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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에 젖다 2.

레이님의 [상념에 젖다.] 에 관련된 글.

* The Smashing Pumpkins의 공식 Live 모음 앨범 "Earphoria" ([weiv]의 album review를 보시려면.)
왜 The Smashing Pumpkins를 좋아하게 되었는지는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처음 "Tonight, Tonight"의 뮤직비디오를 접했을 때 빌리의 박박 밀어버린 머리가 인상적이었던것 만큼은 확실히 기억한다. 그리고 그 후 2000년 어느 잡지에선가 앨범이 나온다는 말에 그냥 '듣고 싶다'고 생각해서 앨범을 산 것이 전부였다. "Machina : The Machines of God" 이라는 특이한 앨범 제목(다 알죠? 나 기계 매니아인거 ㅋ) 때문이었을까. 그 해 여름, 처음이자 마지막인 내한공연에 못 가게 되었을때 쯤에는 아마 거의 반쯤은 화가나서 미쳐있었던것 같다. 같은 해, 해체한다는 발표를 하고 사상 최초의 온라인 음반 "Machina II: The Friends And Enemies Of Modern Music" 배포(*맨 아래 덧붙임 글 참조)를 통해 마지막 정규앨범을 내던지듯이 낸 후에는 그들의 싱글 음반을 찾아다녔다. 저 음반이 나온걸 안지는 꽤 되었는데, 대부분 지겹게(?) 들었던 곡들이라 사는걸 유보하고 있었다. 오늘 다른 음반을 살까 하고 들렀다가 앨범 한 장이 겨우 버티고 있는것 같아 보여서 그냥 샀다. 그리고 [weiv]의 리뷰를 보니 갑자기 이 밴드의 음악이 더욱 듣고 싶어졌다. 그러다가 왜 이 밴드를 좋아하게 됐는지 생각해보게 됐다. ...생각나는건 어떤 특정한 기억들이 아니다. 그냥 이 밴드에 미쳐있었던 그 때의 내 모습들이 조각조각 흩어져있을 뿐이다. 특별히 어떤 상황이 기억에 남지도 않고, 관련된 특정한 [본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90년대 초반의 공연 실황 음반을 들으면서 이들을 알지 못했던 때를 떠올려보고, 내 과거를 떠올리면서, 이 음악에 미쳐있는동안 내게도 뭔가 가지고 싶었던게 있었던걸까....하고 생각해봤다. 예전 음반들을 계속 되돌려 들을때마다 나는. 갖고 싶었던 것이 무엇인지를 찾는걸까, 갖고 싶은것이 있다고 믿고 싶어지는걸까. * 덧붙임 : 음반을 발매하지 않고 온라인에서만 음악 파일을 무료로 배포했다. 창작자가 자신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제대로 행사한 사례인 셈. 뭐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상업적인 밴드가 아니라는건 절대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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