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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아빠, 오빠와 함께 살아가는 열세 살 소녀 샤를로트가 있었다.
소심하고 겁도 많아 학교에서는 친구가 별로 없다.
무뚝뚝하고 자기 일만 하는 아빠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이제 막 자기 세계를 펼치려하는 오빠와는 투닥거리기만 할 뿐이고, 집안일을 봐주는 가정부는 직설적이고 거칠기만 해서 마음을 나눌 수가 없다. 그나마 근처에 사는 꼬마 남자애가 살갑게 다가오지만 그 애는 너무 어리고 병약하다.
그 나이 또래의 소녀들이 갖는 고민과 외로움이 쌓여있지만 주위에 마음을 풀어놓고 의지할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이다. 그렇게 쌓여만 가는 마음 속 불만들을 풀기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하지만 사춘기 소녀의 징징거림으로만 느낄 뿐 그 마음을 살포시 안아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유명한 피아니스트인 또래 소녀 클라라를 만나게 된다.
예쁘고, 세련되고, 여유로우면서도 부자인 클라라는 심지어 다정하기까지 했다.
짧은 만남에 클라라에게 호감이 생긴 샤를로트는 그를 통해 꿈을 갖게 된다.
클라라의 집에 가구를 배달하러갔다가 클라라와 다시 만난 샤를로트는 잠시나마 클라라와 얘기를 나누며 너무도 행복한 순간을 보냈다.
그때 마을 공방에서 일하던 한 청년이 샤를로트에게 관심을 보이며 접근한다.
어른 남자와 다정하게 얘기를 나누며 기분이 좋아진 클라라에게 그 청년은 키스를 했고, 그 접근이 싫지 않았던 샤를로트는 그 청년과 만남을 이어갔다.
클라라를 통해 꿈을 갖게 되고, 청년을 통해 가벼운 연애감정을 품게 된 클라라는 답답한 자신의 현실을 벋어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됐다.
클라라의 매니저가 되면 이 마을을 벗어나 성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되고, 청년을 통해서는 설레는 감정 속에 얘기를 나누며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고 싶었다.
그래서 클라라의 집에 전화를 하며 매니저가 되고 싶다고 메시지를 남기고, 청년과도 자연스러운 만남을 이어가며 조금씩 가까워졌다.
하지만 클라라에게서는 어떤 연락도 없었고, 청년은 음흉한 속내를 보이며 치근거리기 시작했다.
연주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클라라는 샤를로트에게 다정한 미소만 보인 채 그곳을 떠나갔고, 청년은 샤를로트를 겁탈하려다 실패해서 조용히 다른 도시로 떠나버렸다.
부푼 꿈을 안겨줬던 이들이 상처만 주고 떠난 버린 그곳에서 샤를로트 주변에는 익숙한 사람들만 남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무뚝뚝한 아빠가 은근히 속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고, 거칠기만 했던 가정부도 잔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으며, 귀찮게 따라붙기만 하던 동네 꼬마가 샤를로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도 알게 됐다.
극적인 스토리가 없는 잔잔한 영화였다.
이런 종류의 성장영화에서 흔히 볼 법한 단순한 얘기였지만
열세 살 소녀의 흔들리는 마음을 특별한 영화적 장치 없이 담담하고 보여줬다.
영화가 끝났을 때, 샤를로트의 허전한 마음과 주변에 느껴지는 포근함이 동시에 느껴져서 잠시 흐믓한 미소가 지어졌다.
오래간만에 잔잔하고 포근한 느낌의 영화여서 좋았다.
그 정도의 영화일거라 생각했는데...
이상하게 다음날에도 샤를로트의 마음이 계속 전해지면서 말을 걸어왔다.
“내 주변 사람들이 소중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여길 벗어나고 싶긴 해요.”
“아저씨는 해보고 싶은 거 없어요?”
“어른이 되면 많은 걸 할 수 있어요?”
“세상에 나쁜 사람들 많죠?”
샤를로트가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물어왔지만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서
그냥 그 질문들을 가만히 곱씹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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