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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만난 거미

 

26일 오후 5시 광안리 바다 앞 도로에서

 

군대가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거리로 나왔던 날.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간 건물 밑에서
까만 거미를 만났다.

 

어릴 때부터 곤충의 움직임을 관심있게 지켜봤던 나는 
유독 거미만큼은 소름끼치도록 무서워했다. 

 

어쩌면 거미는 나에게 있어 
세상 어느 것보다 더 무서운 존재 중에 하나였다.


10분 가량 지켜봤을까?


거미는 거미줄 위에서 아무런 미동도 없었다.

옆에 있던 작은 거미는 줄을 치느라 부산했지만,
오직 검은 거미만큼은 조용했다.

 

아니 자세히 말해 입을 오물거리고 있었다.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안심한 나는 
그것을 사진에 담고 싶다는 욕망이 들었다.


비가 오는 바다에 거미의 모습이라..
좋은 피사체였다.

 

조용히 카메라를 들여다 댔다.


혹시나 거미가 놀라지 않을까 걱정도 있었지만.

디카 접사모드로 조금씩 거미곁으로 다가갔다.

주먹 한개 들어갈 정도의 거리까지.

조바심도 들었고 두려움도 한층 더 커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더 이상 다가가지는 못했다.
결국 근거리에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는데 그쳤다.

 

지금까지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서
가장 두려웠던 순간이라고 해야할까?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그 여운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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