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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문캠프이학영의원방문예정-30일

 

 

문재인 쪽 "쌍용차 문제에 눈 막고 귀 막은 박근혜 후보"
29일 오후2시 문재인 캠프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고공농성현장 방문 예정
 
2012년 11월 30일 (금) 10:04:41 송유정 기자 ssyj01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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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대외협력위원회·이학영·임수경·장하나·전순옥 국회의원은 30일 오후 2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쌍용자동차 해직 농성자들의 아픔을 보듬기 위한 문재인 캠프의 모습과 외면하는 박근혜 후보가 대비돼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대외협력위원회·이학영·임수경·장하나·전순옥 국회의원은 30일 오후 2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송전탑에서는 고공농성이 진행중에 있다.

고공농성은 15만4000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송전탑 중간 부분에 가로1m, 세로3.5m, 두께 2cm 정도의 합판을 겹쳐 만든 좁은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어 안전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캠프 대외협력위원회 관계자는 "농성 중인 제반 쌍용차 농성자의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라며 "무엇보다 목숨이 위태로운 고공농성을 더 이상을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농성장의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진행되는 협의입니다"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해당 문제의 합리적인 해결을 이끌어내기 위해 민주당 쌍용차 특위 간사 이학영 의원을 비롯한 총 4명의 의원이 현장을 찾아 ▶한전 관계자 ▶경찰 관계자 ▶지방노동청장 ▶평택시 관계자 등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민주당은 농성중인 쌍용자동차 노조원 3명이 요구하는 국정조사와 책임자 처벌에 전면 동의했으며, 현재 새누리당 쪽에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8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28일 평택역 유세에서 "중산층을 재건하는 민생 대통령이 되고 평택시민들의 삶의 질과 도시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시 '쌍용자동차 해직 농성자'들이 평택역 광장에서 189일째 천막농성을 펼치고 있었음에도 이들에 위한 박 후보의 언급은 일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의 질문에 박 후보 유세 관계자는 "어둡고 유세장이 시끄러워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황우철 부대변인은 30일 오전 논평을 통해 "쌍용자동차 해직자 문제는 MB정권에서 3년이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시급한 문제다"라며 "평택역 광장 50M 내에서 보고 싶은 장면만 보고, 듣고 싶은 소리만 듣는 얼음장 같은 마음의 후보를 국민들은 어떻게 믿을 수 있을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어둡고 시끄럽다는 핑계로 민생문제를 외면하고 안보고 안듣는 것이 박근혜 후보와 새누리당의 유세 전략인지 되묻고 싶다"며 "자신의 상처가 아프듯이 MB정권 5년의 국정파탄 속에서, 국민의 가슴 속 깊은 상처에도 아픔을 느낄 수 있는 후보를 국민들은 만나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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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톨릭뉴스-한상균인터뷰-29일

함께 살자 희망 행진단, 송전탑 농성중인 쌍용차 해고자들을 향하다지난 11월 20일 평택 쌍차 본사 앞 송전탑에 올라,
한상균 전 지부장 "살아있는 우리가 무엇이라도 해야하지 않겠나"

문양효숙 기자 | free_flying@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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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1.29 15: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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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해고자 3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한지 열흘째다. 지난 11월 20일 한상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전 지부장, 문기주 쌍용차 정비지회장, 복기성 비정규지회 수석부지부장 3명은 경기도 평택 쌍용자동차 본사 건너편에 위치한 15만 4000V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에 올랐다. 송전탑 중간 지점인 높이 40m 지점에 나무 합판으로 작은 공간을 만들고 칼바람과 겨울 강추위에 맞서면서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3년째 변함이 없다. 쌍용차 국정조사와 정리해고 사태의 책임자 처벌 그리고 해고자 원직 복직이다.

 

   
▲ 문정현 신부와 행진단이 송전탑 위의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지난 9월 3년 만에 열린 국회청문회에서 쌍용차 사태가 회계 조작을 기반으로 한 기획 부도였다는 증거가 쏟아졌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농성 9일차였던 11월 28일 오후 3시 ‘함께 살자 농성촌’ 농성단과 ‘노동자 대통령 후보 김소연 선거운동본부’ 회원 등 100여명은 평택역에서 송전탑 농성장이 있는 쌍용 자동차 본사 앞까지 2시간 동안 행진을 벌였다.

송전탑 보며 용산 참사 일어난 망루 떠올라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행진단 맨 앞줄을 지킨 용산 참사 유가족 전재숙 씨는 도착하자마자 송전탑을 향해 손을 흔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쌍용 자동차 노동자들이 송전탑에 올라간 뒤 두 번째 방문이라는 전 씨는 “망루에서 일어난 용산 참사가 떠올라 송전탑으로 걸어오는 내내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전 씨는 “우리가 힘이 없어서 이렇게 와서 쳐다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미안하다”며 결국 눈물을 쏟았다.

행진에 함께 한 녹색당 사무처장 하승수 변호사는 “송전탑에 오른 노동자들의 위치는 전자파 영향을 매우 많이 받는 곳”이라며 “이 추운 겨울에 사람이 저런 높이에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처참하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결국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은 정치권인데 대선 국면에 들어서면서 모든 것들이 파묻혔다”고 안타까워했다.

 

   
▲ 15만 4000V 전류가 흐르는 송전탑위에서 쌍용차 해고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문양효숙 기자

 

송전탑 위에서 농성 중인 한상균 전 지부장은 <지금 여기>와의 전화인터뷰에서 “김정우 지부장의 단식을 지켜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안쓰러움을 느꼈다”면서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노동자들의 삶이 육체적 죽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살아있는 우리는 무엇이라도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쌍용 자동차 해고노동자의 가족인 이정아 씨는 “한 조합원이 따뜻한 집에 들어가는 것도, 전기장판을 트는 것도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올라간 세 분이 결국 우리 모두를 대신해서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씨는 쌍용 자동차 해고자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공간인 ‘와락 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와락 센터에서는 송전탑 위 노동자 세 명의 매 끼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이 씨는 “도시락을 올려 보낼 때마다 위에서 고맙다, 미안하다고 하지만 볼 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는 건 우리다”라고 말했다.

 

한상균 전 지부장과의 전화 인터뷰 전문

한상균 전 지부장은 2009년 쌍용자동차 노동자 2,646명에 대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77일간 옥쇄파업을 주도했다. 당시 쌍용자동차 노조는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맞서다 무급휴직과 희망퇴직을 수용하는 대신 경영 정상화 후 우선 복직시키겠다는 합의를 받아들였다. 파업을 풀고 공장에서 나오자마자 경찰에 연행된 한 전 지부장은 불법파업과 점거농성을 이유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고 지난 8월 5일 만기 출소했다.

Q : 열흘째인데 건강은 괜찮은가?

A : 아직 적응중이다. 생각보다 사람이 잘 적응하는 것 같다.

Q : 날씨가 추워지고 바람이 세졌는데 버틸 만한가?

A : 오늘은 어제보다 바람이 덜하다. 기온강하보다 강풍을 견디기가 더 어렵다. 밤이면 밤마다 달을 보며 바람 좀 멈추게 해달라고 빈다. 건강을 지키는 것도 큰 투쟁이라고 생각한다. 잘 버텨나가겠다.

