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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그 슬프고도 화나는 현실

 

지난 9일 포항 동국대병원 앞에서 열린  ‘열사정신계승, 경찰폭력살인규탄 전국노동자대회’

 

포항에 다녀왔다.

 

이날 난 포항의 상황이 심각하게 흐를 줄 생각도 못하고

덜래덜래 부산에서 포항으로 올라왔다.

 

부산 건설노조 조합원들과 함께 올라갈 때만 해도,

난 그저 이날 대회가 평화롭게 진행될 줄 알았다.

 

하지만 포항 출발 당시부터 부산민주노총 건물을 지키고 있던 경찰들을 따돌려야 했고,

고속도로를 지키던 전경병력에 조바심이 났다.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우연곡절 끝에 도착한 포항.

난 결국 노동자들의 가두행진에서 경찰병력의 무서움을 맛보야만 했었다.


 

 

나는 포스코 길목을 지키고 있던 경찰 소화기의 비릿한 맛을 코로 느껴야 했고,

 


 

 

살수차에서 뿌리는 강력한 수압의 물줄기에 온몸을 젖셔야만 했다.

그것에서 끝냈으면 나는 이 글을 적지도 않았다.

 


 

 

노동자들 뿐만 아니라,

경찰의 무자비한 방패에 맞아 쓰러진 일반 시민의

안타까운 모습을 본 것이다.

 

슬프고도 화나는 현실이었다.

 

나는 경찰에게 구급차를 수십차례나 요청했어도, 아니 아무리 소리질러도

그들은 나를 지나쳐 버렸다..

 

새벽 부산으로 오는 길.

 

결국 그렇게 그날의 일들은

아무일 없었다는 듯 다음날 가판대 신문에 조그맣게 실렸다.

 

..노조원과 경찰이 충돌했다고만.

 

 

그날 내가 본 것은 잊혀진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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