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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러 간다.

새벽길님의 [투표를 거부한다는 당신에게] 에 관련된 글.

선거 기간과 선거 '운동', 선거 '행위'에는 도통 관심이 없는지라, 메인에 올라온 새벽길님의 글을 보고서야 진보블로그 내 소소한(하찮다는 것이 아닙니다. 뭐 폭풍처럼 커다란 일은 아니었기에) 논쟁들이 있었다는걸 알게 됐다. 사실, 운동에는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조직이 어떠한 권력을 잡기 위해서 필요하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민중권력을 쟁취하자는 투쟁에는 민중 말고 민중을 '대리하는' 조직이어서는 안될거라는 말이다. 자치(自治)라는 말이 단순히 어떤 집단이나 기관에만 적용되는 단어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대중이라면 누구에게든 적용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대의제를 선택할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사실 자치의 실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꽉 막혀있는 부분들이 있다. 선거시기에 쏟아져 나오는 공약들이 진짜 일상에서 얼마나 실현되고 구성되는지 피부로 제대로 느끼지도 못할 뿐더러 그와 관련해서 어떠한 의견들이 교류되는지도 불분명하다.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많은데 알아들으려는 공무원은 숫적으로도 적고 의지도 별로 없어보인다. 어쩌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공무원 한두명이 미담의 주인공이 되지만 그들을 보며 모든 공무원의 헌신성(?)이나 근면성을 믿는 사람은 이제 없다. (물론 일반 공무원이랑 자치단체 장/의원을 단순비교할 수는 없지만) 두번의 대선을 제외하고(그때는 용지가 하나밖에 없으니) 나머지 선거때는 모두 무효표 하나 이상을 만들어왔다. 워낙 소심한 인간인지라 대의제와 조직에 대한 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중요한 순간에 사표를 만들면 안되겠다(민노당표는 사표된다..따위의 말에 놀아난 것은 아닙니다)는 생각만 들지 않았다면 아마 나머지 두번의 대선도 무효표를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또 무효표를 만들러 갈것이다. 나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는것은 단순히 아나키가 많다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기력한 인간들이 많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대의제도에 반대하고, 그리고 운동의 방식에 대해 고민하는 또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의미일 수 있다. 투표하지 않는 혹은 무효표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무기력한 대응만을 하지 말라고 꾸짖기 전에 왜 이런 상황이 발생할수밖에 없는건지 좀 더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물론 나 역시도. + 우리 엄마는 '투표하러 갈거야?'라고 살짝 떠보시더니, '하고 싶으면 해~'라고 말했다. 대선때 비하면 많이 분위기 좋아졌다. '너때문에 이회창이 떨어졌어!'라고 소리지르시던 때에 비하면 말이다. ㅎㅎ 엄마의 반응을 보니 한나라당 압승이 확실하다는걸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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