Q : 수감생활을 끝낸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수감 생활동안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A : 세상과 단절된 느낌, 외로움과 그리움이 컸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면서 밖에 있는 동지들의 소식을 신문을 통해 전해 듣게 되고 그들의 울음소리가 내가 있는 곳까지 들려왔다. 이명박 정권 들어 노동자를 탄압하는 방식이 더욱 파렴치해졌다. 군사정권에서도 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노동자를 적으로 간주하고 소모품으로 취급한다. 그런 현실에서 2000만 노동자들이 있는 세상이 더 큰 감옥이라 여겨졌다. 감옥은 오히려 온실이었다.

Q : 출소 후에는 곧이어 김정우 지부장의 40여 일간의 단식을 옆에서 지켜봤다.

A : 사실 매일 옆에 있으면서도 눈을 마주치기가 겁나서 애써 눈길을 돌리곤 했다. 어쩔 수 없이 방문하는 분들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김정우 지부장과 눈이 마주치면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 인간의 한계를 의지로 견디는 모습을 보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와 안쓰러운 마음이 겹쳐서 힘들었다.

Q : 어떤 마음으로 송전탑에 올라야겠다고 결심했나?

A : 수감생활 중에 여러 동지들을 먼저 떠나보냈고 나와서는 옆에서 일하던 형님을 보냈다. 이런 과정들이 계속되면서 살아있는 동지들의 삶도 파괴 되어갔고 고립되어 갔다. 인간 본연의 가치들이 짓밟힌다고 느꼈고 그것은 육체적 죽음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생과 사를 넘나드는 현실을 보면서 살아있는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뻔한 질문이지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

A : 국회는 청문회를 통해 정리해고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밝혔다. 이제 이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고 직간접적으로 이를 공모한 정부는 관련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한다. 또한 회사는 기만적인 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고 노동자들을 복직시켜야 한다. 최소한의 요구라고 생각한다.

Q : 송전탑에 올라오기 전 가족들과는 이야기를 나눴나?

A : 이야기하지 못했다. 아내에게도 입이 안 떨어져서 그냥 올라왔다. 올라온 뒤에 전화통화도 하고 있고 아이들과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Q:. 쌍용차 뿐 아니라 현대 자동차 비정규직, 유성기업 등도 고공 농성 중이다.

A: 정치의 계절이고 대선이 코앞이다. 모든 후보들이 당선되면 노동 문제를 풀어보겠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상 후보들은 노동 문제를 피상적으로 다루고 있다. 고통 받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등한시하는 공약들은 공허한 메아리가 아닌가. 노동자들의 문제를 전면에 걸고 노동자들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해결해야 한다. 어찌되었던 노동의 문제를 뺀 경제 민주화나 복지 국가는 허구에 불과하다. 현장과는 동떨어진 공약들이다. 서민 노동자들의 눈물을 닦아줄 정치인이 필요하다.

 

   
▲ 한상균 지부장, 문기주 지회장, 복기성 부지회장이 행진단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JUMBBAE JOM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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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뉴스쇼-병승, 성태-11/29일

"고공 송전탑에서 대선후보께 외칩니다"

▶1-3-2 날짜, 기자

2012-11-29 10:16 | CBS<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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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기사 내용 및 댓글

▶1-4-1 기사 내용

- 울산현대차 비정규직 43일째 농성중
- 후보들 의지 있다면 대선 전 해결하라
- 與 "특단의 비정규직 대책 쓰겠다"
- 새누리, 대선후 쌍용차 국정조사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현대자동차 비정규노동자 최병승 씨 /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국회 환노위 간사)

울산으로 가보죠. 지금 대선 20일 앞두고 많은 공약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대선주자들마다 빼놓지 않는 것이 바로 비정규직 문제 해결하겠다, 이런 공약입니다. 하지만 정말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아마 이곳의 얘기부터 귀 기울여야 할 겁니다. 영하까지 내려가는 추운 날씨에 한 노동자가 20m 송전탑 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그렇게 43일이 됐는데, 아직도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네요. 현대차 울산공장 앞의 철탑, 연결합니다. 아마 송전탑에 밧줄을 묶어서 지금 휴대폰을 울린 상황인 것 같아요. 비정규직노동자 최병승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 김현정> 건강 괜찮으십니까?

◆ 최병승> 좋습니다.

◇ 김현정> 정말 괜찮으세요?

◆ 최병승> 네. 많은 분들이 걱정해 주셔서 편하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 달 전에 저하고 인터뷰를 하셨어요. 그리고 저는 최병승 씨가 뉴스에 안 나오길래, 그 사이에 해결이 되고 내려왔나 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아직도 계신 거예요?

◆ 최병승> 네, 그렇네요. (웃음)

◇ 김현정> 그 사이에 온도도 많이 떨어졌고 바람도 많이 차가워졌는데, 철판기둥에 몸 묶고 판자 하나 깔고 이게 가능한가요? 특히 밤에?

◆ 최병승> 그런데 한 달 전에는 그렇게 있었는데요. 지금은 조금 평수를 넓혀서 누울 자리도 좀 있고, 바람막이도 좀 설치해서 그때보다는 환경이 아주 좋아졌습니다.

◇ 김현정> 제일 힘든 건 뭔가요?

◆ 최병승> 43일이나 생활했기 때문에 생활적인 거는 그렇게 어렵지 않고요. 대신에 현대자동차가 이런 상황에서 진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 모습이 안 보여서 그런 게 좀 답답하고 좀 막막할 따름입니다.

◇ 김현정> 언제 내려갈지 모르는 기약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는 말씀이시군요.

◆ 최병승> 그렇죠.

◇ 김현정> 용변 문제, 식사 문제. 이런 건 괜찮으세요?

◆ 최병승> 네. 요즘 넓어지고 적응이 돼서요. 괜찮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며칠 전에 현대차에서 '최병승 씨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 그거 불법파견 맞다.' 했습니다. 그런데 왜 그걸 왜 안 받아들이신 거예요?

◆ 최병승> 현대차가 제기한 것은 대법원 판결과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은 존중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실제적인 내용에서 보면 불법파견을 인정한 거는 아닙니다.

불법파견을 인정을 하면 신규채용이 아니라 대법원 판결과 파견법에 따라서 인사명령을 내려야 될 문제고요. 근속과 임금 문제에 대해서도 그냥 법에 따라서 근속기간을 인정하고 기존의 임금을 지급해야 될 문제인데요.

현대차는 이것을 채용 형태로 해서 새롭게 입사하는 것으로 하고 임금과 근속 문제에 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자라고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불법파견 자체를 인정했다기보다는 여론이 계속 대법원 판결을 이행을 안 한다고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뭔가 여론을 좀 무마시키려고 하는 표면적으로는 그런 표현인 것 같고요.

◇ 김현정> 그러니까 불법파견이었다는 걸 인정하게 되는 순간, 최병승 씨뿐만 아니라 굉장히 많은 다른 노동자들이 걸려 있기 때문에 그걸 인정 못한다. 이렇게 되는 건가요?

