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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에게 사죄함.

* 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관련된 내용을 봤었는데 너무너무 게으른지라 링크 주소나 트랙백도 걸지 않았던게 무척 아쉽다. 1. web+log인 블로그는 말 그대로 웹을 이용한 기록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 느끼는 것, 공감하는 것들을 개인 블로그라는 할당된 공간에 올리는 것이다. 전자적 기호를 활용할 수 있다는 특성상 미디어의 첨부를 통해 좀 더 역동적인 기록까지 가능하다는 것은 블로그가 1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해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2. 그러나 웹은 '개인의 한정된 공간'이 아니다. 트랙백과 덧글 기능은 (그것이 얼마나 잘 활용되는지의 여부를 떠나서) 블로그가 어디에건 항상 열려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로그가 언제부터 트랙백/덧글 기능을 필수적 기능으로 포함하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이것은 블로그의 '소통'기능에 대한 중요한 선언이 아닐 수 없다. 소통하려는 자세가 블로그 이용의 기본 조건이라는 셈이다. 3. 하지만 '개인'이 운영한다는 조건 때문에, 블로그는 종종 그 자체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를 맞는다. 특히 나 같은 운영자를 만났을 때 그렇다. 하루에도 열 두번씩 기분이 바뀌는 까탈스런 성격의 소유자인 탓에, 블로그를 몇번이고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트랙백과 덧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검색엔진의 검색 허용 문제는 우선 논외) -> 블로그를 열었다 닫는 것이나 자신이 쓴 게시물을 삭제하는 경우는 사실 블로그가 갖는 매체로서의 성격보다는 개인의 소유물로서의 인식이 더 강한 경우라 생각된다. '내가 쓰는 것'이기 때문에 혹은 '내가 작성(생산)한 것'이기 때문에 블로그 안에 담긴 개별 포스트의 소멸 권한이 전적으로 '나'에게 귀속되어 있다고 판단하는 것. -> 얼마나 좋은 정보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그것은 정보를 취득하는 사람의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개인이 생산해 낸 정보의 효과를 저작자 스스로가 판단한다는 것은 조금 위험한 발상일 수 있다. 우리는 내 생각을 '내 것'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소통하며 활동하기를 원하는 것 아니었나? => 이런 질문들이 사실 누군가에게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안다. 이 포스트의 제목처럼, 나는 내 블로그에게 사죄해야 한다. 내 블로그의 독자들 보다는 블로그 스스로의 생명을 마음대로 재단했던 내 경솔한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 어제, 우울한 나를 달래려 위로 전화를 해준 당신께 감사. 덕분에 좀 반성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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