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일째]108배

2010/03/19 10:09

 

 

 

45. 나약하고 비겁하지 않은 지혜의 힘을 기르며 마흔다섯 번째 절을 올립니다.

 

 

생업과 관련된 사람들과 술을 먹었다.

답답한 일도 원망스러운일도 막막한 일도 나눌 수 있고

조언도 들을 수 있었다.

너 먼저 살아왔던 사람들은 가끔 무서울 정도의 내공이 보인다.

대부분 이일을 하시는 분들은 열정적이다.

그 열정에 가끔 놀라기도 한다.

그러나 역시 불편한 점은 늘 존재한다.

 

명박이의 독도발언에 대해 분개하는 사이

독도가 누네땅이건 그게 무슨상관이겠냐는 생각을 하면서

한편으론 김길태사건이 여러 사건을 잡아먹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면서

경계를 넘나든다.

 

결국 그러다가 여기 역시 자기 단체를 감싸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

실망스럽기도 이해되기도 했다가

참으로 친근하게 느꼈던 한 남자선생님의 발언에 캑!하고 목이 막힌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어디 노래방을 가면 노래방도우미를 부를 수 있냐고..

택시기사 말이

어딜 가도 다 부를 수 있다고

연령대로 가능하다고

 

내가 잠잠히 있자 내 눈치를 보니

사람을 어떻게 돈으로 사냐고

택시기사아저씨는 내말을 듣더니

여자도 호스트부른다고

난 않부른다고

택시기사 아저씨는 사람이 노동하는 거랑 뭐가틀리냐고

어쩔 수 없는 사회 악이라고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하지 말아야지

인간은 발전하는 동물이라고 하지 않냐고

더 언성이 높아질까 더이상 말을 붙이지 않고 있는데

택시기사 아저씨 왈

성매매특별법이 생기도 더 문란해졌다고

 

화나기보다 어이없는 마음.

그래도 다음부터는 쉽게 말하진 못하겠지.

할 수 있는 일이 이것뿐이라 조금 한심해진다.

그리고 다른 대안은 없는지 고민하게 된다.

 

어떤이는 어자피 그내들은 돈을 벌고 가는 사람은 즐거우니 서로 좋은 거 아니냐고 이야기도 하고

뭔가 답변이 생각이 안나고

내 논리가 초라해져

정말 그런가 싶기도 하고

그래도 그건 아니지 싶고

 

아침에 나오면서

남자가 성욕을 참지 못한다면

자기 몸하나 챙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무슨 정치를 한다고

주요 직책에 모두 앉아 있냐고 이야기 해줄껄 그랬다! 싶다가

왠지 주류에서 이야기하는 남녀평등 옹호론자 같은 느낌에 입맛이 써지고

아이고

 

나와 너와 우리가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살 수 있을까?

싸우는 것.

지적하는 것 말고 어떤식으로 생각과 마음을 나눌 수 있을까?

단지 뱃어내는게 아니라

공감할 수 있을까?

 

어디에서부터 어디까지 이해하고 공감하고

어디까지는 용납하면 안되는걸까.

용납이란 단어가 쓰이는게 맞을까?

 

고민이다. 고민

끝까지 고민이야 고민.

좋은 사람들과 더욱 좋게

 

 

..........

꿈을 꿨다.

아마도 성적 수치심이 일어나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하라고 하는게 나에겐 ~라고 느껴져 수치심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지 않습니다.

라고 말했었다.

 

이것밖엔 방법이 없는걸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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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비밀방문자 2010/03/19 10:27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2. 비밀방문자 2010/03/19 11:15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perm. |  mod/del. |  reply.
    • 캔디 2010/03/20 18:47

      왜 이야기 할 수 없겠어~다만 쉽지 않고 답답하다는거지.. ^^

  3. 달성생 2010/03/19 22:34

    항상 경계에 있을 수 밖에 없는 것 같아.
    나는 남성들이 성욕이라는 것을 이야기 할때 권력관계에 대해 고민없이 이야기 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근데 권력 관계라는게 사회전체 맥락을 보지못하면 또 알아채기 어려운 거라는 생각...
    음.. 나 또한 남성들의 성욕이라는 것이 본능적이고 발산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이야기 할때는
    너희는 인간이 아니라고 이야기 하고 싶어져.
    인간이라면 본능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타인의 권리들을 존중하면서
    자신의 본능이라는 것도 조절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어서.
    여성들 역시 성욕이라는 본능이 있는데.
    그 표현, 표출이라는 방식은 남성들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지. 그런데 나는 남성들이 표출하는 그 방식들에 여성들도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걸로 가선 안될 것 같으
    남성들의 방식은 다분히 타인의 자아를 존중하지 않는 방향으로 갈때가 더 많응께.
    그래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 좀더 서로를 존중하고 이해하는 방법은 없을까나?
    어떤 작가의 글에는 "내가 이해 안된다면 좀 외워주면 안되겠니?" 이런 말이 나오는데. 이 경우는 별로 외워주고 싶지 않아서 말지. 고민스럽고나

    perm. |  mod/del. |  reply.
    • 캔디 2010/03/20 18:44

      혼란스러워. 내가 온전히 옳다라고 할때 그 사람과 대화를 하는건 거의 불가능해. 그렇다고 난 그사람의 생각을 이해하고 싶지도 않거든. 그러니까 어려운 것 같아. 그럴땐 말이지 고통과 날 동일시 여기지 않아야만 문제를 해결하고 지혜가 생긴다는 말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은 강박이 생겨. 막 미워해야 하고 절대 용납하면 안될 것 같단 말이지. 좀 흥분하고 눈에 보이는게 없어야 진정한 것처럼 생각되고 말야. 그런데 요즘은 아무리 고통스럽고 말도 안되는 일이라도 한걸음 떨어져서 찬찬히 감정을 살피고 무엇을 원하는지... 상대방은 어떠한지..이런자세가 필요할 것 같아.

What's on your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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