◆ 최병승> 그렇죠. 우연치 않게 회사 측이 제시하는 그 날에 저희가 집단소송 재판이 있었는데요. 1월 달에 결심을 하기로 했고, 2월 달에 아마 선고판결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런 문제들도 있기 때문에 향후 집단소송 재판이나 이런 것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판단을 하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대선주자들의 비정규직 공약 다 보셨어요?

◆ 최병승> 아니요. 제가 여기 올라와 있으니까요. (웃음) 그런 것 볼 수 있는 상황이 안 됩니다.

◇ 김현정> 대선주자들이 다 공약 냈습니다. 비정규직 문제 나름대로 해결하겠다는 공약들. 대선 주자들한테 무슨 말씀하고 싶으세요?

◆ 최병승> 그런데 저는 대선주자들이 하여튼 공약을 내시면 굉장히 근본적인 문제부터 여러 가지 얘기들을 하시는데요. 문제는 자기가 당선됐을 때 그것을 하겠다고 말씀을 하시는 거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최병승> 보통 당이나 국회의원님들도 계시고 이런데 실제로 지금 할 수 있는 조치들을 먼저 취하는 것이 그 문제가 이후에 당선이 됐을 때 그 공약이 이행할 수 있다는 것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 김현정> 지금도 하려면 할 수 있는 문제다.

◆ 최병승> 그렇죠. 다수의 국회의원들도 있기 때문에 노동부를 통해서 행정지도를 내릴 수도 있고, 검경을 통해서 형사처벌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할 수 있고, 그런데 당장의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이 앞으로 됐을 때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해결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기약이 없이 올라가 계신다고 하니까 이거 참 걱정이 많이 되네요. 건강하시고요. 빨리 해결돼서 빨리 지상에서 얼굴 봤으면 좋겠습니다.

◆ 최병승>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송전탑에서 고공농성 중인 현대차 노동자 최병승 씨를 먼저 만나봤고요. 이 문제 풀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분입니다. 국회의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측 간사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연결을 해 보죠.

◇ 김현정> 43일이나 지났는데, 이거 왜 이렇게 안 풀립니까?

◆ 김성태> 사실 사내하청 문제는 하루이틀 된 문제가 아니죠.

◇ 김현정> 그렇죠.

◆ 김성태> 이 비정규직 문제는 자본과 노동이 유지하는 한은 지금 근대산업현장에서는 참 큰 문제였죠. 저도 울산 현장을 송전탑 고공투쟁 현장을 방문했습니다만.

◇ 김현정> 갖다 오셨어요?

◆ 김성태> 네. 지금 이제 국회에서도 그렇고 회사도 이 사안에 대해서 긴급성을 가지고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데, 자기네들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절박한 투쟁현장에서 저런 절박한 사람들 앞에서는 회사가 대처를 그렇게 시급하게 하고 있다, 이렇게 느끼지는 않고 있겠죠.

◇ 김현정> 국회에서는 지금 노사 양측에 어떤 조정안을 지금 내밀었습니까?

◆ 최병승> 저는 새누리당 환노위 간사를 맡기 이전에 작년부터 비정규직대책위원장을 맡았었는데요.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이 비정규직 대책은 민주당이나 진보당이 주장하는 것보다 상당히 실효성 있는 대책을 확보하기 위해서. 근원적인 비정규직의 차별과 남용을 좀 줄여보자. 그래서 우선 1차적으로 임금 근로 조건의 차별을 없애자.

그래서 지난주에 환노위에서 법안이 통과가 됐습니다, 고용정책기본법이. 그래서 사업장이 지금까지는 정규직에만 주던 경영성과상여금이라든지 정기상여금, 명절상여금 이런 걸 비정규직은 안 줬거든요. 이런 것들을 지급받지 못하니까, 비정규직은 정규직 임금의 절반밖에 안 되는 거예요.

◇ 김현정> 그런데 정규직의 임금 문제, 임금 적다. 이 문제도 이 문제지만 비정규직이라는 불안한 신분,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언제 잘릴지 모르고 돈도 적게 받는 이 상황 자체에 대해서 지금 문제 제기하는 것 아닌가요?

◆ 김성태>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선 1차적으로 임금 근로 조건의 차이는 없애겠다. 그게 며칠 전에 법이 통과가 됐습니다, 국회 환노위에서. 두번째로 그러면 고용 안정인데,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기업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을 시키고 또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한 그런 고용형태를 비정규 노동자라고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데. 이게 잘못됐다는 거죠.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 노동유연성 차원에서 비정규 노동자를 사용한다면 사업장 단위에서 임금, 근로조건의 차별은 앞으로 없애라. 이게 명확한 뜻이고, 지금 최병승 씨나 이런 분들은 지금 특히 현대자동차나 지금 많은 사업장에도 이런 사내 하청형태의 불법파견 이런 노동형태가 지금 다양하게 있습니다.

◇ 김현정> 최병승 씨로 상징이 될 뿐이지, 불법파견 형태가 상당히 많죠.

◆ 김성태> 그러니까 이제는 비정규법도 흔히 말하는 기간제근로법이나 파견근로법에 의해서 비정규직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안이 활성화가 되고 있어서 그런 측면에서는 기업이 큰 차별을 못 가지니까 사내하도급으로 풍선효과가 나온 거죠. 그래서 이 사내하도급 문제도 해결하기 위해서 사내하도급법을 지금 제정하는 법안을 갖다가...

◇ 김현정> 그거는 어떤 내용입니까?

◆ 김성태> 그거는 기본 원청회사의 노동자들하고 똑같은 일을 한다고 그러면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받게 하고.

◇ 김현정> 역시 여기도 임금을 일단 맞춰라.

◆ 김성태> 네. 그리고 모든 복지혜택이라든지 고용안정 부분에 대해서도 이제 보장을 하라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적어도 이게 100%를 다 정규직으로 돌릴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 수준까지 가령 특정 기간 이상 근무한 사람들 같은 분들은 정규직으로 돌리는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것도 현실적인 주장 아닌가요?

◆ 김성태> 그렇습니다. 지금 현재 비정규법에 1개 사업장 내에 2년간 계속 근속 했을 때에는 정규직 전환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현재 법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2년이 다 돼 가면 잘라내잖아요? 그래서 앞으로는 법이 상시적이고 사업장 내에 지속적인 일로 계속 그 자리에 누군가 일을 하게 된다면 그런 일자리는 정규직으로 채용을 하라. 그런 형태의 비정규법 개정도 가져가고 있죠.

지금 현대차 문제는, 현대차도 지금 현재 7000명에서 8000명가량으로 사내하청 근로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병승 씨처럼 오랜 소송절차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라는 것은 이 회사가 가혹한 것이죠.

◇ 김현정> 개인적으로 한 사람, 한 사람 소송에서 이겨야만 채용이 되는 이 형태는 아니라는 얘기죠, 최병승 씨는?

◆ 김성태> 그렇습니다. 저도 울산을 다녀왔습니다마는 얼마 전에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22일날 울산을 내려가서 현대차 회사 측에 대해서도 더 적극적인 노력을 요구해라. 사내 하청 근로자 3000명을 신규 채용하는 형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회사측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부족하고 문제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차의 전향적인 인식 전환을 가져가라.

