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상경투쟁 99일 문화제 참세상 기사

현대차 성희롱 피해자, 아픔으로 피다

피해자 상경투쟁 99일 투쟁문화제 열려

천용길 수습기자 2011.09.08 23:48

지난 5일 고려대 학교당국은 고대성추행 가해자에 대한 출교조치를 내렸다. 현대차 아산공장에서는 성희롱 피해자가 회사에서 쫓겨났다. 그리고 지난 2일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이 용역경비들에 의해 철거당하기도 했다.

 

▲  노래 공연중인 이수진님

8일 오후 7시가 되자 여성가족부 앞 현대차 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상경투쟁 농성장에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작은꽃, 아픔으로 피다’는 걸개처럼 옹기종기 모여 약 100여명이 함께 문화제를 진행했다.

 

고(故) 이정미 열사 추모사업회 현정희 집행위원장이 “고(故) 이정미 열사 살아생전 뜻대로, 힘들고 어렵게 싸우는 여성, 비정규직, 영세사업장 노동자들의 투쟁에 조금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고통과 즐거움, 행복까지 함께 나누며 투쟁했으면 좋겠다”며 투쟁기금을 전달하며 박수와 함께 투쟁문화제가 시작했다.

 

백선영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활동가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는 멕시코, 아프리카의 사회운동과 네트워킹을 한다. 외국의 활동가들에게 성희롱 부당해고에 맞선 투쟁을 진행중이라 말하니 ‘대단하다. 치유조차 안됐을텐데 어떻게 싸울 생각을 했을까’라고 말하더라”며 “현대차, 노동부, 여성가족부 모두 나몰라라 하는 가운데서도 99일간 힘차게 싸워왔다. 앞으로 1인시위, 아고라 청원 등 승리할때까지 싸우자”고 결의를 밝혔다.

 

이어 1895일간의 투쟁 끝에 원직복직한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은 “기륭투쟁 중 연행을 당한적이 있었다. 조합원이 화장실에 있었는데 경찰관이 문을 열어젖힌 성추행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가해자는 우습게도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고 검찰은 기소했다”고 투쟁당시 상황을 말하며 “너무 억울했다. 1심에서 무죄판결이 났다. 싸우고 있는 당신이 옳습니다. 투쟁합시다”며 연대의 뜻을 전했다.

 

▲  진보신당 노래패 붉은노래

진보신당 노래패 ‘붉은노래’의 노래공연이 끝나자 피해자 대리인이 패해자에게 힘내자고 찬송가 한 곡을 불렀다.

 

“약한자 힘주시고, 강한자 바르게, 추한자 정케하심이 주님의 뜻이라 해아래 압박있는곳 주 거기 계셔서 두팔로 막아주시어 정의가 사나니...”

박창식 민주노총 충남본부 부본부장은 “100여 일 가량 서울 한복판에서 투쟁하는데 힘차게 연대하지 못해 미안하다. 웃으면서 다시 만날 수 있게 힘차게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현재도 투쟁중인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오수영 조합원도 “얼마 전 농성장이 침탈당할 때 재능에서 봤던 여자용역경비직원을 봤다. 1350여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데 함께 투쟁에 승리하자”고 힘차게 외쳤다.

 

▲  김성만님

전국학생행진에서 활동하는 고려대 명아 학생은 “성폭력이 반드시 낯선 이들에 의해 일어나지 않는다. 고려대 성폭력사건으로 학생들은 분노했다. 가해자는 출교조치가 되었지만 가해자를 처벌한다고 성폭력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기에 학교에서 반성폭력운동모임을 꾸렸다”고 전하며 “학교도 학교지만 노동현장에서 성폭력 문제가 심각하다. 예비노동자인 학생들도 반드시 가해자 처벌하고 원직복직 쟁취할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서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로 14년간 일 해왔으며, 조장과 소장에게 반복적인 성희롱을 당해왔다. 이후 피해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하자, 사측은 작년 10월 보복성 징계해고를 했다. 피해자는 7개월 동안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 및 출근 선전전, 1인시위 등을 진행했다.

 

한편,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지대위)는 추석연휴에도 농성을 이어간다. 14일부터 다음 아고라 청원을 진행하고, 새로 취임하는 여성가족부 장관 청문회에도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대위는 15일에 촛불문화제를, 20일에 현대자동차 대리점 앞에서 동시다발 1인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성희롱피해자 상경투쟁 가운데 김홍춘님의 시에 김성만님이 곡을 붙임
눈을 떠 보니 어느 새 흰꽃이 세상을 덮어
꽃 아닌 곳 없더라 꽃 아닌 것 없더라

 

당신은 망초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모여
꽉 채우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사람아

 

아무리 밟아도 거세게 몰아쳐도
꼭 꼭 다짐한다 눈물을 훔치며

 

참고 참고 또 참았던 잡초에 발걸음을 띄어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작은 꽃 아픔으로 피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