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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어느날 광안리 바다에서 하늘을 바라보다
삶이 피곤해질 때면,
바닷가를 찾았던 기억이 있다.
이날도 그런 날이었다.
이 때의 행동지침은,
무작정 바다가 잘 보이는 커피숍 또는
백사장 근처의 의자에 앉는 것이다.
이 방법을 쓰면
어느정도 답답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린다.
내가 자주 가는 커피숍이 눈에 뛴다.
덩굴로 뒤덮힌 커피숍이다.
이 커피숍 3층은 특히 작가작업실처럼
조용하고 단정하다.
의자에 앉아 잠시 바다를 바라본다.
그리고 해가 지기를 기다린다.
잠시 후 노을이 지는 순간.
따스한 빛줄기가 얼굴을 스쳐 간다.
뭐랄까.
누군가 내 마음을
따스한 손길로 쓰다듬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면서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한다.
눈을 붙여도 좋은 순간이다.
내가 곧잘 쓰는 방법이다.
삶이 힘들 때면,
지난 9일 포항 동국대병원 앞에서 열린 ‘열사정신계승, 경찰폭력살인규탄 전국노동자대회’
포항에 다녀왔다.
이날 난 포항의 상황이 심각하게 흐를 줄 생각도 못하고
덜래덜래 부산에서 포항으로 올라왔다.
부산 건설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올라갈 때만 해도,
난 그저 이날 대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하지만 포항 출발 당시부터 부산민주노총 건물을 지키고 있던 경찰들을 따돌려야 했고,
고속도로를 지키던 전경병력에 조바심이 났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우연곡절 끝에 도착한 포항.
난 결국 노동자들의 가두행진에서 경찰병력의 무서움을 맛보야만 했었다.
나는 포스코 길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 소화기의 비릿한 맛을 코로 느껴야 했고,
살수차에서 뿌리는 강력한 수압의 물줄기에 온몸을 젖셔야만 했다.
그것에서 끝냈으면 나는 이 글을 적지도 않았다.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경찰의 무자비한 방패에 맞아 쓰러진 일반 시민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 것이다.
슬프고도 화나는 현실이었다.
나는 경찰에게 구급차를 수십차례나 요청했어도, 아니 아무리 소리질러도
그들은 나를 지나쳐 버렸다..
새벽 부산으로 오는 길.
결국 그렇게 그날의 일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음날 가판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다.
..노조원과 경찰이 충돌했다고만.
그날 내가 본 것은 잊혀진 것일까?
영화 '이퀄리브리엄' ⓒ 태원엔터테인먼트
아무생각없이 케이블방송을 보다가
영화 '이퀄리브리엄'을 보게 됐다.
영화의 주된 내용은 3차대전 후 다시는 전쟁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감정을 통제하는 사회에서 주인공(원래는 감정을 자극하는 책이나 물건들을 없애는 요원임)이 다시 감정을 찾아가는 과정.
영화에서 시민들은 총사령관의 1인 지배하에서
정기적으로 감정을 통제하는 프로지움이란 약을 투약한다.
영화를 자세히 보다보면 시민들의 표정이 없다.
그들은 거리를 무표정으로 걷고 책상의 사무용품 배열조차 똑같다.
반면 반군들이나 이를 저항하는 사람들의 표정은 생생하게 살아있다.
그들은 음악과 책, 명화들을 향유하며 그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래서 그들은 죽음을 당하더라도 매 순간을 느끼려고 애쓴다.
그래서일까?
영화를 보다 '나도 거의 무표정인데..'하고 고민하게 됐다.
웃긴 웃지만, 무표정이 편하기 때문이다.
예전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
그저 '화려한 총격신이 멋지다'라는 정도만 느꼈는데..
오늘은 좀 달랐던 것이다.
통제된 사회에 적응하는 사람들,
그리고 감정을 잃어버린 사람들,
나도 그들처럼 감정이라는 것을
잃어버린 건 아닐까?
멋진 풍경을 보더라도 '아름답다'라는 생각보다
디카에 담는 기계적인 행동을 하는 나이기에..
영화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댓글 목록
에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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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해요 정말 >_<부가 정보
연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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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쵸.. 정말 너무했습니다..부가 정보
나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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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정말 고생 많이 하셨어요. 조만간 부산 내려가면 뵈어요^^부가 정보
연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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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네^_^ 알겠습니다. 나름님. 저보다야 다른 분들이 더 고생이죠..근데 나름님 성함이??ㅋ부가 정보
batbl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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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홈에 떳군요. 그날 그 더위에 고생 많았3.부가 정보
연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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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_^ 그날 다들 고생이었습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