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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통 동수의 세월호 증언 2 - 사고가 일어나기 전의 상황들


김동수씨의 증언과 채록을 위한 두 번째 모임이 11월 24일 진행됐습니다.
첫 번째 모임보다 참여하신 분들이 줄기는 했지만 생생한 증언을 들으며 대화는 더욱 집중되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날 김동수씨가 시간대별 상황을 자세하게 얘기해주셔서 시간대별로 얘기를 정리했습니다.


2014년 4월 14일 밤 10시
육지로 운반할 물건을 싣고 제주를 출발한 김동수가 목포항에 도착함


2014년 4월 15일 새벽 5시경
 목포에서 밤새 고속도로로 달려 경기도 이천에 도착한 후 잠시 눈을 붙인 후 물건을 하차함


2014년 4월 15일 낮 12시
 서울에서 제주로 운반할 물건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서울로 이동해 물건을 싣기 시작


2014년 4월 15일 오후 2시
 인천에 도착해 기사 동료들과 밥을 먹으며 휴식을 취함


2014년 4월 15일 오후 4시 30분
 원래 저녁 7시에 출항 예정이던 배가 인근 해상의 안개가 예상되어 급하게 출항시간을 5시로 변경했다는 연락을 받고 세월호에 차를 싣음
 배가 출항 예정 시간보다 2시간이나 앞당겨 출항하는 경우는 아주 드문 경우로 당시에 수학여행단과 화물차 등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결정이 가능하지 않았나 추측함


2014년 4월 15일 저녁 7시 30분
 세월호가 조기에 출항하려고 했으나 안개가 너무 심해서 출항을 연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발 배가 출항함


2014년 4월 15일 저녁 8시 30분
 배가 출항한다고 해서 자가용들이 승선하기 시작함


2014년 4월 15일 밤 9시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항함
 출항 이후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 인천대교까지는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1시간이 넘게 걸림


2014년 4월 15일 밤 11시
3층 기사방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 봤더니 안개는 보이지 않음
tv 화면에 배의 속도가 표시되는데 평소보다 약간 빠른 속도로 운항하고 있었음


2014년 4월 16일 새벽 2~3시(추청)
배가 갑자기 요동을 쳐서 변산반도 부근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함
 김동수씨는 평소 인천발 제주행 배편을 자주 이용했는데 사고 발생 2년전부터 세월호를 이용하기 시작했음
 그런데 다른 배편을 이용할 때와 달리 유독 세월호는 변산반도 부근을 통과할 때마다 쓰레기통이 움직일 정도로 요동을 쳤다고 함
 세월호와 쌍둥이배라고 불린 오하마나호를 땄을 때는 이런 현상이 없었다고 함


2014년 4월 16일 아침 7시 30분
 아침을 먹으려 식당으로 이동함
 이 시간이면 평소에는 제주도 부근에 다다랐을 때지만 주변에 좌우로 섬이 보여서 아직 진도 부근을 통과하는 것을 알게 됨
 평소 세월호는 진도쪽으로 항해하지 않고 먼바다쪽으로 항해했었는데, 이날은 출항이 늦어져서 좀더 빠른 길로 가려고 진도방향으로 항해한 것으로 추청함
tv화면에 표시되는 운항속도도 평소보다 빨랐음
 식당 앞에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교사의 지시에 아주 잘 따르며 정숙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2014년 4월 16일 아침 8시 40분경
 기사방에서 tv를 보고 있는데 갑자가 배가 돌면서 꽝꽝꽝거림
 갑작스러운 충격에 배가 기울면서 미끄러졌고 창문을 통해 밖을 보았을 때 콘테이너 등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을 봄
 직감적으로 ‘아, 끝났구나’하는 생각을 하게됨


2014년 4월 16일 아침 8시 50분
 처음에는 배가 30도 정도 기울어진 상태에서 조용하고 가만히 있었음
 사람들이 전부 이곳저곳에 전화를 하기 시작했으나 전화는 불통이 됨
 선내에서는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이 계속 나왔는데, 김동수는 밖으로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구명복을 꺼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빨리 밖으로 나갈 것을 종용함


2014년 4월 16일 아침 9시 10분경
 기사방에서 빠져나와 3층 후미쪽으로 이동해서 난간이나 철구조물 등을 잡고 있었음
3층에는 주로 화물기사들이 머물렀는데 당시 세월호에는 화물기사 30~40여 명이 승선했고, 김동수씨가 이동해있던 3층 후미쪽에는 20여명이 나와있었음
 주변을 살펴봤을 때 500m쯤 떨어진 곳이 유조선 하나가 보였지만 세월호로 접근하지는 않았음


2014년 4월 16일 아침 9시 20분경
 헬기 한 대가 도착해서 세월호 주변에서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고 잠시 후 헬기 한 대가 추가로 도착함


이날 모임에서는 세월호 사고 발생 전후의 상황을 중심으로 얘기가 집중돼서 사고 직후의 긴박했던 상황에 대한 얘기는 마음 자리에서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비교적 담담하게 얘기를 풀어갔던 김동수씨는 지난 모임 이후 마음의 변화가 있었냐는 질문에 “속에 있는 얘기를 털어놓으면서 마음 속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아직도 약을 안 먹으면 잠을 못잔다. 이렇게 평생을 가야하는지...”라며 희망적인 마음과 절망적인 마음이 교차하고 있음을 얘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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