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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상경투쟁 99일 문화제 참세상 기사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아픔으로 피다

피해자 상경투쟁 99일 투쟁문화제 열려

천용길 수습기자 2011.09.08 23:48

지난 5일 고려대 학교당국은 고대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출교조치를 내렸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는 성희롱 피해자가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지난 2일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이 용역경비들에 의해 철거당하기도 했다.

 

▲  노래 공연중인 이수진님

8일 오후 7시가 되자 여성가족부 앞 현대차 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상경투쟁 농성장에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은꽃, 아픔으로 피다’는 걸개처럼 옹기종기 모여 약 100여명이 함께 문화제를 진행했다.

 

고(故) 이정미 열사 추모사업회 현정희 집행위원장이 “고(故) 이정미 열사 살아생전 뜻대로, 힘들고 어렵게 싸우는 여성,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조금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통과 즐거움, 행복까지 함께 나누며 투쟁했으면 좋겠다”며 투쟁기금을 전달하며 박수와 함께 투쟁문화제가 시작했다.

 

백선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멕시코, 아프리카의 사회운동과 네트워킹을 한다. 외국의 활동가들에게 성희롱 부당해고에 맞선 투쟁을 진행중이라 말하니 ‘대단하다. 치유조차 안됐을텐데 어떻게 싸울 생각을 했을까’라고 말하더라”며 “현대차, 노동부, 여성가족부 모두 나몰라라 하는 가운데서도 99일간 힘차게 싸워왔다. 앞으로 1인시위, 아고라 청원 등 승리할때까지 싸우자”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1895일간의 투쟁 끝에 원직복직한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은 “기륭투쟁 중 연행을 당한적이 있었다. 조합원이 화장실에 있었는데 경찰관이 문을 열어젖힌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우습게도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고 검찰은 기소했다”고 투쟁당시 상황을 말하며 “너무 억울했다.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싸우고 있는 당신이 옳습니다. 투쟁합시다”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  진보신당 노래패 붉은노래

진보신당 노래패 ‘붉은노래’의 노래공연이 끝나자 피해자 대리인이 패해자에게 힘내자고 찬송가 한 곡을 불렀다.

 

“약한자 힘주시고, 강한자 바르게, 추한자 정케하심이 주님의 뜻이라 해아래 압박있는곳 주 거기 계셔서 두팔로 막아주시어 정의가 사나니...”

박창식 민주노총 충남본부 부본부장은 “100여 일 가량 서울 한복판에서 투쟁하는데 힘차게 연대하지 못해 미안하다. 웃으면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도 투쟁중인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오수영 조합원도 “얼마 전 농성장이 침탈당할 때 재능에서 봤던 여자용역경비직원을 봤다. 1350여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데 함께 투쟁에 승리하자”고 힘차게 외쳤다.

 

▲  김성만님

전국학생행진에서 활동하는 고려대 명아 학생은 “성폭력이 반드시 낯선 이들에 의해 일어나지 않는다. 고려대 성폭력사건으로 학생들은 분노했다. 가해자는 출교조치가 되었지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성폭력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기에 학교에서 반성폭력운동모임을 꾸렸다”고 전하며 “학교도 학교지만 노동현장에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 예비노동자인 학생들도 반드시 가해자 처벌하고 원직복직 쟁취할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14년간 일 해왔으며, 조장과 소장에게 반복적인 성희롱을 당해왔다.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자, 사측은 작년 10월 보복성 징계해고를 했다. 피해자는 7개월 동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 및 출근 선전전, 1인시위 등을 진행했다.

 

한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지대위)는 추석연휴에도 농성을 이어간다. 14일부터 다음 아고라 청원을 진행하고, 새로 취임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청문회에도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대위는 15일에 촛불문화제를, 20일에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동시다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성희롱피해자 상경투쟁 가운데 김홍춘님의 시에 김성만님이 곡을 붙임
눈을 떠 보니 어느 새 흰꽃이 세상을 덮어
꽃 아닌 곳 없더라 꽃 아닌 것 없더라

 

당신은 망초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꽉 채우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람아

 

아무리 밟아도 거세게 몰아쳐도
꼭 꼭 다짐한다 눈물을 훔치며

 

참고 참고 또 참았던 잡초에 발걸음을 띄어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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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한겨레 기사입니다

 

한겨레 박수진 기자기자블로그
 
 
» 아산 현대차공장 사내하도급업체 성희롱 피해자 박미경(가명)씨.
 
도와줄줄 알았던 여성부 농성장 강제철거

곡절많은 사연…나이어린 소장 자고 싶다” 조장은 ‘사랑한다’ 문자
 

성희롱 신고했더니 징계위원장은 소장이 맡아 피해자·조장 동일 징계
 

인권위 진정했더니 ‘해고’ 문자통보, 인권위 배상 권고 듣지 않아

 

지난 2일 오후 여성부가 입주한 건물 한 커피숍에서 만난 박미경(46·가명)씨의 눈이 자꾸 감겼다. 밤에는 잠을 못 자고, 낮에는 병든 닭마냥 졸리는 악순환이라고 했다.

박씨는 청계천 입구 여성가족부가 있는 건물 앞에 텐트를 치고 70일 넘게 생활했다. 2일 오전 7시 건물주가 고용한 용역 30여명이 그가 자고 있던 텐트를 강제로 철거했다. 서울 중구청 가로정비단속반원들도 들이닥쳤다. 박씨는 순식간에 끌려나왔다.

박씨는 1년 전까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일했다. 현대차 사내협력업체인 금양물류에서 출고차량을 최종 점검하는 일을 했다. 14년째 근무한 베테랑이었다. 14년 일했지만 해고는 한순간이었다. 해고 이유는 그보다 나이 어린 두 남성 간부의 성희롱 때문이었다.