◇ 김현정> 조정 노력은 하고 계시는 거군요?

◆ 김성태> 지금 계속하고 있죠. 그렇지만 이게 또 정부산하기관이나 공기업의 문제도 아니고.

◇ 김현정> 한계는 있다는 말씀이세요.

◆ 김성태> 사실 기업의 고용형태에서 비롯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이라든지 또 국회 차원에서 이 문제 해결하는 데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번 국회 환노위에서도 저희 새누리당이 먼저 요구를 해서 청문회를 실시했고요. 또 국정감사도 했죠.

◇ 김현정> 그런데요. 박근혜 후보가 한 번 좀 찾아가시면 좋겠는데, 다른 후보들은 가셨는데 박근혜 후보는 여기 안 가셨더라고요. 혹시 갈 계획이 있으세요?

◆ 김성태> 지금 박근혜 후보도 상당히 전향적인, 특히 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전향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작년에 제가 새누리당 내에 노동 문제 전문가로 이렇게 알려져 있는데, 저하고 두 시간 가까이 시간을 가지면서 비정규직 문제는 정말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된다는 그런 입장이었고요. 지금 여기 울산 현대차 비정규 최병승 씨 문제도 있지만 지금 평택의 쌍용차 문제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김성태> 그래서 지난 토요일 주말에도 쌍용차 비정규 해고자 위원장 41일간의 단식투쟁하고 지금 병원에 입원해 있거든요. 그 현장도 제가 방문을 해 가지고.

◇ 김현정> 박근혜 후보는 가실 생각이 있으세요?

◆ 김성태> 그래서 박근혜 후보측 입장에서도 이 쌍용차 문제도 대선 이후에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저는 지난 토요일 날 주말에 김정호 쌍용차 해고자 위원장한테 그 입장을 전달했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노력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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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추양경규- 노동정치태도

"지역과 현장에서 출발,
노동정치의 백년둥지 만들자"

[인터뷰] 양경규 노동자정당추진회의 대표와의 대화 ②



 

By / 2012년 11월 21일, 10:59 AM

 

 

* 양경규 노동자정당추진회의 대표와의 인터뷰 1회에 이어 2회분을 게재한다. 인터뷰 1회 ‘무너지는 노동정치, 다시 세워야’는 여기를. <편집자>

***

정종권 : 97년 총파업과 국민승리 이후 15년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운동이 좌절로 끝났다는 지적들이 많다. 과연 좌절한 것인지, 그 원인과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는지, 그리고 새로운 노동정치가 과거의 정치세력화 경로와 무엇이 달라야 한다고 보는가?

양경규 : 실패와 오류는 조금 다르다고 본다. 노동정치 1기의 역사가 오류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 길을 걸었던 것이 오류였다면 시작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고, 그 길에서 실패했다고 한다면 실패의 원인을 규명하고, 다시 새롭게 재출발해야 한다.

노동정치 1기는 8,90년대 진보정당 운동의 실패의 경험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 이전 시기의 대중적 토대의 부재와 이념의 혼란을 민주노조운동의 조직적 결합과 사회주의적 이상과 가치라는 지향으로 통일시키며 대중적이면서도 계급적인 진보정당 운동의 길을 연 것이다.

여기서 진보정당 운동의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의회주의, 당내 민주주의의 실종, 평당원의 실천적인 참여구조의 부재, 진보정당으로의 정체성을 훼손하는 강령의 잇따른 개정 등은 논외로 하겠다. 노동자 정치운동으로 이야기를 좁혀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노동자정치세력화란 노동계급의 독자적인 세력화를 통해 노동자의 정당을 건설하고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새로운 대안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이해한다. 따라서 이는 분명하게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당면한 과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해 주거나 도움을 주기 위한 전술적 방편의 문제가 아니다.

또 노동자당의 집권으로만 협소하게 생각해서도 안 된다. 새로운 사회를 만드는 것이 단순하게 권력을 쥐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체제의 극복을 위해서는 사회적인 헤게모니를 노동자들이 어떻게 잡을 수 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의회주의나 대리주의가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실패를 말할 때 먼저 생각해 볼 지점은 바로 이러한 근본적 지향이 대중적으로 정확하게 공유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뼈아프지만 국민승리21이나 민주노동당의 창당이 현실의 노동운동의 현안투쟁, 정확하게는 96-97의 노동법총파업으로 비롯된 문제도 있었다. 투쟁의 승리가 일순간에 의회라는 구조 속에서 무력화되었던 것이 정치세력화를 앞당긴 것은 사실이다. 노동자 국회의원이 있었으면 이라는 바람이 그것이었다.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었지만 본말이 전도된 사고였다. 노동자정치세력화의 본질은 ‘노개투’(노동악법 개정 투쟁)에 있었다는 사실이 자주 잊혀졌다.

그리고 이런 인식은 이후 민주노동당이 일정하게 의회권력을 갖게 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현장에서 민주노동당과 노동자, 노동조합의 관계를 계속 협소한 틀로 묶어 놓았다. 노동정치의 의미를 확장하지 못한 책임이 민주노조운동에 있었다. 물론 이를 발판으로 삼았던 당의 명망가 정치도 문제였다.

두 번째로는 토대의 문제이다. 노동계급의 대중적 토대는 노동자정치세력화의 기본적인 전제이다. 이는 가치의 문제이기도 하고 실질적인 기반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민주노조운동의 위기와 함께 계급대표성을 상실한 민주노총 조합원 중심의 노동자정치세력화는 노동가치의 기반을 무너뜨렸다. 여기다가 실질적인 기반으로서의 노동자의 대중적 기반이 취약하기 짝이 없었다. 비정규직과 중소영세 노동자의 비율은 매우 작았다.

민주노총의 조합원이 다수였는데 이들은 당의 주체적 참여에 관심은 없었다. 지역운동과 현장투쟁의 결합의 의미를 찾지 못한 채, 아니 그런 결합의 구조가 마련되지 못한 채 그저 대상화가 되고 말았다. 돈대고 이름 걸고 표 찍어 주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돈만 대고 이름만 걸고 선거 때 한 표 찍어 주는 것만 해온 것, 그것이 전부였던 것이 노동자정치운동의 문제였다.

정종권 : 조금 의외다. 양경규 대표는 민주노총의 정치위원장을 맡았었고, 민주노총의 민주노동당 배타적 지지 방침을 결정하는데 주동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양경규 : 진보정당의 대중적 기반이 되었던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 정치세력화를 실현한다’고 했던 정치방침은 아주 나쁜 독이 되었다. 소위 배타적 지지방침이라고 부르는 방침이다.

이 방침은 내가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에 많은 반발과 이견 속에서 만들었던 대의원대회 방침이다.

초기 진보정당운동의 성장에 순기능의 역할을 했던 이 방침은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오히려 왜곡시키는 것이 되고 말았다. 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와 조합원들을 대상화하는 방침이 되고 말았다. 이제 다시 민주노총의 방침에 의해 특정한 노동자 정당을 건설하는 방식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은 일이 되었다.

