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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타인들에게 편협한가.

비올님의 [내 상식으로는] 에 관련된 글.

* '타인들에게 편협한가.'라는 말이 문법상으로는 틀린 것 같은데, 그냥 저 단어를 꼭 쓰고 싶어서 그냥 둔다. 그러고 보면 언어라는건 참 무엇인가를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구나. 비리 교직원 새끼 하나의 목을 치면 나올 월급, 그 돼지들(돼지들아 미안!)의 판공비, 잔디깔고 벽돌깔며 떼 처먹은 더러운 돈. 그 돈은 결국 그들의 세련됨을 유지하기 위해 그들의 외피에 처덕처덕 쳐 발라져 있겠지. 결국 지금의 사회에서 '돈 = 세련됨' 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게 아닌가 싶다. 오늘, 말 안듣는 핸드폰 때문에 전화를 한 통 걸었다. 기껏해야 아이들 학비를 걱정하며, 생활비를 걱정하며 하루종일 귀가 부르트도록, 잔뜩 달아오른 뜨거운 수화기를 귀에 대며 지겹도록 전화를 받았을 그녀들에게 소리를 지르고야 말았다. 불편을 겪고 있는 고객이 친히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하는데 그녀들은 왜 내 말을 제대로 못알아 듣고 우왕좌왕 헤매고 있는거냐. 그녀들의 잘못이라면 그 따위 전화를 팔아먹는 기업의 잘못을 최전방에서 막아주고 있는 것일 뿐인데. 세련되지 못하고 내 말을 알아먹지 못하는 어리버리한 그녀들 때문에 하루종일 울화가 치밀다가, 문득 비올의 글을 보며 청소용역분들에게 구석지고 비좁아터진 휴게공간 하나 선심쓰듯 내밀며 '지저분하니 눈에 띄지 말아야지. 우리는 세련되고 깨끗한 공간을 원해'라고 생각했을 그 돼지들의 얼굴이 내 모습과 오버랩되어버렸다. 같이 싸우는 것과 내가 그들을 이해하는 것, 동화되는 것, 그리고 함께 하는 것. 정말 너무나 먼 길이구나 싶어 살짝 눈 앞이 아찔하다. 그래도, 세련된것 보다는 그 아줌마들의 인간미에 동화되고 싶은 작은 바램하나는 잃지 않겠다고 다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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