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째]108배

2010/02/19 00:34

 

 

요즘은 화를 참 많이 냈다.

오늘도 화를 냈다.

딱히 상대방이 미운 것은 아닌데

말을 하다보면 화를 내고 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화가 났는지도 알지 못하고

지금 나의 기분 상태가 어떤지를 잘 파악하지 못한다.

그냥 화가 나서 소리를 치고 있다.

몇번이나 반복되고 후회한다.

 

왜 나는 화를 내는가?

왜 나는 화를 참지 못하는가?

그것이 화낼 일이었던가?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가?

..

 

8. 나부터 찾고 나부터 다스릴 줄 아는 지혜를 터득하기 위해 여덟 번째 절을 올립니다.

 

 

알아채기가 안되니 화부터 내는 것이리라.

무엇이 문제인지를 살피고 나와 거리를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

거리두기.

 

 

 

 

 

참으로 속상한 일이 있고

억울하기도 서운하기도한 일이 있었다.

그래서 원망스럽고

변명하고 싶고

욕도 퍼붓고 싶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는것이 도움이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생각한다.

머릿속에서 계속 낮의 기억이 재생된다.

그리고 머리가 쭈빗쭈빗거린다.

뒷목이 당긴다.

뻐근하고 아리다.

그래도 어느새 다시 생각하고 있다.

108배를 하는 중간에도 생각난다.

그 일이 나에게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왔는지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생각보다 내가 너무 그 일에 가슴아파하고 있음을 느낀다.

생각으론 별로 속상해 하지 않을 것 같은 일을..

혹은 이만큼 속상해 할일인가? 라고 생각할 일을

너무 신경쓰고 속상해하고 가슴아파한다.

 

왜?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무너져서?

내가 무시당한 것 같아서?

내 뜻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아서?

존중받지 못해서?

믿음을 주지 못한 것 같아서?

믿음이 무너져서?

 

어느것 하나 시원하지 않다.

이런 내가 당황스럽다.

당황스럽다.

 

 

93.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아흔세 번째 절을 올립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이 그나마 정리되는건

그냥 용서하고

내가 날 배신했다고

무시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평화를 기원해줬을때다.

서로간의 기대와 그것이 엇갈림으로 인한 오해.

그래.

더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들이 못사는 것 보다

잘사는게 더 맘 편할 것 같다.

 

 

나와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평화를 위해

오늘 나를 너무 속상하게 한 두 사람의 평화를 위해

절을 올립니다.

 

 

 

 

 

미안합니다.

저를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TAG

Trackback

Trackback Address :: https://blog.jinbo.net/brightazure/trackback/21

Comments

  1. 풍경 2010/02/19 14:10

    화가 나면 힘든데 그런 자신 때문에 속상한 생각이 드니 마음이 정말 힘들겠군요.
    화가나 힘든 자신을 먼저 보듬어 주세요. 화가 난 자신이 더 중요하지 뒤에 드는 생각은 그 다음이니까요. 저도 님의 108배를 응원하고, 평화를 기원하겠습니다.

    perm. |  mod/del. |  reply.
    • 캔디 2010/02/20 00:19

      고마워요~ 얍얍얍! 누군가 나의 평화를 기원해준다니 참 좋네요. ㅎㅎ 저도 평화를 기원합니다. 꿋꿋하게!

What's on your mind?

댓글 입력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