2009년 4월 무렵부터 박씨보다 7~8살 정도 나이가 어린 이아무개 소장은 “너희 집에 가서 자고 싶다”며 밤에 전화를 해 성희롱을 했다. 일할 때면 박씨의 엉덩이를 무릎으로 치고, 어깨와 팔을 주물렀다. 작업 도중 욕설과 음담패설도 서슴지 않았다.

그보다 두 살 어린 정아무개 조장은 문자를 보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문자는 물론 “우리 둘이 자고 나도 우리 둘만 입 다물면 누가 알겠느냐”는 문자를 보냈다. 그의 부인은 박씨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같은 회사를 다니고 같은 동네에 살았다.

가해자의 아내이자 피해자의 친구는 남편 편이었다. 박씨는 “조장 정씨는 ‘아내 친구라서 더 쉬웠다’고 말했고 친구는 ‘술 먹고 남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남편을 두둔했다”고 말했다.

피해 사실이 회사에 알려졌고 회사는 징계위원회를 열었다.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박씨를 성희롱했던 소장이었다. 소장은 자기 자신은 처벌하지 않았다. 그리고 가해자인 조장과 피해자인 박씨에게 동일하게 ‘정직 6개월, 보직변경’의 징계를 내렸다. 박씨가 징계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억울함을 호소할 곳을 찾던 박씨는 2010년 8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조합에 가입했다. 한 달 뒤인 2010년 9월 노동조합과 함께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 그러자 회사는 ‘회사 안에서 풍속을 문란하게 했고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곤란하다’며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해고를 통보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1월19일 성희롱 사실을 인정했다. 두 간부가 박씨에게 각각 300만원, 6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권고했다. 인권위에 진정했다는 이유로 박씨를 해고한 회사 사장은 900만원을 피해자에게 배상할 것을 권고했다.

국가기관이 ‘성희롱’을 인정하고 노동청이 ‘부당해고’를 결정했어도 박씨의 현실은 변한 것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권고한 사항들에 대해 가해자 누구도 이행하지 않았다. 해고 사실은 변함없고 성희롱 가해자는 회사에 잘 다니고 있다. 

삶이 무너진 건 피해자인 박씨 한 명이다. 그는 해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1년째 길 위에 서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현대차 아산공장 앞에서 마스크와 모자를 눌러쓰고 1인시위를 했다. 가해자 부부는 함께 차를 타고 1인시위하는 박씨를 쳐다보며 유유히 출근했다. 돌아온 건 전치 4주의 진단서와 입원이었다. 현대자동차가 “아줌마가 부끄러운 줄 모르냐”며 그를 밀쳐냈기 때문이다. 1월에는 추위를 이기려고 비닐을 치고 1인시위를 이어갔다. 박씨는 “현대차 경비들은 그때마다 그 비닐조차 걷어갔다”고 말했다.  

박씨와 함께 1년째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는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조합원 권수정씨는 “해고에도 끄떡 않고 활발하던 언니가 1인시위할 때부터 마음이 약해지고 불안증세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박씨는 “1인시위 때 나를 보고 웃으며 출근하는 가해자 가족, 오히려 나를 죄인 취급하던 현대차 경비원들 때문에 너무나 억울하고 가슴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신경정신과에서는 “박씨가 직장에서 지속적인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해 참아왔으나 정도가 심해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으며 성추행과 관련하여 추행 장면이 회상되고 쉽게 놀라고 불면, 우울, 불안해지는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며 “심리적 안정·약물치료, 증상에 대한 관찰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박씨는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도 없다. 박씨가 성희롱을 당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협력업체인 금양물류가 지난해 10월6일 폐업했기 때문이다.

열쇠는 현대자동차가 쥐고 있다. 박씨는 현대자동차의 하청업체에서 14년간 같은 일을 했다. 14년 동안 업체는 7번이나 바뀌었다. 그때마다 사장과 사장이 데려온 소장 외에는 모두 고용이 승계됐다. 지금도 금양물류 대신 형진기업이 같은 일을 하고 있다. 금양물류에서 일하던 직원들도 형진기업으로 고용이 승계돼 다 일하고 있다. 박씨는 “현대자동차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은 성희롱 당했다고 이야기하면 해고되고, 인권위가 성희롱 사실을 인정해도 더 해 볼 도리가 없는 것이냐”며 “지금이라도 현대차가 나서서, 형진기업이 고용을 승계하도록 이야기하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원청인 현대자동차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5월31일 서울 방배동 서초경찰서 앞으로 왔다.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농성하고 싶었는데 현대자동차 직원들이 차례로 집회 신고를 해서 합법적 집회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취지로 서초경찰서 앞에서 약 20일간 농성을 했지만, 문제를 알릴 수가 없었다.

6월22일 여성가족부 앞으로 왔다. 성희롱 피해자이기 때문에 여성가족부가 도와줄 줄 알았다. 그러나 여성가족부는 “성희롱을 예방하는 일은 하지만 사후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은 없다. 힘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여성가족부가 나에게 해준 것은 처음 여가부 앞에 왔을때 면담 한 차례, 그리고 하루는 불러서 ‘건물주가 자진철수하지 않으면 용역을 고용해서 밀어내겠다고 하니 철수해달라’는 건물주의 입장을 전달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실제로 2일 여성가족부가 말한대로 건물주는 용역을 고용해 박씨의 텐트를 한 차례 철거했다. 박씨의 해고는 9월20일이면 1년째로 접어든다. 박씨는 오늘도 변함없이 ‘노숙 농성’ 중이다.