새로운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이런 평가 속에서 이를 극복하는 가운데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노동자정치세력화는 그 근본적인 지향을 끊임없이 확인하면서 공유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확인함으로써 기존의 진보정당운동, 그리고 현존하는 진보를 자처하는 정당과의 차별성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그럴 때 어떤 세력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자신의 ‘내용’을 갖는 진보정당 운동, 노동자정치세력화가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본다.

또 하나 더, 새로운 노동정치는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노동자가 정치의 주체로 등장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거 내가 속해있는 공공운수연맹 과학기술노조의 노동자들이 대전 유성구에서 총선이나 지방선거에 많이 출마했다. 득표율도 낮지 않았다. 노동자 지방의원들도 여럿 배출했다. 노동자들은 이 지역구에서 현장활동과 지역활동을 묶어내는 노력들을 통해 노동자가 지역정치의 중심이 되고자 했다.

그러나 십여 년이 지난 지금, 그런 노동자 정치의 성과들이나 흔적들이 남아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노동조합, 노동자 지방의원, 지역단체들이 모여서 민중의 집과 같은 생활적이고 구체적인 노동자 정치의 결과물들을 남기지 못했다.

노동자 밀집도시인 창원과 울산에서 노동자와 지역주민이 만나고 현장투쟁과 지역운동이 결합하는 거점 하나도 없는 것이 오늘 우리 운동, 노동자 정치운동의 현주소다. 이런 지점에서 우리는 과거의 노동정치를 돌아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종권 : 그렇다면 앞으로 노동자정치세력화, 노동자 정치운동은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양경규 : 이제 단순히 노동자들을 모아냄으로써 노동자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지고, 새로운 진보정당이 건설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어떤 실천의 과정을 통해 노동자를 노동자정치세력화의 실질적인 주체로 만들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나는 현장의 조합원이 현장투쟁과 지역운동을 묶어낼 때 노동자정치세력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노동자들이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되어, 현장과 지역에서 구체적인 활동, 노동자들이 참여하고 동참할 수 있는 근거지, 주장과 담론을 체감하고 느끼게 할 수 있는 활동의 사례와 경험을 만들어가고 그것을 축적해가는 것이다.

제안자 모임을 해소하고 추진회의를 결성하면서 우리는 다시는 또 갈라지고 분열되는 당을 만들지 말자고 했다. 대중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 이제는 정말 100년 가는 노동자정당을 준비하자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서 우리 추진회의의 이름이 ‘지역과 현장의 백년둥지, 노동자정당추진회의’이다. 무언가를 빨리 이루려기보다는 정말 끈질기게 대중과 함께 새로운 길을 열어가보고 싶다는 것이 추진회의의 생각이다.

물론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어렵다고 이 일을 하지 않는다면 노동자정치세력화, 새로운 진보정당은 과거의 오류를 틀림없이 반복할 것이다. 추진회의는 이러한 실천적인 과정을 거쳐 그 성과를 모으는 노동자정치세력화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노동자가 참여하는 주체로 서는 진보정당을 건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정종권 : 잠깐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번 18대 대선에서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 외에 김소연, 김순자 후보가 노동자 대통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독자 완주하는 노동자 대통령 후보라는 점에서 비슷한데 또 다르다. 이 후보들에 대한 추진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양경규 : 거기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평하거나 코멘트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두 분 다 노동자 민중의 진보정치를 다시 만들어보자는 취지와 의지를 갖고 출마한 것이라고 본다.

김소연 동지나 김순자 동지, 모두 노동현장의 어려움과 고단함함, 노동자들의 고통과 불만을 잘 알고 있는 동지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김소연 동지는 비정규 투쟁 주체들과의 논의와 토론을 통해 후보 결의를 했고,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의 연장선에서 대선투쟁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잠깐 언급했지만 대선의 독자 후보를 출마하는 것 자체가 우리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보세력의 독자적인 출마를 통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통합진보당이나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등으로 쪼개지고 나뉘어져 있고, 노동운동의 전현직 간부들이 보수정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수행원으로 전락하고, 현장의 노동자들은 노동정치와 진보정치에 대해 환멸과 냉소를 보내고, 민주노총의 존재감과 발언권, 사회적 권위는 땅에 떨어진 지금 시점에서 대선에 독자적으로 출마한다면, 그것은 무너지고 있는 노동정치의 현실을 복원하고 재건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범진보 범좌파진영의 통일된 대응과 공동투쟁이 공유되면서 독자후보 논의가 진행되고, 또 그 성과가 대선 이후의 노동정치 재건으로 맞춰지도록 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의 독자후보, 노동자 대통령 후보의 출마 과정이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87년 이후 25년 만에 찍을 후보가 없는 선거인가 싶었다. 그런데 노동자후보가 2명이나 출사표를 던졌다.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아쉬움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 현장은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새로운 노동자의 정치를 말하고 있는 지금, 추진회의가 어떤 입장이든 가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과정을 세세하게 알지 못하는 노동자대중에게 이 두 후보에 대해 어떤 변별력으로 설명해야 하나? 고민이다.

과정이야 어떻게 되었든 출사표를 던진 김소연 후보나 김순자 후보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독자후보 논의에서 철수했던 추진회의지만 이제 새로운 입장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김순자 후보도 훌륭한 노동자후보이지만 오랜 기간 투쟁의 현장에서 우리와 함께 싸워왔고 전국 비정규직 투쟁의 중심이 되어 왔던 김소연 후보에 대한 동지적 연대가 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적 의견과는 별개로 추진회의는 추진회의의 판단의 기준에 근거하여 자기 방침을 가질 것이다. 당연히 대선 이후 새로운 노동정치, 제대로 된 진보좌파정당의 재건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기여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추진회의는 결성대회에서 지역별 토론을 통해 대선방침을 수렴하고 운영위를 열어 대선에 대한 방침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조만간 논의를 할 예정이다.

정종권 : 최근 노동현장에서 진보정당과 노동정치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지금은 정당운동이 노동운동에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며 당분간은 현장과 노동운동 중심으로 역량을 복원하는 것에 치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즉 어떤 의미에서는 정당에서의 철수론과 같은데, 이에 대한 입장은 어떤가?

양경규 : 노동운동의 성장과 발전은 일그러지고 왜곡된 진보정치에서 철수한다고, 노동정치는 당분간 쉬고 노동운동에만 전념한다고 해서 이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왜냐면 노동운동은 이미 조합주의적 운동이 아니라 정치적인 운동이고, 노동자의 삶과 노동현장의 싸움터에서 정치는 무관한 어떤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동운동의 어려움과 진보정치의 왜곡이라는 정당한 ‘진단’에서 우리가 내려야 할 ‘처방’은 진보정치로부터의 철수가 아니라 왜곡된 진보정치를 제대로 된 노동정치로 전환하고 바꿔내는 것이어야 한다.

진보정치의 난맥상에 눈을 감고 외면한다고 노동운동이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노동운동 전.현직 지도급 인사들의 보수정치에 대한 투항과 그 영향력이다. 진보정치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할 때 보수정치와 자본의 정치가 우리 노동자 사이로 침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노동운동의 현재 조건에 비추어 현재의 민주노조운동의 틀 안에서의 새로운 혁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예를 들어보자.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는 비정규직 문제일 것이다.

