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트롯’ 우승자 송가인에 대하여 -①
-‘오디션프로의‘도전 기회와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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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뉴스 박정례 기자]= 【이 글은 한 연예인을 중심에 놓고 쓴 칼럼입니다. 그동안 정치 쪽 기사와 칼럼을 주로 써온 기자로서는 다소 뜬금없는 분야의 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관심을 가지게 된 연예인은 ‘송가인’이라는 트로트가수입니다. 때마침 불붙기 시작한 트로트장르에서 일어나는 관심과 유행, 대중문화현상에 대한 소회까지를 폭넓게 밝혀보고자 합니다.】

‘미스트롯’ 진 송가인

송가인 씨는 모 방송에서 주최한 제 1회 ‘미스트롯’ 진에 선발 된 가수입니다. 작년 2월28일에 시작하여 10회의 경연이 이어진 끝에 최종 우승자로 결정되어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대중가수죠. 알고 보니 송가인은 하루아침에 반짝 스타가 된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23년이라는 담금질 끝에 쟁취한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 판소리로 예고를 거쳐서 대학에서 전공으로 굳힌 후 젊은 소리꾼으로서 흐트러짐 없는 길을 달렸습니다. 성과는 판소리대회에서 두 차례나 문광부장관상 수상으로 나타났던 것, 이어 소리를 할 수 있는 자리라면 어디든 달려가서 착실히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런데 송가인의 노래인생에 터닝 포인트가 찾아옵니다.

“진도 편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보라!” 고향 어머니로부터 송가인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절더러 가요를 부르라고요?” 국악인 송가인으로서는 외도라 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처음엔 망설이는 마음이 컸나봅니다. 하지만 송가인은 결국 참가를 결정했습니다. 어머니의 권유였으니까요. 어머니는 오래 전에 진도 편 ‘전국노래자랑’ 참가자였던 분, 주황색 저고리 차림으로 ‘진도아리랑’을 맛깔나게 부르던 그때 그 여인이었습니다.

장르가 조금 다르면 어떻습니까. 소리전공자에게 무대를 권하는 일인 것을요. KBS1 방송의 ‘전국노래자랑’이 오랜 시간 동안 전국을 돌고 돌다가 다시 한 번 진도를 찾게 된 판입니다. 전도양양한 딸에게 어머니의 작은 소망은 무엇이었을까요. 송가인의 인사말을 보죠. “안녕하십니까? 젊은 소리꾼 조은심이라고 합니다.” 그날의 최우수상은 판소리버전으로 자신을 ‘젊은 소리꾼’이라 소개한 사람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때 송가인을 눈여겨보던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 트로트가수로 나서보라!”고 권한 심사위원 겸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던 음악인 이었습니다.

오디션프로그램과 예술인

예술인(藝術人)들은 너나없이 각종 오디션프로에 상시적으로 도전라는 사람들입니다. 방법에서만 약간 차이가 있을 뿐이지 가요든, 뮤지컬이든 오페라든 연극과 드라마 또는 영화와 같은 거의 모든 예술분야에서는 오디션을 통하여 크고 작은 역할을 부여받고 실력을 인정받으며 경력을 쌓아가는 길을 걷기 때문입니다. 송가인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국악인에서 트로트 가수로 전환한 이후에 가장 큰 도전은 ‘미스트롯’이 아니었겠습니까? 그로서 8년간의 무명생활을 청산하고 대중음악시장에서 알아주는 가수로 발돋움했으니 말입니다.

오디션프로그램은 케이블TV와 종합편성채널에서 자주 열고 이를 메이저급 방송국에서 따라하는 추세이다 보니 아주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들의 특징은 붐을 이뤘다가는 폐지되고, 폐지됐다가는 또다시 개설되는 일이 반복되는 경향이 심합니다. 시청률이 워낙 나쁘게 끝났거나 다른 아이템의 인기가 길게 지속될 경우에는 더디게 부활하곤 하지요. 그런 가운데서도 케이블방송에서는 유난히 많은 경연프로를 내놨습니다. 그 이유는 제작비 부담이 적으면서도 최소한의 수요와 시청률을 담보해낼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음악전문 채널을 표방한 케이블방송 Mnet을 보죠. Mnet에서는 2009년도 슈퍼스타 K를 시작하면서부터 경연의 왕국을 이뤘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0여 년간 많은 경연프로그램을 내놓습니다. 때마침 K-Pop의 주가가 오르며 수요와 공급이 맞아떨어진 측면이 컸습니다. 또래 아이돌가수들이 세상이 좁다하고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활약하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을 때 입시공부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공부 외에 마땅한 탈출구로 뭐가 있었을까요. “공부하라!”는 소리에 짓눌려 있던 아이들 중에는 기존의 수동성에서 벗어나려는 자의식이 싹텄습니다. 연예인이 되고 싶은 청소년들이 많아진 거지요. 그들은 데뷔의 통로가 필요했습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각종 경연장 뒤에서 자녀를 응원하는 부모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습니다.

송가인의 도전과 선택

높이 나는 새가 더 많이 본다고 하죠. 사회경험이 하나라도 더 많은 사람이 기회를 보는 눈에서도 좀 더 앞서 있었나 봅니다. 송가인 어머니의 촉은 달랐습니다. 딸 송가인이 재능과 끼는 살리되 다양한 기회에 맞닥뜨리길 원한 거죠. ‘전국노래자랑’에 이어 ‘미스트롯’에 참가한 일은 송가인으로서도 좋은 선택이 됐습니다. 도전하는 내내 회를 거듭할수록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수많은 감동과 애틋함을 자아내게 하며 트로트계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했으니까요.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에는 늘 ‘옥의 티’처럼 크고 작은 잡음이 뒤따랐습니다. ‘미스트롯’을 보면서도 눈에 거슬리는 점이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만, 이이돌가수를 선발하는 ‘프로뉴스101시즌3’인 ‘프로듀스48’에서부터는 무리한 진행에 대한 소리가 상당히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공정성문제와 순위조작 논란도 무시 못 합니다. 이런 일은 참가자나 개최 측이나 피아 모두에게 치명적인 독이 되죠. ‘프로듀스X101’에 조작의 흔적을 발견한 팬들은 고발과 시위로 맞섰고, 팬들의 주장은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이일로 해당 PD 2명이 구속됐습니다. 오디션프로그램이 연예인을 지망하는 신인들에게 좋은 기회인 것은 맞지만 유념해야할 문제도 많습니다.

이 밖에 여타의 경연프로그램에서 우승을 하고도 당초 방송국에서 약속하던 것과는 달리 데뷔도 못하거나 존재감 없이 사라지는 경우입니다. 프로가 진행될 때는 방송사 체면과 시청률이 걸려있으니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띄우다가도 프로가 끝나면 용두사미에 그치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하지만 송가인은 달랐습니다. 마치 오랜 세월 백마를 타고 올 초인 한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사람들은 그녀를 환영하고 반겼습니다. 송가인이 미스트롯 진이 되자 순식간에 팬 카페가 결성되었고, 전국의 축제와 행사에 섭외 대상 1순위, 몸값 최고의 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송가인의 어떤 점이 이처럼 높은 지명도와 호평으로 이어질 수 있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②에서 계속

*글쓴이/박정례 선임기자. 르포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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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8 18:27 2020/07/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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