박수진 기자 jin21@hani.co.kr

 

 

 
 
기사등록 : 2011-09-05 오전 11:47:31 기사수정 : 2011-09-05 오후 12: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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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성희롱·부당해고 ‘하청 여성노동자’ 문제 정치권이 나서야

[왜냐면] 성희롱·부당해고 ‘하청 여성노동자’ 문제 정치권이 나서야  

 

나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무국장

 

 

어느덧 80일이 넘었다. 화려한 불빛과 웃음이 넘치는 서울 청계광장 옆, 여성가족부 건물 앞에는 사람들에게 매트릭스 밖의 현실을 일깨우려는 듯 비바람에 찌든 채 항거하고 있는 두 동의 조그마한 텐트가 있다. 이곳은 2009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사내하청 기업에서 관리자의 지속적인 성희롱 사실을 알린 뒤 해고된 여성노동자가 ‘살고’ 있는 농성장이다.

 

 

그녀는 자신을 고용한 하청업체가 일곱번이나 바뀌었지만, 그에 관계없이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14년간 일했고 그중 3년 동안은 월차 한 번 안 냈던 성실하고 평범한 여성 노동자였다. 그런데 어느 날 한밤중에, 소장이 “너랑 자고 싶다”고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소장뿐 아니라 조장도 문자와 전화로 그녀를 괴롭혔다. 욕설과 음담패설은 기본이었다. 그렇지 않아도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관리자들의 성희롱이 일상화되어 있는 분위기였기에 더는 참고만 지낼 수 없었던 그녀는 회사 동료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곧 회사 전체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런데 사실이 알려지자 회사는 오히려 그녀를 징계하기 위한 인사위원회를 열었다. ‘잘못된 언행을 감행하여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 회사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이유였다. 게다가 인사위원회에는 가해자인 소장이 버젓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다음해 9월, 피해자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자 회사는 결국 그녀를 해고해 버렸다. 이후 그녀가 온갖 모욕과 폭력, 한겨울의 폭설을 견디며 힘겹게 싸움을 이어가는 동안 그녀를 해고했던 하청회사는 폐업신고를 하고 이름만 바꾼 새 업체가 가해자를 포함한 다른 직원들을 모두 고용승계했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는 이 사건을 성희롱으로 인한 고용상의 불이익으로 인정하고 사장과 가해자 2인에게 피해자한테 총 1800만원의 피해배상을 하라고 권고했지만 그들은 모두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 게다가 고용노동부는 그녀를 고용했던 하청업체가 폐업신고를 했으니 방법이 없다고 말하고, 여성가족부는 자신들이 할 일은 성희롱 예방교육이지 피해자 구제가 아니라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이와 같은 상황이 비단 그녀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간단체의 고용평등상담실에는 상사나 관리자의 성희롱·성추행을 거부하거나 그에 항의했다는 이유로 괴롭힘을 당하거나 해고를 당해 고통받은 여성들의 상담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얼마 전 피해자 지원대책위의 블로그에는 ‘내가 아는 사람도 회사에서 성희롱을 당해서 이를 거부하자 폭행을 당했고, 입원했다가 돌아오자 해고됐다. 남의 일이 아닌 것 같다’는 공감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하청·파견 등으로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는 여성들은 일상적인 성희롱과 성폭력에 시달리면서도 이를 알릴 엄두조차 낼 수가 없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현실을 외면할 텐가. 우리나라 정부는 유엔의 ‘여성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 철폐에 관한 협약’(여성차별철폐협약) 비준 당사국으로 이를 이행할 의무가 있으며, 그 원칙을 따르는 ‘남녀고용 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직장 내 성희롱과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해고 또는 징계 조처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협약과 법률 조항들이 무색하게도 성희롱과 부당해고 피해를 당한 하청 노동자는 길 위에서 2년 가까이 싸우고 있고, 정부 부처와 기업은 모두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원청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용역 직원들을 동원해 그녀를 협박하고 폭력까지 휘둘렀다.

 

정치권이 이러한 현실에 일말의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반드시 이번 국정감사에서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에 역할을 방기한 책임을 묻고, 현대자동차에도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복직 결정을 촉구해야 할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불안정한 고용 상태로 인해 직장에서 열악한 노동환경과 부당노동 행위, 성희롱·성추행을 비롯한 폭력적 상황들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비정규직법 등 관련법의 개정과 제도 개선에 속히 힘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과 같은 현실을 만든 책임은 현재의 여야 모두에 있다. 이제 정치권이 그 책임을 지고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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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news기사, "너희 집에 가서 자고 싶다"한밤 전화... 그래도 괜찮다?

 

 
 

 

  
▲ 농성 텐트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앞에 설치된 농성텐트. 아산 현대차 공장에서 1인 시위를 하다 아무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서울로 와 농성 중.
ⓒ 이혜경
현대자동차

 

 

서울 청계광장 여성가족부가 있는 건물 앞에는 텐트 두 개가 놓여 있다. 높은 건물들 사이로 땅두더쥐처럼 납작 엎드려 있는 텐트. 지상에서는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모습이다. 그 주위의 손피켓과 가로수마다 걸려 있는 현수막에는 이 시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의 삶이 얼마나 피폐하고 열악한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 텐트는 지난해 9월 자신이 회사 관리자한테 당한 성희롱 피해를 고발했다가 도리어 해고를 당한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여성노동자 A씨의 농성 텐트다. 성희롱 피해자가 그 사실을 알렸다고 해고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A씨! 당연히 가해자가 해고될 줄 알았는데 성희롱 피해자인 자신이 오히려 해고된 이 상황을 지금도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한다.
 

그녀는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사내하청지회에 가입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부당함을 진정한 후 해고를 당하였다. 해고 사유는 '사회 통념상 근로 관계를 계속 유지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이란다. 현대차 하청업체의 통념은 성희롱을 당해도 말 한마디 하지 말고 당해야 한다는 것인지.

 

지난 20일 여성가족부 앞 농성텐트에서 A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아래는 일문일답. 

 

- 과정을 잠깐 설명해주시겠습니까?

