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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와 함께 오래 있는 것이 불편하다.
아이가 생기니 집 떠난지 14년 만에 엄마, 아빠와 함께 생활할 일이 많아졌다.
며칠 전에도 엄마 집에서 한참을 지내다 왔다.
그런데 가끔 엄마와 함께 있는 것이 편할 때도 있지만,
대개는 시간이 지날 수록 함께 있는 자리가 불편해진다.
인정받지 못한 사람은 남을 인정하기가 힘이 든다....
우리 엄마를 보면 떠오르는 생각이다.
엄마는 나를 너무너무 속상하게 하는 말을 잘 알고 있고
나는 속이 상해서 나를 속상하게 한 만큼 엄마를 속상하게 할 말을 찾게 된다.
서로 조심하지만 때로 봇물이 터지면 상대방 가슴을 할퀸다.
잠자리에 누워서도 못다한 말 때문에 분한 마음이 든다.
엄마는 자식에게 너무나 헌신적이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은 가시가 난 나무와 같아서
속에 것을 지키기 위해 꼭 끌어안고
속에 것은 찔려서 피가 흐른다.
동생은 세상에 엄마처럼 순진하고 순수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은 드물다 한다.
그 말을 듣는 나는 '글쎄...' 한다.
우리 사이가 이런 건
소설을 써도 될 만한 가정사가 있고,
한 때는 평생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심한 우울증을 앓았고
아직도 조그만 일에도 잠을 못 자는
엄마에게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를 이렇게 키운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
하지만 반 70을 살아온, 독립된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나에게는 원인이 없을까?
내가 든 칼을 내 의지로 내려놓을 수도 있을까?
댓글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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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흠... 어렵당...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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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 며칠 떨어져 있었더니 이 글이 미안할만큼 또 엄마가 가깝고 사랑스럽게 느껴지네. 역시 사람들 사이에는 거리가 필요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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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 글이 너무 와닿는다. 소설로 쓸 만큼의 가정사는 없는 우리 엄마지만 엄마랑 함께 있으면 힘들어서 도망치듯 올라오는 나를 보면서. 나는 왜 자꾸 엄마탓을 하는거지? 하다가도 그동안 단 한번도 그런 생각도 못한채 나 스스로 상처만 받아왔다는 생각에 울컥하고. 그러다 미안해진다. 그리고 여전히 엄마와 시간을 보내는 것은 부담스러워지고... 엄마도 그것을 느끼고... 오빠도 동생도 이런 날 공감하지는 않고.... 아이를 낳지 않고는 엄마를 이해할 수 없는걸까? 나는 쿨하지 못해 미안해. 라는 마음이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든다. 그리고 여전히 엄마를 원망한다.파란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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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히려 아이를 낳으니 엄마와 더 멀어지는 게 있는 것 같아. 엄마가 내게 해 주지 못한 것들이 더 눈에 들어오는 거지. 이번에도 엄마 집에 가서 한 일주일쯤 머물다 왔는데, 함께 있는 시간이 오래 되면 안 싸우려 노력을 하게 된다. 막판에는 서로 소리를 좀 질렀지만서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