그런데 비정규직의 문제가 노조가 있는 사업장 내의 비정규직이나 사내하청을 정규직화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물론 현장투쟁을 열심히 해야 한다. 그러나 비정규직 문제는 이미 현재의 자본주의 체제의 근본을 건드리는 핵심적인 문제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어떤 사업장의 문제가 해결되면 이 체제는 이를 사회적으로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있다.

동네 골목골목에 가보아라. 음식점, 편의점, 영세공장, 중소병원 모두가 비정규직이다. 노동운동의 혁신은 사업장의 비정규직 문제를 넘어서야 한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현장에서의 투쟁이 지역운동과 결합할 때 가능하다. 비정규직 운동이 현장 내부의 투쟁에서 지역운동으로 사회연대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노동자의 정치를 말하고 새로운 노동정치를 말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노동자 정치운동이 민주노조운동의 새로운 혁신과 구분되는 별도의 영역의 과제가 아니다.

노동정치 철수론이, 결코 그런 의미로 이야기한 것은 아니더라도, 가뜩이나 민주노조운동의 자기 방어를 통한 조직노동자 이기주의의 방편이나 탈계급적이고 탈정치적인 노동운동의 논리적 무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종권 : 추진회의가 과거 노동운동의 중앙파들이 결집한 조직이고,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의 정파조직에 불과하다는 비판도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양경규 : 우려스러운 질문이다. 추진회의는 통진당과 진정당이 진보정당일 수 없다는 생각, 노동정치의 근본이 자본주의 체제를 극복하는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것이라는 생각,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해 노동정치그룹들이 통일되어야 하고 당의 건설과정은 노동자를 정치의 주체로 세우는 실천의 과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인 노동정치 조직이다.

정파란 같은 의견과 입장을 갖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니 이 또한 정파다라고 말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부끄러운 규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앙파가 결집해서 만든 또 하나의 정파조직이라는 말은 사실관계도 아니고 편견에 근거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해 참여하고 있는 수많은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그런 이름이 붙여진다면 불쾌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추진회의 참여하고 있는 몇 사람이 과거에 중앙파로 불렸다는 이유로 추진회의의 운동이 재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중앙파라는 이름표가 참 오랫동안 따라 붙는다는 생각을 한다.

꼭 답해야 한다면 적절하지 않더라도 해보자. 중앙파는 노동정치가 분열 분화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동질적 집단으로서의 의미를 사라졌다. 누구는 통진당에 합류하고 진보정의당에 참여하고 또 누구는 노동정치에 관여하지 않고…. 추진회의는 중앙파라는 기존의 정파가 만들거나 결집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각각의 개인이 지역과 현장에서의 토론을 통해 동의하면서 함께 함으로써 이루어진 조직이다.

처음 제안자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출발하며 무슨무슨 위원회 따위의 명칭을 붙이지 않은 것도 다양한 세력,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하면서 하루라도 빨리 제안자모임을 해소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추진회의라는 이름이 우리가 부정하더라도 특정한 그룹이 중심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해 바람직스럽지 않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노동정치 통일을 위한 각 그룹간 논의를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이다. 나는, 추진회의는 큰 틀속에서 하루빨리 발전적으로 해소되고 모든 그룹, 모든 사람이 함께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것이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대중에 대한 의무라고 생각한다.

정종권 : 추진회의 이후 활동계획, 당의 건설 경로 등에 대해 설명해 달라.

양경규 : 과거 제안자모임이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활동보다는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논의하고 토론하며 조심스럽게 행보를 해왔다면 추진회의 출범 이후에는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노동정치의 새로운 토대를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노동자대중에게 새로운 노동정치의 내용을 알려냄과 동시에 여러 갈래로 복잡하고 다기한 노동자 정치운동을 묶어내는 노력을 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추진회의 자체의 조직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추진회의는 제주와 강원을 제외한 지역에 추진회의를 두고 있다. 기존의 지역추진위를 강화하는 것과 함께 미조직 지역에서 추진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대중사업을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은 전국단위의 노동자 정치신문인 ‘지역과 현장’의 발간이다. 아울러 지역추진위가 주관하여 일제히 노동자정치학교를 개설할 예정이다. 새로운 선전과 교육을 통해 제대로 된 노동정치의 의미를 공유하고 토대를 구축해야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성대회에서 추진회의는 지역별 3대 의무사업을 확정했다. ①모든 지역추진위는 지역의 비정규직 조직화 전략사업을 수행할 것, ②지역의 현안투쟁 사업에 대해서 지역추진위는 책임있는 결합을 할 것, ③ 현장투쟁과 지역운동의 결합을 위해 ‘민중의 집’ 혹은 ‘노동자의 집’을 지역추진위가 주체가 되어 건설준비위를 반드시 구성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는 노동정치가 바로 노동자가 중심이 되는 실천의 성과를 모아 이루어져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이런 실천의 성과를 모아 당을 건설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완결되지 않는 한 당 건설은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이런 실천이 진행되면서 당 건설 논의도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새로운 당이 건설되더라도 이 사업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그를 통해 노동자가 주체로 서는 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 건설을 위한 노동정치의 통일을 위한 사업도 책임있게 진행하려고 한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모임을 통해 올해까지는 노동정치의 내용과 당 건설의 경로에 관한 논의를 할 예정으로 하고 있다. 대선 이후 노동정치의 통일을 위한 공식적인 기구도 가능하다면 함께 논의하여 꾸렸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 연장선에서 당 건설 논의를 노동정치 밖의 그룹들과 진행하려고 한다. 그 시기가 언제라고 감히 단언하거나 한정할 수는 없다. 한편으로 실천의 성과를 모아내고 한편으로 노동정치의 통일을 만들어가면서 그 시기를 가늠해 볼 생각이다.

정종권 : 인터뷰에 응해줘서 감사하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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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추양경규- 정세인식과 현장정치 태도

“무너지는 노동정치, 다시 세워야”

[인터뷰] 양경규 노동자정당추진회의 대표와의 대화 ①



 

By / 2012년 11월 20일, 5:47 PM 1개의 댓글

 

 

* 최근 출범한 노동자정당추진회의 양경규 대표와 19일 인터뷰를 가졌다. 추진회의의 출범 문제를 뛰어넘어 노동정치와 진보정치의 과거와 현재, 미래에 대한 대화였다. 동시에 과연 진보정당이란 무엇인가, 노동운동과 변혁운동에서 진보정당의 자리는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이기도 했다. 이 인터뷰를 2회에 나누어 게재한다.<편집자>

***

정종권 : ‘지역과 현장의 백년둥지, 노동자정당추진회의’(이하 추진회의)가 지난 11월 10일 출범했다. 추진회의의 출범 배경과 그 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양경규 : 작년 진보신당 9.4 당대회에서 진보통합안이 부결되었고, 이후 지도급 인사들은 진보신당을 탈당하고, 그동안 함께 할 수 없다고 얘기했던 참여당 등과 함께 통합진보당을 창당했다. 진보신당은 지도급 인사들의 탈당과 독자-통합 논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노동현장과 노동자들이 진보정치에 대해 냉소하고 불신하는 풍조가 급격하게 커졌다는 점이다. 노동자를 기반으로 성장했고, 또 노동현장을 기반으로 하지 않고서는 진보정치는 더 발전할 수 없는데, 그 현장의 노동자들이 진보정치의 분열과 이합집산, 갈등 속에서 급격하게 진보정치, 노동정치에서 철수하고 불신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노동 중심의 제대로 된 노동정치 진보정치를 다시 일구지 않으면 다 무너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제안자모임’을 시작했다. 이름 그대로 특정한 조직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노동정치를 제안하는 것이었다.