"2008년부터 하청업체 조장과 소장에 의해 지속적인 성희롱을 당하다가 2009년 말 참다 못하고 동료에게 가해자가 보내온 문자메시지를 보여주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그 이후 회사에 그 사실이 알려졌어요. 그런데 가해자인 소장이 회사 내 인권위원회를 소집하여 피해자인 저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를 내리더군요. 이유는 문자메시지를 보여준 것이 사내의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했다는 것입니다.

 

재심을 신청했더니 감봉 3개월로 징계의 수위가 낮아졌어요. 그래서 그냥 지냈어요. 그런데 회사안 분위기가 가해자들이 중심이 되어 알게 모르게 압박이 가해지는 것입니다. 대놓고 그러지는 않지만 비아냥거리는 그런 분위기였죠. 제가 저절로 회사를 퇴사하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국가인권위원에 진정서를 내게 된 것입니다."

 

- 어떤 식으로 성희롱을 하던가요?

소장은 "너희 집에 가서 자고 싶다" 등의 내용으로 한밤중에도 수차례 전화를 했습니다. "왜 오려고 하느냐?"고 물으면 "내 맘이다"라는 식으로 안하무인이었습니다. 나중에 뭔가 대책을 세워야겠다는 생각에 녹취를 해두었습니다. 작업 도중에는 제 엉덩이를 무릎으로 치고 어깨와 팔을 주물럭거리는 성추행에 가까운 행동도 했습니다.

 

게다가 "간밤에 힘 좀 썼더니 오늘은 기운이 딸린다", "나는 밤새 해도 끄떡없다", "○○○(피해자 이름을 대며) 그 년이 대줄 것 같은데 대주지 않는다"는 음담패설에, 작업지시를 할 경우도 "XX, 개X같다. 말도 안 듣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지" 이런 욕설도 심했구요.

 

조장은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문자메시지에, "우리 둘이 자고 나도 우리 둘만 입 다물면 누가 알겠느냐?"고 해서 들은 척도 안 했더니, 전화로 "밤길 조심하라"며 협박까지 했어요. 이런 일을 당한 사람이 비단 저뿐이겠습니까? 말을 안 하고 있어서 그렇지. 저 역시 처음에는 시끄러운 것이 싫어 모른 척했더니 점점 심하게 계속되는 바람에 인간적인 모독을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성희롱 피해자는 해고, 가해자는 징계도 없이 고용승계 

 

- 국가 인권위에는 언제 진정서를 냈나요?

"2010년 9월 3일 진정서를 냈습니다. 그러자 하청업체는 9월 20일 저를 해고하고 11월 4일 폐업했습니다. 현재는 피해자인 저를 제외하고 가해자까지 포함한 전원은 고용승계되어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현재 법적으로든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아무것도 없습니까?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피해자에게 가해진 것은 성희롱이 맞다는 결정문이 나왔습니다. 그 결정문에 의하여 성희롱을 한 가해자 두 명과 그것을 묵인한 하청업체 사장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권고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 모두 거부하고 주지 않고 있습니다.

 

더구나 하청업체 사장은 오히려 손해배상 6500만 원을 청구하는 맞고소를 한 상황입니다. 노동부는 그 회사가 폐업을 하였으니 원직복직을 권유할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이유로 어떤 해결책도 내어놓지 않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성희롱 결정문을 내린 것으로 자신들의 일은 다 했다는 입장이고, 여성가족부는 성희롱예방교육이 담당이지 이 문제는 여성가족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 농성은 언제부터 시작되었나요?

"회사가 폐업신고를 낸 후 다른 사람은 고용승계가 되는데 저는 되질 않자 회사 앞에서 1인시위를 했습니다. 그때 아산공장 회사 관리인들이 와서 앉은 자리의 비닐도 다 빼앗아가는 바람에 그 추위에 비닐 한 장 없이 맨땅에 앉아 시위를 했습니다. 그곳에서 아무리 농성을 해도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질 않아 서울로 온 것입니다.

 

여성의 문제라 청계광장 여성가족부 앞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하고 있습니다. 9월 9일이면 상경 농성한 지 100일이 됩니다. 해고당한 지는 1년이 다 되어갑니다. 이렇게 길게 오래 갈 줄 저도 몰랐습니다. 갈수록 고공크레인에 올라간 김진숙 동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해결되지 않고 물러설 수 없다는 마음이 듭니다."

 

- 그렇다면 이 사건이 어떻게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습니까?

"가해자 처벌과 저의 원직복직입니다. 현대자동차에서 다른 회사에 취업 알선해 주겠다고  지나가는 듯한 말로 제안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다른 회사 취업 정도는 저 혼자 힘으로도 할 수 있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억울함도 있지만 다만 그것뿐이라면 제가 이렇게 긴 농성을 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의 해고가 억울해서 시작한 농성이었지만 지금은 이것이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제가 근무할 때 회사의 이름은 ㄱ물류였습니다. 그때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ㅎ기업이라는 새로운 회사에 그대로 고용승계되었습니다. 저를 성희롱했던 조장도 그 회사에 그대로 갔습니다. 설혹 원직복직된다고 하더라도 저를 성희롱했던 그 가해자와 함께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반드시 그 가해자를 처벌하고 저는 원래 제가 있었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일, 즉 원직복직이 제가 원하는 것입니다."

