니 기다렸다는 듯 점장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도 병원 갔다왔는데 본인 부주의로 다친거지 무슨 기계결함이야? 나도 그기계로 초밥만들어 봤다고.”
“기계가 문제가 있으니 폐기하고 안전성이 검증된 걸로 교체해야 합니다. 최소한 원인이 밝혀질 동안은 사고기계 사용을 중단해야합니다.”
“기계값이 얼만데 자꾸 폐기하라고해? 본인 부주의인걸 가지고.”
왼손4지 끝마디가 없어져버린 ㅁ아주머니는 외상후 스트레스 2차 재해와 사고정황에 대한 분노를 피폐해 지셨고 가족한테는 걱정할까봐 이런저런 말도 못하시고 혼자 끙끙 앓으셨습니다. 회사는 못 믿겠다시며 노조간부인 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얼마전엔 봉합부위가 덧나 재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사고후 회사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고 일주일이 지나 기계제조업체서 왔다갔다는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여전히700원 하는 초밥을 계속해서 만들어 팔고 있고, 사고현장을 목격한 동료 ㅂ,ㄱ 여사님은 머리털이 쭈뼡거리고 속이 울렁거려도 오늘도 700원 하는 초밥을 만들어 매대에 차곡차곡 쌓아놉니다. 초밥들이 유난히 반짝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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