이 제안에 동의하는 사람이면 과거의 관계를 뛰어넘어 다시 단결하고 다시 시작하는 모임을 출발시키자는 것이었다. 그래서 특정한 정치조직을 만들지 않고 ‘제안자모임’이라는 수준에서 다양한 노동정치그룹들, 개인들과 대화를 하면서 1년을 넘게 지냈다.

그러나 1년이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노동정치의 단결과 통일은 쉽게 첫발을 내딛기 힘들었다. 공감대는 있지만 공동의 조직적 출발을 하기에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가능하다면 제안자 모임이 해소되더라도 큰 틀로 묶일 수만 있다면 그 씨앗이 되도 좋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어떤 생각을 하건 오랜 역사적 과정 속에서 형성된 관계의 문제, 새로운 노동정치, 진보정당에 대한 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크게 뭉쳐보자라는 바람은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가급적 대중적이고 공개적인 활동을 통해 하나의 정치그룹으로 굳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큰 틀을 쌓기 보다는 또 다른 분열로 나갈 것만 같았다. 그래서 대중적인 활동을 자제하다 보니 오히려 오해가 많았다. 그리고 우리의 뜻을 대중적으로 알리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래서는 새로운 흐름을 만드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1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계속 새로운 노동정치를 제안하는 수준에서 멈출 수 없다는 생각, 함께 출발하는 것이 어렵다면 먼저 출발하되 폐쇄적이지 않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실천에 먼저 나서자는 생각을 갖고 추진회의를 출범한 것이다.

추진회의는 두 가지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다. 노동정치세력의 단결과 통일에 근거한 노동 중심의 진보정당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정파적 이합집산, 대립갈등으로 또 쪼개질 수 있는 정당이 아니라 지속가능하고 백년을 전망하는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정종권 : 제안자모임이 1년 동안 ‘제안’만 한 것은 아닐 테고, 나름대로 노동정치세력들의 통일과 결집을 위해 다양한 대화를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달라. 또 그 과정에서의 아쉬움과 한계 그리고 유의미했던 점이 있다면 그것도 포함해서 얘기해 달라

양경규 : 작년 12월 제안자모임의 출발의 문제의식은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이라고 할 수 없으며, 당시 많은 한계를 갖게 될 수밖에 없었던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노동정치의 큰 틀을 새롭게 짜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올 초부터는 제안자모임의 조직화와 함께, 적어도 통합진보당에 합류하지 않는 모든 노동세력들과 함께 하기 위해 대화를 시작했다. 논쟁이 있었다. 하나는 통합진보당에 개입해서 개조하자는 의견들과 진보신당 입당을 통해서 진보정당을 새롭게 세우자는 의견들이 그것이었다.

제안자 모임은 당시 통진당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입장을 정리했다. 진보정당이 아니라는 것이었고 따라서 이를 개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진보정당운동의 후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판단이 맞았다고 본다.

진보신당의 입당을 통한 새로운 노동정치의 문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가 지향하는 것이 새롭게 노동의 정치를 실현하고 제대로 된 진보정당을 건설하고자 한다면 현장의 조건을 감안할 때 진보신당 입당을 가지고 현장을 설득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노동현장에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기존의 정당에 대한 냉소와 분노가 넘치고 있던 때였다. 당연히 진보신당의 동지들과 함께 하게 될 것이지만 그 경로로서 우선 노동현장에 새로운 정치를 가지고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새로운 노동정치를 갈망하는 동지들, 그리고 통진당에 참여하지 않는 세력과의 논의로 한정하여 대화를 시작했다.

진보신당이 총선 전에 사회당 등과의 재창당 논의를 할 때 제안자모임도 함께 참여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우리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뭐 대단한 조직도 아니면서 이름 하나 걸고 당 건설에 참여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했다. 새롭게 노동현장을 묶고 그 속에서 내용을 채우려는 뼈아픈 노력도 없이 그렇게 새로운 노동정치, 진보정당 운동을 시작할 수는 없었다. 우리는 그때 막 시작하고 있었다.

더 크게 노동을 묶어세우고 현장에 새로운 노동정치를 만들어 나가면서 함께 하고 싶었다. 그래도 총선에서 진보신당과 함께 할 수 있는 찾기 위한 노력은 지역조직별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하나 더 언급한다면 총선이라는 선거일정에 맞추어 사회당과 선통합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진보신당 나름의 판단근거를 갖고 추진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그 판단을 존중했다.

우리는 노동정치, 새로운 진보정당의 내용을 만들어 현장과 공유하는 일을 제1의 과제로 생각했다. 부족하지만 평가하고 새로운 대안을 내놓는 일을 나름으로 노력했다. 두 번째로는 현장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해서는 새 틀을 크게 짜야 된다는 목표 속에서 새 노동정치를 추진하는 노동그룹들과 집담회, 지역토론회의 공동 개최 등을 통해 공감대를 확산하는 노력을 해갔다. 그 외 노동그룹은 아니지만 진보교연 등과도 수시로 간담회를 가지며 같이 새 정당 건설을 위한 논의를 모으기 위한 노력을 해나갔다.

정종권 : 통진당이 분당되고 그 과정에서 진보정의당이 창당되면서 제안자모임의 입장이 변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통진당에서 탈당한 노동그룹과 대화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양경규 : 올 5월 통진당 내에서 비례대표 부정부실선거를 둘러싸고 당 내 논란이 있었고 그 사태는 통합진보당과 진보정의당의 분당으로 귀결 된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이 사태를 계기로 통합진보당에 개입해서 개조하자는 노동진영 내의 의견이 사라졌다. 통진당에 참여했던 노동그룹들이 대거 이탈하며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을 주장하며 나선 것이다. 진보정의당과도 명확하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이미 특정한 정파그룹이 되어 버린 통진당을 빼놓고, 어느 사이 참여당과 다름없어진 진보정의당과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노동정치를 크게 묶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름 노력하면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통진당에서 이탈한 노동세력이 진보정의당과 함께 할 생각이 없다는 것을 여러차례 확인하면서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한 만남을 시작했다. 변혁모임을 제외한 대부분의 그룹들이 함께 하기 시작했다.