 

  
▲ 피해자 대리인 권수정 님 피해자는 얼굴 찍는 것도 두렵다고 한다. 그래서 피해자 대리인인 권수정씨가 씩씩하게 피해자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있다.
ⓒ 이혜경
성희롱

 

 

여성가족부가 유일하게 해준 말, "건물주가 텐트 철거하래요"

 

대한민국은 법치국가라며 그렇게 법을 지켜야 한다고 떠드는데, 법률적으로 성희롱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법 하나 없는 것이다. 다시 한번 과연 법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A씨 옆에 항상 그림자처럼 다니는 분이 한 분 계시다. A씨의 대리인 권수정(38,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해고노동자)씨. A씨는 자신이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대리인인 권수정씨에 의해 사건은 진행되고 있다. 성희롱, 성추행 사건은 언제나 이렇다. 피해를 당한 여성이 오히려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네가 헤프니까 그렇지' 하는 그런 시각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하지만 얼마 전, 여성들이 옷을 야하게 입었다고 남성들의 성욕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슬럿워크(slut walk) 행사도 있지 않았나. 더구나 여성 당사자가 분명 싫어하는데도 계속 추근대는 것은 명백한 성희롱이다.

 

아래는 A씨의 대리인 권수정씨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여성가족부도 국가인권위도 노동부도 다 손을 놓았는데 이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가요?

"이제 현대자동차가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현대자동차 정몽구 회장의 특단의 조처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폐업했지만 그 회사가 현대차의 하청업체였고 지금도 회사 이름만 바뀌었지 사원들은 그대로 고용계승되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피해자를 원직복직시키기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피해자가 일했던 그 자리에 복직시켜 주는 것이 피해자가 바라는 것입니다. 다만 가해자와는 함께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가해자를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는 것이 조건입니다."

 

- 상경까지 하여 농성하는 있는데, 지금 이 사건이 어느 정도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까?

"그동안 많은 언론에서 취재를 해갔습니다. 얼마 전에는 KBS에서도 취재를 해가지고 갔습니다. 방송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촬영은 해갔습니다."

 

 

 

 

 

 

- 함께해주시는 단체는 어디입니까?

"정말 많은 단체들이 함께해주시고 계십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와 다함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대, 금속노조, 전국여성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정당과 노동조합 각 시민단체들이 지금 속속 결합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의 힘을 꼭 보여주고 이 문제를 해결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여성들의 힘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직장내 성희롱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뿌리 뽑아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층인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 가해지는 이 야만적인 처사가 묵과되는 것을 손놓고 지켜보고 있을 수 없습니다. 결코 물러설 수 없는 일입니다."

 

여성들이여, 현대자동차를 거부하라!

 

-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십니까?

"저녁마다 문화제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1일에는 상경 50일 촛불 문화제를 하였고 8월 18일에는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도 하였습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은 농성장의 건물주가 저희들의 농성을 막고자 대형 화분을 길에 설치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화분을 크리스마스트리처럼 꾸미기로 한 것입니다. 우리의 농성을 방해하고자 놓은 화분에 우리의 소망을 담았습니다. 어떤 탄압도 우리의 상상력을 당해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웃음)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을 붙인 것은 올해 크리스마스가 오기 전에 이 농성을 마무리하고 피해자가 원직복직되기를 원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앞으로 후원금 마련을 위한 티셔츠 판매, 희망 걷기 대회, 상경 100일 촛불 문화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매일 양재역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1인시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비장의 카드를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 발표할 수가 없습니다.(웃음)"

 

-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입니까?

"건물주가 농성장 텐트를 철거하겠다고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유는 건물의 지하실 누수로 인한 방수 공사 때문이라고 하지만 결국 농성을 해체하겠다는 뜻일 것입니다. 여성가족부에 서운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여성문제로 농성을 하고 있는데 여성가족부 사무관이라는 분이 딱 한 번 내려와 하신 말씀은 농성장을 치워달라는 건물주의 말을 전한 것뿐입니다.

 

여성가족부가 피해를 당한 여성의 대변인이 아니라 건물주 대변인 노릇이나 하고 있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여성가족부라면 당연히 여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뛸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나 몰라라 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국민이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하니 국가란 정말 무엇인가 하는 생각, 여성의 문제에 여성가족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니 여성가족부란 왜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하나는 역시 돈 문제입니다. 현재 형사 민사 소송을 해야하다 보니 소송 비용이 몇 백만 원씩 듭니다. 그리고 A씨의 생활비도 문제입니다. 십시일반 도와주고는 있지만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현대자동차나 국가도 피해자의 이런 약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제풀에 떨어지기를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힘든 이야기를 하면서도 권수정씨의 태도는 참 밝고 명쾌하다. 대리인으로서의 자질은 만점 이상이다. 피해자를 위해 저렇게 뛸 수 있는 대리인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살짝 물어보았다. 후원금을 받고 있느냐고. 반색을 하는 권수정씨의 장난스럽기까지 한 표정. 그러면서 전단지 한 장을 주었다 후원계좌번호가 적힌.

 

인터뷰를 하는 동안 희망과 좌절이 교차하였다. 일반 시민들과 진보정당과 진보단체들의 열렬한 지원과 응원 그리고 격려는 희망이다. 그런데 국가와 국가단체, 그리고 현대차라는 거대한 골리앗은 "너희들 쓸데없는 일 하고 있어. 빨리 좌절하고 집으로 가라"는 메시지만 주고 있다.

 

둘러보면 세상은 온통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골리앗의 큰 덩치와 힘으로도 이길 수 없는 지혜를 다윗은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혜를 모을 것이다. 그리고 골리앗을 무너뜨릴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길이지만 가야할 길이다. 이 땅의 여성들이 돈이 없다는 이유로, 지위가 낮다는 이유로 힘이 없다는 이유로 직장 내에서든 어디에서든 성희롱, 성추행에 시달려서는 안 될 것이다. 당당하게 자신의 자존감을 지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A씨와 권수정씨가 절대 지치지 말기를 바란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문제와 여성에 대한 성희롱 피해 문제가 함께 맞물려 있는 이 사건은 꼭 해결해야 할 우리 사회의 중요한 여성문제이다. 내 문제가 아니니 상관하지 않겠다고 생각하지 말자.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말한다.

 

"성희롱 피해자 부당해고 묵인하는 현대자동차! 여성들이여 거부하라!"

 

  
▲ 현수막 성희롱 피해자 부당해고 묵인하는 현대자동차! 여성들이여 거부하라!!
ⓒ 이혜경
성희롱
 

덧붙이는 글 |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트위터 @bluebire_bokjik, 블로그 blog.jinbo.net/bokjik

2011.08.24 14:10 ⓒ 2011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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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저널 일다 르포, "성희롱 피해자 복직, 불가능한 일입니까?"

 

성희롱피해자 복직, 불가능한 일입니까?
[르포] 여가부 앞 농성중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피해자를 만나다
<여성주의 저널 일다> 희정
 
 
▲ 여성가족부 앞에 설치된 농성텐트.  
풋사과 몇 개를 들고 찾아갔다. 웃으며 인사를 하고 은박 돗자리를 깔고 앉아 소풍 나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솔직히 나는 묻고 싶었다. “괜찮으세요?”
 
‘그녀’는 풋사과를 휴지로 닦아 한 입 베어 물었다. 여물지 못해 단맛이 적은 사과임에도 그녀는 맛있다고 했다. 그녀 옆으로 크고 작은 차들이 쉼 없이 지나갔다. 나들이객들은 청계천 아래로 내려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에 발을 담갔다. 어린 아이들이 탄 마차를 끌며 돌아온 관광상품 늙은 말이 돌바닥에 느린 말발굽 소리를 냈다. 그녀는 청계천 주변, 아스팔트 대신 깔린 돌바닥을 가리키며 말했다.
 
“밤에 차가 지나다니면 저 돌바닥이 울려오는데, 잘 수가 없어. 머리까지 드르륵 울려대는데……”

좁은 텐트에 누인 몸은 소음에 시달린다. 한밤을 가리지 않는 이동차량만 소란이 아니다. 청계천 번화가에서 술을 먹고 온 남정네들이 그녀가 잠든 텐트 앞에 와 주정을 한다. 그들이 시청 인근 농성장 중 유독 그녀가 잠든 곳으로 찾아오는 이유는, 아무래도 텐트 앞에 걸린 플래카드 때문인 듯하다.
 
“성희롱 피해자를 복직시켜라”
 
머리 위로 이런 문구를 이고 그녀는 청계천 광장 한복판에 앉았다. 오며 가며 자신을 힐끔거리는 사람들의 시선과 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성희롱 피해자다. 사람들의 시선에 낙인이 찍힐까 그녀는 불안하다. 움츠러든다. 그런데도 거리에 나왔다. 그것도 아산에서부터 올라와, 서울 도심 한복판에 섰다.
 
여성가족부 앞 노숙농성을 결심하기까지
 
서울까지 올라온 이유를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라고 했다. 억울해 부글부글 속이 끓는데,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녀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인 <금양물류>에서 14년간 근무했다. 그곳에서 관리자인 소장과 조장으로부터 일상적인 성희롱을 당했다. 그런데 사건이 알려지자 정작 해고된 이는 ‘그녀’ 자신이었다. ‘회사 내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가해자는 버젓이 회사를 다녔다. 그녀는 복직을 요구하며 <금양물류>의 원청인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가해자는 회사 정문까지 찾아와 그녀를 비웃고 지나갔다. 현대자동차 용역직원들은 그녀를 향해 윽박질렀다.
 
“아줌마는 성희롱 당하고 쪽 팔리지도 않느냐.”
“정문 앞 인도도 현대자동차 땅이니 나가라.”

 
눈이 쏟아져도 비닐 한 장 덮지 못하게 했다. 우산 하나 담요 하나 눈에 보이면, 몸집이 큰 용역직원들이 쫓아 나와 눈을 부라렸다. 어느 한 날은 용역 직원들이 폭력을 휘둘렀다. 맨발로 차도까지 끌려 나온 그녀는 길바닥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 병원에 실려가 전치 4주를 받았다. 점심때가 되자, 그녀는 안 넘어가는 밥을 꾸역꾸역 입에 넣으며 말했다. “밥 먹어야지. 잘 먹어야지 잘 싸우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앞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성희롱 피해 여성노동자.

<금양물류>에 들어온 첫날부터 그녀는 혼란스러웠다. 관리자들은 성적인 농담을 아무렇지도 않게 던졌다. 일하는 여자들의 엉덩이를 치고 가는 것은 예사였다. 하는 품새가 하도 당당해 그녀는 불쾌한 자신이 이상한 것인가 싶었다. 여성노동자들은 음담패설을 받아주기도, 피하기도, 뒤에 가서 화를 내기도 했다. 어찌되었건 모두 앞에서는 말하지 못했다. 속으로 삭였다. ‘저 새끼들은 원래 저런 새끼들이니까. 일일이 저런 얘기에 신경 쓰면 회사 못 다녀.’ 신경 써봤자 어쩔 수 없었다. 욕설과 성적인 농담을 던지는 이는 정규직이나 관리자였다. 못 참겠으면 개인이 그만두는 수 밖에 없었다.
 
‘그녀’도 농담(?) 정도는 참아왔다고 했다. 그러나 농담은 수위를 더해갔다. 가해자로부터 너랑 자고 싶다는 연락이 한밤중에 오기 시작했다. 참기를 포기하고 그녀는 이 문제를 회사에 알렸다. 그러자 회사는 피해자 그녀에게 정직을 내렸다. 처음에는 6개월, 재심을 요청하자 3개월의 정직이 결정됐다. 직장에 복귀하자 가해자들이 주도하는 따돌림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어느새 사내에서 ‘남자 잘 꼬시는 여자’가 되어 있었다. 14년을 일한 회사였다.
 