변혁모임은 대선에 대한 대응문제로 이견이 있었다. 또 현재 대선을 치러야 하는 변혁모임의 입장에서 이런 논의에 참여하기에는 물리적인 여력도 없었다. 특별히 배제하거나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다. 변혁모임에게 요청도 했었다. 현재로서는 대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그 모임의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 언젠가 이런 흐름에 대해 변혁모임도 입장을 정리할 시기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이 논의를 모으기 위한 정기적 모임을 같이 하고 있다. 여러 노동정치세력들이 함께 논의를 하고 있다. 이미 말씀드렸듯이 통진당 내 노동그룹은 물론이고 진보정의당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그룹도 함께 하지 않는다. 편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노동정치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참여단위간에 합의된 사항이다.

정종권 : 최근 노동자 독자후보와 관련, 특히 변혁모임의 노동자후보와 관련해서 추진회의가 처음에는 독자후보를 같이 주장하다가 여기에 참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 경과와 이유를 설명해 달라.

양경규 : 대선에 대하여 우리가 갖고 있었던 일관된 입장은 이번 대선을 통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았다.

진보정의당이나 통진당과 선을 긋는 새로운 진보정치세력의 통합을 이루어내고, 이미 퇴색한 진보정치의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고, 노동자민중의 투쟁과 함께 하는 대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 독자후보 전술은 분명 필요하다고 보았다.

대중조직인 민주노총의 대선방침이 독자후보 전술을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민교협 평통사 진보교연 등이 제기했던 ‘노동자.민중후보 추대 연석회의’도 진보정의당이나 통진당과는 일정하게 선을 긋는 독자후보 방침이 서도록 요청을 했다.

그런데 좌파들은 우리 마음과는 다른 것 같았다. 사회연대후보 논의 테이블에 모인 단위들, 좌파단체기획단으로 논의했던 단위들은 민주노총의 독자후보 방침도, 연석회의의 독자후보 방침도 그들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함께 이 문제를 풀어가고자 하는 노력에 소극적이었다.

우리는 적어도 대선을 범진보좌파진영이 독자후보로 치러야 한다면, 민주노총의 대선방침도 중요하고 범좌파진영의 결합과 결속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한계가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끌어안고 함께 하면서 그 속에서 문제가 있으면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가뜩이나 대선을 치를 역량의 문제가 걱정되는 상황에서, 그리고 어떻게든 새로운 세력을 형성하여 진보정의당이나 통진당으로 쏠릴 지도 모를 세력들을 하나로 묶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우리는 좀 더 큰 틀로 대선 독자후보의 토대를 만들고자 했다. 그렇지 않으면 의미 있는 독자후보 전술이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최종적으로 이런 입장을 설득했지만 일부 단위는 거부 의사를 명확히 했다. 더구나 대선과 당 건설과의 연동도 부정적이었다. 독자후보 전술이 무슨 의미인지를 함께 공유하기 어려웠다. 아쉽지만 대선 독자후보 전술은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하나의 정파가 된 통진당이나 이미 야권연대에 목을 메고 있는 진정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서는 누군가가 중심을 자임하고 그 중심으로 세력을 모아가겠다는 전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이 시기 좌파정치, 진보정치를 말하는 사람들의 몫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과거에는 대립 갈등하였고 서로에 대한 불편하더라도, 새 진보정치, 새 노동정치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고, 함께 범좌파의 독자후보를 만들고 그 성과를 새 진보정당 건설로 이어가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직 생각의 차이는 여전했고 거리도 있었다.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종권 : 현재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곳은 진보정의당,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이다. 이들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양경규 : 통합진보당은 논외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미 통진당은 자주파의 정파조직으로 전락했다는 판단이다. 민주노동당 분당 과정, 국민참여당에 대한 지속적인 구애와 타협, 내부 선거와 당 운영에서의 패권주의 등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하나의 정파집단으로서 존재의미는 있겠지만 새로운 노동정치를 고민하고 모색하면서 함께 해야 하는 유의미한 주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진보정의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다. 진보정의당의 대주주와 지지기반은 과거의 국민참여당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노동 중심성, 사회주의 등 이념 지향성, 국회의원 등 상층 인사들 중심의 정당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비판적이고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진보정의당 전체가 우리가 고민하는 새로운 노동정치의 주체가 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민주당이 자유주의 정당의 정체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정치지형에서 나름 자유주의적 지향을 갖는 정당이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그 정당을 진보정당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진보정의당이 그런 자유주의 정당을 지향하는지, 진보정당을 지향하는지 고개가 갸웃해질 때가 많다. 더욱이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 당은 일관되게 문재인 안철수와의 후보 단일화, 연립정부 등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우경적 행보를 보이고 있어 진보정의당의 정체성에 더 의문이 든다. 이 당이 굳이 진보정당을 주장하고 노동중심을 말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진보신당에 대해서 비판하고 싶은 것,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그리고 우리 추진회의 성원들은 그러한 아쉬움과 비판을 넘어 진보신당이 갖고 있는 ‘진보’적 정당으로서의 자기 정체성에 주목한다. 또한 진보정당의 주체들이 해체되고 산개되는 현실에서 적지않은 당원들이 한 울타리에서 이후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은 주요한 우리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진보신당이 이러한 성과들을 유실시키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이후 새롭게 만들어가야 할 진보정당의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기 때문이다. 레닌이 인용한 러시아 속담처럼 독수리가 가끔 낮게 난다고 해서 닭이 아니듯이 나는 진보신당이 진보정치의 재건을 위한 소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정종권 : 진보신당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거꾸로 진보신당에서는 추진회의에 대해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은 것 같다. 이에 대한 입장과 더불어 변혁적 계급정당 건설을 밝히고 있는 변혁모임에 대한 생각도 밝혀 달라.

양경규 : 이 인터뷰를 빌어 해명하고 싶은 것이 있다. 추진회의에 대한 진보신당 당원들의 오해가 있다고 하더라. 추진회의는 우리끼리 무슨 새 당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다. 또 우리가 무얼 해볼 테니 ‘우리 중심으로 다시 모여라’라고 하는 것도 아니다.

함께 노력하는 가운데 만나길 기대한다. 다만 우리가 언제까지 어떻게 한다는 약속을 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뭘 그리 대단한 조직이라고, 또 우리가 얼마나 할 수 있을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진보신당에 대하여 시기를 말하고, 믿어보라는 교만을 떨고, 혹은 이런 저런 공식적인 발언을 함부로 할 수 있겠는가?

추진회의는 진보신당이 채워내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노력하고 있을 뿐이다. 아주 소수지만 간혹 제안자모임(추진회의) 때문에 당의 재창당 일정이 꼬이고 당의 주체적 활동이 영향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우리 실력에 맞지 않는 분에 넘친 기대려니 하면서도 당혹스럽다. 더 노력하겠다는 생각을 다질 뿐이다.

변혁모임과 노동전선 등 새로운 계급정치를 말하는 그룹들과 관련해서는 지속적인 논의가 계속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선 이후에 함께 논의를 열어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이 최근 여러 경로를 통해 그 동안의 현장투쟁을 통한 노동정치를 넘어 제도권 정당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음에 대하여 기대한다. 다만 나는 이런 고민이 좀 더 깊어지기를 기대한다. 제도권정당에 대한 고민이 구체적이고 실천적이기를 기대한다. 제도권정당의 활동과 현장정치의 결합의 접점을 함께 찾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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