그러던 중 2010년 7월, 대법원은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이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을 냈다. 불법으로 사용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시켜야 한다는 판결이었다. 당시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않았던 그녀는 이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았다. 그녀에게 정규직이라는 희망이 스쳐갔다. ‘정규직이 된다.’ 동시에 물음 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내가 정규직이라면 이런 대우를 받았을까?’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이었다. 정규직이 아니기에, 어떤 보호망도 없이 관리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하청 노동자 신세이기 때문에 숱한 욕설과 추행, 성희롱에 말 한마디 못하고 당해 왔다는 것을.
 
그녀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조합을 찾았다. 그곳에서 지금의 대리인, 권수정 조합원을 만났다. 며칠 후, 성희롱 문제가 노동조합 소식지에 났다.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냈다. 그리고 그녀는 징계해고 됐다. 나흘 후, 그녀가 다니던 하청업체가 폐업을 했다. 그녀를 제외한 모든 직원들은 <형진기업>에 고용승계 됐다. 물론 그 속에는 가해자도 포함되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그 해 겨울, 대법원이 인정한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조합원 대다수가 해고를 당한다. 온갖 탄압에 노동조합마저 휘청거리자, 그녀는 정말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수 없었다. ‘아무것도 안 바뀌더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 이런 심정으로 짐을 쌌다. 서울행을 결심한 것이다. 대리인 권수정 씨도 그 짐을 함께 쌌다. 그것이 올해 5월 31일의 일이다.
 
하청업체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갈 곳이 없다”
 
그녀의 대리인 권수정 씨는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을 하기로 결정을 하며, 그 앞 청계 거리를 우려의 눈으로 바라봤다. 청계 광장은 밝았다. 사람들은 즐거워 보였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권수정씨는 걱정했다. 언니(성희롱 피해 여성)가 이들을 보며 자신을 더 어둡게 느끼면 어떻게 하나.
 
서울로 올라오는 일은 쉽지 않았다. 50여명의 해고와 징계에 허덕이는 노동조합이 흔쾌히 상경하라고 등 떠밀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피해자가 억울한 마음에 큰 결심을 했는데 자신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잡을 생각도 없었다. ‘그녀’와 수정씨는 그저 노동조합을 통해 만들어진 인연일 뿐이었다. 그러나 수정씨는 알고 있었다. ‘그녀’가 얼마나 아플지, 그녀의 결단이 얼마나 큰 두려움을 밀치고 나온 것인지. 알 수 밖에 없었다. 수정씨 자신도 ‘그녀’의 입장에 선 적이 두 차례 있다. 금속노동조합 동료가 가해자가 되는 순간을 경험했다. 수정씨는 싸웠고, 애썼고, 좌절했다.
 
같은 마음으로 두 여자가 서울로 올라왔다. 번듯한 여성가족부 건물 앞에 ‘애기무덤’ 같다 불리는 작은 텐트 두 동이 놓였다.
 
여성가족부는 자신들은 성희롱 예방교육을 담당할 뿐이라며, 성희롱 사건은 해결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인권위의 성희롱 판정은 실질적인 힘이 없었다. 노동부는 이미 하청업체가 폐업되었으므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그녀가 일한 14년간 하청업체만 7번이 바뀌었다. 직원들은 같은 자리에서 일하기만 하면 됐다. 원청에서 내려 보낸 바지 사장들만 바뀐 것이다. 이런 위장폐업에도 노동부는 어쩔 수 없다고만 했다. 제 각기 이유를 들며 그녀들을 외면했다. 복직이라는 해결의 열쇠를 쥔 현대자동차는 하청업체의 문제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부정했다. 오히려 용역직원을 불러다 그녀에게 폭력을 휘둘렀다.

 
그녀는 한탄했다. “나는 어디로 가? 이 나라 어느 곳에도 갈 데가 없는 거야. 힘 없는 여성들은, 억울하게 당한 여성들은 갈 데가 없는 거야. 이게 현실인가 봐.”
 
공감, 격려, 연대…농성장으로 이어지는 발길들
 
▲ 현대자동차 본사 앞, 성희롱 피해자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1인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자칫하면 단란한 청계 광장에서 그녀들의 텐트가 무덤처럼 놓일 뻔했다. 그러나 행인들이 발길을 멈췄다. 그녀들이 농성 텐트를 세운 첫 날, 누군가 다가와 아이스크림 통을 건넸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힘내시라고 말하고 서둘러 가버렸다. 어떤 사람은 돈을 건네고, 어떤 사람은 말을 나누고, 어떤 사람은 자신도 성폭력 피해자인데 어떻게 싸워야 하겠냐고 조언을 구하고 갔다.
 
사람들은 발길을 멈추고, 우호적인 표현을 해왔다. 우호의 이유는 공감이었다. 이 길을 지나는 여성 누구나 성폭력 위협을 겪고, 그런 상황에 맞닥트려 분노하고 속상하고 억울하고 수치스러워 했던 경험들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반응이 ‘그녀’는 놀라웠다. “이렇게 성희롱 당하는 여자들이 많은지 나도 몰랐어요. ‘잘 싸운다’ ‘대단하다’ 그런 말들을 하고 가는데, 들을 때마다 내가 지금까지 겪었던 고통이나 힘든 것들이 사그라지고 녹는다고나 할까. 위로가 된다는 거지. 나랑 비슷한 사람들이 참 많구나. 그리고 내 싸움이 그 사람들한테 위로가 되는 거 같아요. 누군가 이 문제로 싸우고 있다는 자체가.”
 
힘을 주고,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텐트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누구는 감자를 쪄오고, 누구는 삼계탕을 끓여왔다. 도시락을, 베개를, 만화책을, 꽃이 그려진 걸개그림을 손에 들고 왔다. 각자 나름의 호의, 공감, 격려, 연대의 표현이다.
 
시청 주변에 놓은 수많은 농성장들도 그녀의 위안이 된다. 그녀의 주변에는 1000일 넘게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해 농성을 하는 재능교육 노동자들이 있다. 조금 더 가면 재개발 철거에 맞서 삶터를 지키는 명동 3구역 세입자들이 있다. 이 외에도 유성기업, 한진중공업 등 정리해고에 맞서 싸우는 이들이 있다. 그 농성장들을 오며 가며 그녀는 깨닫는다.
 
“이 시대에 아프고 억울하고 힘들게 싸우는 사람이 나만 있는 게 아니구나.”
 
기운을 받는다. 그러나 가장 큰 위로와 기운은 대리인 권수정씨에게 향한다.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그녀가 이 넒은 곳에서 의지할 사람이라고는 대리인 수정씨 밖에 없다. 그런데 정작 수정씨는 ‘그녀’로 인해 자신이 위안을 받는다고 한다.
 
“작년 성폭력 사건으로 휴식을 하고 6월에 복귀하자마자 8월에 피해자 대리인이 됐어요. 내가 살면서 2번씩이나 성폭력 사건을 경험했는데, 정말 다른 사람들이 말대로 내가 독한 년이고 내가 문제가 있어서 이런 일을 당하는 걸까. 논리적으로는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내가 왜 당해야 하는 걸까, 이런 느낌이었는데…… 요즘은 참 마음이 편해졌어요. 아…… 내가 우리 언니 대리인 하려고 그랬나 보다. 전혀 논리적이진 않지만, 그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편해진 것이 있어요. 참 다행이다. 당장 언니를 복직시키지 못하고, 나라는 사람이 못하는 것도 많지만 적어도 내가 언니 마음을 아니까, 다행이다. 적어도 언니가 답답한 것은 없게 할 수 있겠다. 그래, 잘 할 수 있지. 왜냐면 나는 피해자가 이런 말을 들을 때 이런 눈빛을 받을 때 어떤 심정인지, 그리고 얼마나 그런 문제에 예민해지는지,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아니까.”
 
수정씨 또한 이 싸움에서 나름의 위안을 받고 있다 했다. ‘그녀’의 싸움이 사람과 만나 위로가 되어간다.
 
용기를 잃지 않기 위한 싸움
 
▲ 여성가족부 앞 농성 50일을 맞아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걸개그림을 그리고 있다.  
8월 18일, 많은 사람이 농성장을 찾았다. 매일 저녁 촛불 문화제가 농성장에서 열렸다. 이날 문화제 명칭은 “8월의 크리스마스”다. 사람들이 색색의 종이에 ‘그녀’의 복직을 요구하는 글을 써 나무에 매달았다.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같다. 여성가족부 건물주가 농성장을 가리려고 세워둔 화분이 트리나무 역할을 했다.
 
사진을 찍다가 종이에 쓰인 글 하나를 보았다. “성희롱 피해자가 가해자의 사과를 받고 억울한 해고에서 구제받는 것이 8월에 크리스마스가 오는 것만큼 불가능한 일일까.”
 
‘그녀’와 대리인 권수정씨에게 이 싸움의 의미를 물었다. 그녀는 자신으로 인해 현대자동차 내부에 성희롱 예방 교육이 진행됐다며 웃는다. 현대자동차 는 그녀의 사건이 사회적으로 알려지자, 전 사업장을 대상으로 성희롱 예방교육을 가졌다. 그녀는 지난달 7월,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해 생긴 불안우울장애를 산업재해로 신청한 첫 사례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녀는 ‘싸우지 않았다면, 결코 그런 일은 없었겠죠?’라고 묻는다.

 
“지금도 수많은 사업장들 속에서 성희롱 당하는 여성들이, 말 못하고 참는 여성들이 있을 거라고요. 이건 여성 인권의 문제예요. 자존심 문제예요. 처음에는 내가 억울해서 싸움을 못 접었지만, 지금은 이렇게 알려졌는데 내 싸움이 진다면 부당하게 성희롱 당하고 부당하게 해고되는 여성들도 싸우고 싶어도 못 할 거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요. 못 싸우지. 용기를 못 낼 거라고요. 이렇게 싸우고도 진 것을 봤는데. 그걸 막기 위해서 반드시 이겨야 해요. ‘거대한 현대자동차 기업하고도 싸워서 이겼다는데, 나도 싸워봐야지. 부당한 것을 말해야지’ 이런 용기를 주고 싶어요. 이기고 싶어요, 꼭.”
 
그렇지만 돌아서 묻는 그녀다. “나 겨울까지 여기 있어야 해?”
 
그 말을 들었다는 권수정 씨는 그저 말을 내게 전할 뿐인데도, 왈칵 눈물이 고인다. 아산 공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작년 겨울을 잊을 수가 없다는 수정씨의 ‘언니’다. 수정씨는 싸움의 의미를 말했다.
 
“파견법 제도에 의해서 대공장 하청업체 여성 노동자가 얼마나 취약한 노동조건에서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싸움이에요. 심지어 여성 노동자에게 성을 요구하고, 그것이 잘못됐다고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일까지 벌어지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천박하고 야만적인 상태라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의미가 있어요.
 
그런데 하나 더 보탤 것은 언니가 싸워서 보여주었다는 사실이에요. 이 여성이 참지 않고 그렇게는 살 수가 없다며 몸을 일으켜 싸우면 탄압도 있지만 반대로 연대도 있다는 것을. 여기 농성장은 참 풍요로워요. 당장 이슈가 되진 않아도 오시는 한 분 한 분이 그만큼 소중하고, 그들이 하는 표현이 참 따듯해요. 그 과정이 복직과 무관하게, 언니에게 치유의 한 방법이 되어가는 거 같아요.”
 
▶사진출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http://blog.jinbo.net/bokjik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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